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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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심봉사18, 부산 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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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사 18, 부산 큰집 한잔만 더 하자는 것을 헤어질 줄도 알아야 한다며 1 차 보신탕에 소주 각1병으로 마쳤다. 지하철 안에서 아이패드로 트위터를 보며 술이 깨는 듯 싶어도 내 주량엔 한 병이면 적지않은 양이겠지. 술이나 조금 더 깰겸 기원에 들려 구경을 해야지 싶다. 안녕하세요 적은 소리로 인사를 하며 편바둑 두는 곁에 앉아 관전을 한다. 지금 숙소로 돌아갔으면 습관적으로 맥주 한 깡통에 티브이를 보다 빨리 잠들었겠지. 앉아서 졸음이 오는데 문득 뒷자리의 목소리가 낯익다. 고개를 조금 숙이며 곁눈으로 보니 역시 사촌 큰형님이다. 기원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을 눈여겨 보지 않는 편이지만 혹시 내가 알아보지 못하니 형님도 아는척을 못 한 것일까? 모르는 척 계속 뒤돌아 앉은채로 옆의 반상을 본다. 술기운에 졸며 거의 한 시간은 지났나보다. 뒷자리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친구분에게 바둑을 가르쳐 주시나보다. 인터넷에서 10급인지 두는 친구를 30분 씩 몇 번 알려주니 6급이 되었대. 여긴 이렇게 두고 저런 자리는 이렇게 하는 거야. 혼자서 돌을 놓아가며 설명을 하시나보다. 기원 원장에게 여기 커피 두 잔 만 주세요 하신다. 기료가 얼마죠 하시며 먼저 내신다. 그동안 사당동에 다니다 오늘 왔어요. 하신다. 송파 올림픽아파트에 사시는데 사당동까지 가신 것은 바둑모임 친구들때문 이시겠군. 어렸을 적 부산의 큰 아버님이 서울에 오시면 무언가 항상 불편하신 모습이셨다. 작은 키에 바짝 마르신 왜소한 모습이지만 괜히 내마음속엔 항상 가깝고 든든하였지. 커다란 양철상자에 가득들은 김을 수십상자씩 갖다 놓으셨던 기억이다. 6남매의 학비와 생활비 등에 도움을 요청하셨던 것이었나보다 커서 철이 든 후에야 알게됐다. 회사업무로 부산세관에 통관을 하러가거나 대학 때 산청 대원사에 방학마다 공부하러 오갈때 꼭 큰 집에 들려 잤었지. 왜소하신 큰 아버지는 당시 더 마르시고 수축해 보이셨다. 인근 지방 어느 친척네 농사에 농약치는 일이 고단하셨단다. 큰 집에 가면 큰 형님과 바둑도 두고 형님은 영도다리 건너편 번화가의 뒷골목에 가 생선구이에 소주도 나누었지. 결혼 후 몇 해 지나서인지 큰아버님의 부고를 들었다. 부산 영도의 큰집에 가 나도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성의껏 부의를 전했다. 부모님은 이미 미국에 가 계신 시절이었는데 큰아버지가 돌아가고 나셔서야 처음 옛이야기를 들려주시는 큰어머니의 말씀은 놀라웠었다. 마치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 라는 소설처럼 나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인가? 그리 잘 살다 미국에 가며 큰댁에 나누어 준 것이 없어 서운해서 였을까? 외아들인 내게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아마 서운한 심경을 과거를 까밝히는 것으로 분풀이를 하신 것이겠지.(계속) 큰 어머니 자신은 집안의 적통을 계승한 사람이고 니들은 네 에미애비는 막 산 인물들이란 정도 였을까? 북청에서 데릴사위노릇을 하던 부친은 딸 하나를 낳아 놓고 함흥에서 구두수선을 하다 1.4후퇴에 부산으로와 큰집에 얹혀살다 방 하나에 세들어 살던 젊은처자(모친)와 할비(외할아버지)와 어느날 서울로 갔다고. 이북에서 면장을 하던 외할아버지는 큰딸은 동경 유학을 보냈고 작은딸(모친)은 당시 함경도나남 인가에 있던 의대 160명 중 셋 인 여학생 중 하나였다는 것이 내가 알던 전부였었는데.. 부모님 생전엔 큰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아는 내색도 하지 않았다. 굳이 옛이야기를 들출 필요조차 없다는 생각이었지. 뒷자리의 부산 큰형님은 일어설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번에도 두 세 차례 인사도 없이 돌아가 버렸었지. 바둑을 배운 것이 평생 처음 후회도 된다. 일어서 앞을 쳐다보며 나와버린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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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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