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저는 화장실을 참을때까지 참다가 갑니다.

그리고 남들처럼 책이라도 읽어보려고 하지만 단 2-3줄도 읽지 못하고 나옵니다.

어린시절 화장실은 기피 장소였습니다.

어린애 놀리기 좋아하는 어린들이 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이 밤에 화장실에서

귀신을 봤다느니, 아니면 누군가가 화장실에 빠졌다는 이야기들이라

가고 싶은 마음이 있을리가 있겠습니까? 정말 그래도 안가면 안되는 장소다 보니

가는 것이지요.

여름 화장실 기억나십니까?

여름 뙤약볕에 잔뜩 달은 화장실 말입니다.

화장실 냄새 + 후끈함 + 습도...

그 상황속에 있는 느낌...

이런 상황에서 볼일을 보고 나면 화장실을 나와도

한참은 냄새 속에 있게 되지요.

그런 화장실의 기억때문인지 습관적으로 화장실은 들어가면 최대한

빨리 나옵니다. 그러나, 요즘 사무실에서 화장실에 있노라면

어떻게보면 그 작고 좁은 공간이 자유의 공간입니다.

남들의 시선으로 부터 해방되는 공간이지요.

그 공간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둑판위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또 뭘 찾는가?하는 생각말입니다.

(지난 몇년간 바둑에 대한 생각의 결과가 바둑판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였습니다)

그래도 대국실에서 뭔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좀더 재미있는거, 좀더 환상적인거 말입니다.

물론 꿈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