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은 아쉬움과 상실감으로

같이하지 못함을 그리움으로 더욱 애틋하게 가까이서 맴돌게 한다.

가는 이야 뭐라던 그리워하는 것은 남은이의  몫이지만 그 또한 업이라면

나를 사랑한 이들을 보내고 비로소 그들을 사랑하는 어리석음은 가피던가.

어차피 죽음 앞에서 지나온 삶의 길이는 같을 것이다

어떻게 무엇이 되어 얼마나 살았는가는 그리 중요치 않을 것일 테니까

단지 죽음을 맞이하는 준비가 되었는가. 아닌가하는 차이로 구분 되겠지

우리가 말하는 도 란 어쩌면 삶의 끝. 곧 죽음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끝을 안다면 바른 동기와 순리를 따르는 과정에 성실 할 뿐이라

결과는 지는 해 뜨는 달일 것이니 그 윤회가 지혜요 도 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한길 물속 깊은 곳에서 한우 큼의 원 을 집어 올렸지만 늘 그러하듯이

눈에 닿기 전에 내 엉성한 집착의 손가락을 비웃고는 모두 흘러내린다.

깨진 독에 물을 채우려면 독을 물속에 담가야 하거늘

하릴없이 이곳저곳 때우느라 허둥대는 삶이 안타까울수록 마음은 허하다

낮은 곳에서 행하여 다듬어진 그릇만큼 챙김의 진리가 여기에 있는가.

작은 욕심하나 채우고 만족스레 입에 문 담배 한 대 피우기도 전에

이내 밀려오는 허탈감도 모두가 부질없이 몸부림 친 어리석음 때문이리라.

무지한자가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지만 우리네 삶이 꼭 그렇지만도 않음은

깨우치지 못함이 안타깝지만 윗자리를 넘보지 않는 절제가 몸으로 다져지고

아는 것으로 자신을 챙기려 한다면 지식은 흉기가 되고 더 교활해 질뿐이다.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정녕 명분이고 변명이 될까

변명을 하는 스스로는 위로가 될지 모르나 명분은 자꾸만 구차해지고

환경이 이를 인정을 해주지 않으니 서로의 오해는 불거지고 불신은 쌓여간다

내일 죽는다고 생각한다면 오늘에 더욱 성실해야 하건만

아쉬울 것 없다 하면서도 더욱 집착하는 어리석음이 지금보다 못했던 나와

척박했던 환경을 위로 삼아 나아감이 더디다.

이해하며 기다리지 않았다면 오해를 벗어나려 하지 않아야 충돌을 피할 것이고

용서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용서 받지 못함을 억울해 하거나 알리지 않아야함이

그 역시 나와 같이 생각할 것이며 나와 같이 행할 것이니 업보는 주고받음이라

베풀지 못한다면 사랑받을 준비라도 해야 함을 알면서도 늘 신세지는 인생이다.

지난 해 눈 내리는 섣달 그믐날 평생을 용서하고 믿어주고 사랑해 주시던

할머니를 보내드리고 슬픔으로 많은 날들을 먼 하늘 바라보았다

조석으로 보살처럼 앉아 하이파이브 하시며 조심해라. 수고했다. 일러주신

내 마음 다독이던 방문 열어보니 텅 빈 방안 높은 곳 영전만이 무심하다

그리고 두 달 후 5월 19일 모두에게 가능치 않은 우연한 만남을 인연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믿음을 쌓았던 또 한 사람을 떠나보내며 준비 없는 이별에

한해를 무기력 속에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보냈다

그리고 지금 일 년의 세월을 돌아보는 이 자리에 나는 무엇으로서 있는가.

벌써 희미해져가는 기억이 죄스러워 가끔씩 잊지 않고 그리워 한다는 변명하고

오늘 작은 등 밝혀 영가의 평온을 빌며 미안해 할 뿐이다

늘 후회하고 아쉬운 삶이라 나름으로 죄를 적게 지으므로 덕에 대신하려 하지만

속세의 인연을 등에 지고 가는 길이 그리 마음처럼 쉬 오르내리지 못함에야.

그래서 간혹 잊었던 마음 몇 줄 적어 술잔에 띄워 놓았다가 코끝을 얻어맞고

혹 서러움 흘러내릴까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가슴깊이 쳐 박아 버렸다

하지만 …….

그렇게 아직도 베여버린 여린 가슴은 잦은 봄비 맞으며 새순을 기다릴 뿐이다.

오늘 할머니와 그 먼저 가신 기억에도 없는 할아버지를 같이 모셨고

계모 슬하에서 핍박 받다가 병으로 먼저 간 여동생이 40여년 만에 꿈에 보여 

얼마 전 우리보다 더 좋은 곳을 찾아간 안타까운 작은 인연과 자리를 같이했다

그리고 마지막을 예견한 듯 열정적으로 글쓰기를 하다 간 만석 형.
쓰러지는 그날까지 문게판을 지키다 모든 기우님에게 용서를 바라고
거짓말처럼 떠나간 배추님까지 .
그 모두에게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전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하나. 하나 등을 밝혀 영가의 평온을 빌며 합장하며
내 평생 가장 많은 등을 달면서 이제사 신세를 알고 고마움을 느끼는 가 한다.

그리고 여기에.

이미 도 에 이른 모든 영가들에게 맑은 향 피워 염원한다.

속세의 무지한 이들을 용서하고 이해하시어 부디 평안 하시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