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박 태환이 귀환한 모습을 보니

축하의 한 마디를 남기고 싶다..

오늘 수영경기는 볼 만했다..

박의 lane은 4번.. 장 린은 바로 옆의 5레인이다..

스타트를 하고나서 처음에는 6레인의 헐리와 세 사람이 선두그룹이었다..

중간에는 반더케이가 잠시 부상하기도 했지만 중반에 치고나온 것은

1500의 카크레인이었다. 이 선수는 며칠 전 1500의 우승자였다..

천 5백을 볼 때엔 좀 실망스러웠다. 화면을 접할 때엔 경기가 진행 중이었는데

박은 한 번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원래 박 태환이 유명세를 탈 적에 주종목이 1500으로 알려졌었는데, 본토에서 완전히 망조가 드는 것을 보니, 저렇게 망가질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오늘의 경기는 그로선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과 같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박 태환의 우승조짐을 보게 된 것은 300을 통과할 무렵이었다..

앞서나가던 카크레인을 거의 비슷한 기록까지 따라잡은 것은 250에서 300사이였다.. 그 후에

Park은 그의 전매특허로 통하던 막판 스퍼트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멋지게 환생하였다..

마음에 관심을 오래 가져서인지, 한 사람이 가질 심정의 부침에 대해 곧잘 추정이 되곤 한다..

사실 박 태환이 그다지 욕먹을 일을 한 적 없다..

그래봐야 나이 스무 살이 조금 넘었다. 놀기 좋은 때가 아닌가? 젊어서 안놀면 언제 노나?

게다가 베이징에서 우승한 연령이 스무 살 언저리가 아닌가? 그랬는데, 다음 해에 성적이 안좋으니 갑자기 돌아서는 여론... 잘은 모르지만, 당자로선 큰 좌절감이 왔을 수도 있다.. 어차피 런던으로 갈 입장이라면

본인으로선 아직 갈 길이 먼데, 하지만 갑자기 썰렁해진 기분이 어땠을지...

오늘 기록은 그 자신의 최고기록인 모양이다..

아마 잘은 모르지만, 이제 박 태환은 최고와 무너짐을 다 경험해본 셈일 것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자신이 우승하였었고, 어떻게 망가졌었고, 마음씀은 어때야 하고

사람들은 어떻게 달래야 하고.. 아직은 구체적으로 소상히 알진 않더라도

많은 부분적 직감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록이 저조해진 1500을 두고 논란이 있을 것이다. 단거리에 치중해야 한다든가 하는 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한 단거리의 스퍼트를 가능하게 해온 것이 1500을 대비한 연습이었으니 과연 어떤 만큼의 선택과 집중과 다양성을 결합하고 조합해야 할 것인가?

일단 금년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은 가능할 것이고, 그러면 런던까지는 어차피 가야 한다.

런던올림픽은 2012년, 아직도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고, 그 무렵이면 박 태환의 나이도 20대 중반이 된다..

어려서부터 진행된 수영연습으로 본다면, 한 분야로선 경험적 달인이 될 만하다..

이미 스무 살에 올림픽 우승을 해본 경험이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는가?

부디 물리적인 물살과 사람들의 입물살과, 그리고 우리 마음 속의 감정과 생각의 물살들을 모두 잘 헤쳐서

멋진 인생을 가꾸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