저 어둠 동녘 끝에서 새벽은 숨 가쁘게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하루가 그렇듯 한해가. 인생이. 의식을 깨워 바라보는 순간은 과연 얼마일까

매일 깨어난 오늘에 감사하고 의식을 가지고 주어진 하루를 완전연소 하리라고

모자라는 능력을 몸으로 때우기 위해 조금 더 일찍 서두름으로 위로 받는다.

고개를 들어보면 밤의 커튼을 밀어내고 먼 지평선 맞닿은 곳에 거대한 산봉우리가

태초의 모습으로 잠에서 깨어나니 여명 아씨의 볼그레한 미소가 그 끝에 매달렸다

나를 깨워주고 일상에 지쳐 쓰러지는 순간까지 뭔가 부풀은 희망을 펼치는 이 시간

인생도 하루도 이 순간이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시간이리라

그래서 나는 너를 알게 된 기쁨으로 늘 감사하고 있음이다.

지금 내 잠든 모습을 볼 수 없으나 언젠가는 보게 되겠지

그때까지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편안함을 보고 그것을 지켜주려 발꿈치를 들고

문소리 날까 잠들 때도 도어를 닫지 않고 그냥 그렇게 밀어두었다

그리고 여린 새벽아씨가 놀라지 않게 작은 기침으로 인기척을 내어 알리고

길게 숨을 들이켜고 두 팔을 벌려 꼭 안아준다.

사랑한다하고 매일 이렇게 우리의 만남이 이어지기를 나지막이 소원한다.

내가 필요한 이들이 있으라는 그때까지 만이라도.

나의 오해와 나를 오해하는 세상에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누구를 위해 너를 만나는 이유가 그것이라 하겠다.

조금 늦게 일어난 모든 것에서 분산한 소리가 날 때면 나는 이미 땀을 흘리고 있으리.

그것으로 나는 또 위안을 삼을 것이며 그들보다 아마도 그만큼은 더 살았다고 하겠지

과정의 한 낮과 결과의 저녁은 이미 우리의 몫이 아니리라

그것에 연연하면 너를 만나는 것 또한 갈등 할 것이기에 언젠가부터 나는 잊기로 했다

오직 너를 만나 행복하고 너로 인해 변명하고 잠들 때도 너를 생각하며 편안하리라

해와 달은 만나기를 허락 받으나 너만은 언제나 그 시간 그 장소에 내가 가면되니까.

그렇게 너는 내 시작을 대견하게 하고 속세에 무능함을 변명하게 한다.

너의 조금은 매캐한 몸내음이 좋고 어렴풋한 옷차림과 희미한 미소가 아름답다

밤을 새운 가로등이 뜬눈으로 너를 기다렸다고 지나는 나에게 새초롬이 눈 흘긴다

나는 짐짓 근엄하게 입술을 깨물고 너를 대신하여 이제 그만 쉬어도 좋다고 했다

산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그것은 기다림이고 시작하는 것이라 확신으로 말하고

그러기에 나는 너를 이렇게 찬양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