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는 원래 한 번으로 전체를 감상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거론할 내용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일단 되는대로 구경을 해나가면서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목부터 보시죠.. ^^

<出師表> 諸葛孔明  

출사표,라는 말에서 우선 띄는 것은 사,라는 말이 군대를 나타낸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표,라는 문장형태인데요..

표문은 상소와 비슷한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것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한데요..

표문으로 또 유명한 것으로는 진정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밀,인가 하는 사람에게 고을 현감의 벼슬이 촉탁되었는데

외할머니가 연로한데 봉양할 사람이 자기 밖에 없다고

대단히 감사하지만 사양하겠다고 하는 내용이죠.. ^^

책에서 하는 말로는 진정표를 보고 울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고

출사표,를 보고 감동하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더군요..

궁금하신 분들은 관심을 한 번 가져도 좋겠습니다..

이번에 출사표를 새로 보았더니 생각보다 볼 만한 부분이 많습니다..

師가 군대를 나타내는 것은 주역에도 나옵니다.. 일곱 번째 괘상에 지수사,라고 있는데

아마도 구경한 분이 있을 겁니다..

윗괘는 지괘, 아래괘는 수괘로 되어서 전체 중에 양효는 제 2효뿐인 괘상이죠...

작대기로 한 번 그려보세요.. ^^

이 모양을 보면 저는 언제든 홍일점이나 청일점, 혹은 화랑관창 같은 낱말이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5음 1양으로 된 이 모습이 상징하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주효개념도 원래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 상의 어떤 연구자가 개발한 이론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 즉 여섯 개의 작대기 중에서 하나 혹은 둘이 있으면 그게 주된 지위나 위상이 된다.. 머 이런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갈량의 이름에서는 우선 葛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지요..

이전에 영어어원책들을 보신 기억이 있을 겁니다.

한자에서는 부수가 비슷한 발상이죠.. 여기 칡 갈,을 보면 초두가 부각됩니다..

그러니까 초두가 등장하면 그 낱말은 대개가 풀과 연관되는 것이죠...

다음으로 제갈 량,이라고 할 때의 亮과 공명,이라는 글자를 대비해보면

둘 다가 밝다는 뜻임을 알 수 있지요.. 밝을 량,이고 공명은 매우 밝다,는 정도의 의미인 것 같으니까요.. 孔은 구멍 공,인데 여기에서 구멍의 뜻이 무엇일까요? 

매우? 깊이? 텅 빔??

혹시 텅 빈 밝음이라면 그것은 너무나 과도한 해석일지도 모르겠군요.. ^^

자아, 지금까지는 출사표,라는 말과

제갈공명,이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표문과 군대 사,의 의미... 한자 부수, 그리고 공명과 밝을 량...

곳곳에 주제와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니 인생이 어찌 문제가 아니리오? ^^

본문도 조금 구경하시죠..

先帝 創業未半而 中道崩殂. 今天下三分, 益州疲弊. 此誠危急存亡之秋也. 然

侍衛之臣, 不懈於內, 忠志之士, 忘身於外者, 蓋 追先帝之殊遇, 欲報之於陛下也.

誠 宜 開張聖聽, 以光先帝遺德, 恢弘志士之氣.

不宜 妄自菲薄, 引喩失義, 以塞忠諫之路也.

선제 창업 미반이 중도붕조..

** 선제라는 말은 유명한 현덕 유비를 가리키죠...

유비 현덕이 창업을 아직 반도 이루지 않았는데

중도에서 붕조하셨다,라는 겁니다..

붕조,라는 말은 둘 다 황제의 죽음을 가리킨다고 보면 되는데

조,라는 글자의 경우 소리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인지 조,인지 구별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지요..

창업이 미반에 중도붕조하였다는 것은

제 기억엔

현덕이 제위에 오르라는 말을 오래오래 사양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서촉나라가 틀을 잡고나자 비로소

한실을 부흥하겠다고 제위에 오르는데

그러고나서 3년 밖에 안지나서 세상을 떠나버리죠...

그러니까 미반이 중도붕조,라는 말이 나올 만하죠...

그리고 선제의 반대말로 후주,라는 말이 곧잘 쓰이던데

이 후주에 관해선 우리가 읽어본 소설책에 보면

어려서 유비가 아들을 집어던져 가지고 머리를 다쳤다,라는 scene을 본 것 같아요..

자기 아들이 황제가 되리라고 생각을 안했을까요?

그렇다면 이 유비라는 사람도 참 애매한 사람이죠... 그리고

유비의 황제이름을 소열제,라고 하는데요.. 昭烈제,였을 겁니다..

이 소열제,라는 말은 알아둘 만 합니다...

저의 경우 명심보감은 상당히 뒤늦게 본 편인데

이 명심보감을 보면 그 앞 부분에 소열제가 후주에게 유언으로 한 말 중에서

착한 일이 작다고 안하지 말고, 악한 일이 작다고 하지를 말어라... 머 이런 말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이 구절을 보던 때에는 소열제가 유비라는 것이 기억이 잘 안나서 나중에 다시 확인을 하기도 하였었지요.. ^^

다음을 보면...

今 天下三分, 益州疲弊. 此誠危急存亡之秋也.

지금 천하가 셋으로 나뉘었는데, 익주가 피폐해져 있으니...

익주가 지칭하는 것은 서촉나라, 즉 공명과 유비의 나라이죠...

아마도 익주지역이 미국으로 치면 하나의 state, 중국으로 치면 하나의 省 정도였던 기억이 납니다..

피폐,라는 말은 친숙한 말이죠..

疲의 모양에서 외부를 감싼 것이 병을 나타내죠... ^^

此 誠 危急存亡之秋也.

여기에서 此도 지금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겠죠...

지금은

誠- really, 정말로

위급 존망지추 입니다...

존망을 다투는 위급한

秋입니다....

가을이 왜 때를 대변하는 것일까요??

가을이면 한 해가 다 갔기 때문일까요?? ^^

也는 종결어미,이죠... 그런데

誠을 다만 정성,이라는 뜻으로 알면

다만 낱말만 아는 것이고요.. really, 정말로 라는 식으로 알면

아마도 조금 한문에 익숙하다고 보아야 할까요? ^^

하이고.. 이제 밭을 갈아야 될 시간이군요..

돈벌러 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