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님의 어머니 이야기를 보니

저는 저희 어머니를 제가 놀라게 해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 좀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저에게 형이 한 사람 있었는데

아마도 제가 국민학교 2학년 무렵이었을 겁니다..

학교에서 욕을 제가 하나 배워가지고, 그걸 형한테 써먹었지요.. 숫자들어가는 겁니다.. ^^

그걸 오마니 듣는 데서 했으니.. 그 욕이 사실 엄마라는 낱말하고 연관된 건데..

저희 엄니가 그걸 듣다가 놀래 가지고..

야야, 니 그기 무슨 말이지 알고 하나? ^^

저 장면을 회상하면 좀 우습게도 예수님이 마지막에 했던 말씀이 떠오르곤 합니다..

주여, 저자들을 용서하세요.. 쟤들은 자기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릅니다..

선분이 만나는 자리,는 잘 도착했습니다.. 대세관에 관한 책이라고 할 만하네요...

아마도 옛날 같으면 저에게 좀 아쉬움을 주었을 느낌이군요..

저는 동네기원에서 당시 3급에게 농락당하던 중학생 시절에 프로의 기보를 접했는데

너무 서둘러서 프로의 마음을 알고싶어하다가 정작 재미를 상실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대학에 가서 바둑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두들겨도 그 소위 대세관이라는 것이 안보여서 상심하던 기억이 있는데, 문 사범의 이 시리이즈가 옛날에 저에게 그런 고민을 안겨주던

사까다의 묘 시리이즈나 임해봉의 문고판 전집을 떠올리게 합니다..

큰 것을 보려하면 작은 것이 안보이고, 작은 것이 이해되면 작은 것들의 큰 의미를 모르겠고.. ^^

하지만 문 박사의 시각은 독창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은 바둑이라는 분야를 떠나서 참 귀한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이제 그는 직업으로서의 바둑은 그만두었으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정치학 강의를 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요즘같은 불황에 경제는 어떻게 살리시는 지 궁금하네요...

이 책 선분이 만나는 자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후지사와, 옛날 발음으로 등택수행,이 참 멋지구나,라는 겁니다..

반면의 통합적 그림그리기라는 점에선 가히 최고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저같이 뒤늦게 대세관같은 것을 얻어서 이제 판수를 늘일 기회도 없는 사람에게도

흐름을 보는 그의 눈은 참 멋져 보입니다..

또 한 사람 다까가와도 멋져보이는데, 옛날 식으로 읽으면 고천 격,이죠... 오청원과 신포석을 만든 분이 맞던가요? 아니지, 그건 목곡 실,이지..

하이튼 그의 운석을 보니 구체적 수읽기를 토대로한 대세관이랄까, 참 바둑이 단단하다는 느낌을 주는군요... 매력이 있습니다...

제 4장 22절에 나오는 실전을 보면 가히 이전의 프로들에게 기대되던 능소능대의 전형을 보는 듯하네요...

바둑판 전체의 원리적 조명,이라는 면에선 아무래도 오 청원을 비조로 보아야 하겠지요..

문 사범도 거의 과도하다고 할 정도로 그에게 찬탄을 하고 있군요.. 식상할 정도입니다.. ^^

오 청원의 포석과 행마, 이 창호의 끝내기, 이 세돌의 중반전투, 등택수행의 아름다운 운용

고천 격의 땐땐한 수읽기... 모두 바둑판의 고전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