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슈에 관한 명상


넌 왜 그렇게 사니 언제나 스스로 풀어내고 하얀 살결 위 온갖 오물 뒤집어쓰고 가장 낮은 자리에 가 있니 넌 그래도 나보단 나아 세상에 온갖 더러움 다 씻어주고 가장 낮은 자리로 흘러 물에 풀어져 더러 똥에 섞이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가 날 봐, 난 언제나 깨끗한 척 하지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더러움, 너의 흰 살결 능욕하고 슬쩍 눈속임 하지 그리고 나서 널 버리지 넌 창녀보다 더 슬플지도 몰라 다시는 찾지 않으니까 넌 성녀야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혹은 돌팔매질 당하던 성경의 어느 여인처럼 이제 날 봐, 얼마나 추잡한가 날 봐 내 안을 찬찬히 들여다 봐 언제나 준비되어 있지 구토와 분뇨의 순례자들 너에게 보내기 위해 악다구니를 써지 날 봐 날 위해 기도해 줘 내 슬픔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날 봐 날 불러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