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에서 4상을 거론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현실감이 있다..

자아라는 것은 감각자극들과 감정, 그리고 그로 인해서 생겨나는 생각들로 구성되는 것인데

어느 정도 자아가 해체되는 감각을 토대로 상황을 바라보면

타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일단은 상황에 대한 해석일 수 있다고 느껴진다..

실존하는 것은 개인이라기보다는

그때마다 주어지는 감각자극과 감정, 생각 등인 것이고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에도 실제로 발생하는 일은

그 개별적 필드들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인생이라고 하는 것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의 많은 부분이

해석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자아와 타인을 긍정하면 거기에서 다수의 인물이라는 개념이 있으니 중생상도 생겨난다.

하지만 자아와 타인의 실존상태가 개별적 인식필드들의 조합일 수 있다고 생각해보면

중생상, 혹은 다수의 인물이라는 것도 일종의 해석일 수 있다..

그러니 아상과 인상, 중생상 등에서 벗어나라고 하는 말은 그 구체성이 어느 정도 보이는 듯도 한데

수자상의 의미는 좀 불투명하다..

그간에 다양한 설명방식을 보았지만, 시스템적으로 맞아떨어지는 경우를 별로 만나지 못한 것 같다..

불교에서 구성되는 개념의 틀들은 대개 작더라도 내부적으로 구조를 가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필시, 4상들의 경우에도 그렇게 넷으로 구성한 사연이 있을 것이고, 수자상도

앞의 세 가지와 더불어 구조적으로 납득되는 사연이 있을 것인데, 선명하지 않다..

아마도 여름을 상징하는 것은 매미소리일 것이다..

매미소리가 공간을 수놓는 것은

공간에 파도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간은 살아있다는 것이 되고

매미는 살아있는 공간에 대한 방향지시기의 역할도 한다..

공간이 살아있다면 모든 것은 살아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글로 나올 때엔 다 사연이 있는 것이고

인간의 머리가 그것에 납득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늦는다 하더라도

굳이 그것을 외면할 필요는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