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 32, 장기기증, 말로만 서약?

05/9/28 s의료원

s병원은 항상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일일 유동인구가 2만이 된다는 어느 파트장의 말씀이 완전히 공감이 가지는 않지만..

임상병리과 의 자동 검체검사 라인은 마치 옛날 전자 조립공장의 콘베이어 벨트를 연상시킨다.

콘베이어 벨트양쪽에 젊은 여공들이 죽 앉아 카스테레오 피시피 에 작은 전자부품을 손으로 삽입하고 납땜을 하던것을 나중엔 자동기계들이 인서트 하는것을 보곤 신기해햇엇는데..

임병의 자동라인은 끝없이 꽂힌 채혈시험관을 자동으로 나르며 검사를 한다.

하루 5천~7천을 검사한다던가..

임상병리과 앞 채혈실 에는 항상 수많은 사람들이 은행 번호표마냥 순번을 기다리느라 북적인다.

벽에 붙어잇는 2인용 의자에 나란히 앉아 한사람은 비데오켐 을 촬영하고 벽쪽의 한사람은 안경을 쓴 40후반으로 보이는 중년인데 무언가를 강하게 언급하고 잇다.

병원내에 촬영을 하려면 허가를 받고 홍보실 직원의 입회를 하거나 안내를 받는법인데 무슨 몰카 라도 찍는것일까? 방송국등에서 촬영을 많이 나오지만 그경우는 켐코더 에 방송국 표시가 MBC 등으로 꼭 붙어있던데..

내 일이 바쁘니 무심코 지나버리고 잊어버렷다.

3시~10시 오후 근무인 Evening인데 좀 한가하려나 싶으며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엘레베이터 를 타려는데 이식담당 코디네이터 인 간호사들이 지나친다. 아차 오늘밤에 이식수술이 있나보군..

저분들만 나타나면 엄청나게 바빠지고 요란해 지는데..

임상병리과 의 혈액은행 직원들은 벌써 당직자들이 나와 근무에 열심이다. 오후 5시 부터 그 다음날 아침 8시인지 9시인지 가 근무시간인데.. 일년내지 2년씩은 의무적으로 야간당직을 해야하니 마치 군대를 가듯이 신입때 해버리는것이 유행인데 5년차 10년차 고참이 되어서야 하는 직원들도 있다.

흉부외과에선 수술장에서 막 나온 소아환자 가 상태가 안좋은지 다시 재수술을 시작한다. 오늘 어쩐지 분위기들이 심상치가 않군 싶으면서도 근무시간이 끝나 Night 번 과 교대를 하고 퇴근한다.

05/9/29 중환자실

외과의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펠로우는 왔다갓다 바쁘고 중앙수술장앞에서 이식팀 교수는 핸폰을 귀에댄체 부지런히 걷는다. "저녁은 먹고와야지 000은 금방 닫고 나온다니까 먼저들 먹고.."

이식팀의 교수 닥터 김은 항상 웃는 낯의 온화한 얼굴로 반가이 눈인사를 한다.

에구 총출동을 한걸보니 오늘밤에 이식수술을 하는군!

중환자실 6개 과 중에서 흉부외과는 항상 수술이 많고 신경외과 도 버금가지만 일반외과는 역시 이식수술이 백미 랄까..

"배 닫는건 시키지 마세요~"라며 선임의 에게 하소연 조 의 농 을 하던 R2 닥터 양 이 생각나며 의대학생일때 부터 잘 알던 양선생도 지금쯤 어디서 분주하겟군 생각한다.

우즈벡오지 천산산맥 너머 나만간 이라는 곳으로 의료봉사를 갔을때 김교수가 하시던 말씀이 기억난다. 이식수술후 환자의 용태가 나쁘거나 어려워지면 인간의 힘으론 어쩔수 없는것도 잇구나 싶으며 무력감을 느끼셧다는..

05/9/30

인터넷 의료봉사단 아이카 의 사업을 장애아동 봉사와 해외장애아동 물리치료 의료봉사 에서 조금 더 넓혀 평소 국내회원들의 관심과 동참을 더 이끌어내기 위하여는 호스피스 와 장기기증 부분으로 확대해보아야 겟다는 생각중이엇는데,

마침 티비에서 장기이식 "말로만 서약" 이라는 아침방송을 한다길래 유심히 본다.

서약만하고 실제 마음이 변하거나 가족의 반대로 기증을 실제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백혈병으로 골수기증을 받을수잇다는 희망에 차잇다가 기증자가 서약을 깨서 삶에대한 희망도 놓아버렷다는 젊은 남환의 노부모는 죽은 아들의 영정을 들고 인터뷰를 하는 슬픈이야기 등..

지난 3년간 기증을 기다리다 죽은 환자가 600 이라는..

기증자가 나타나서 내일로 이식이 예정된 환자는 아직도 반신반의를 한다.

"병원에 기증을 왓다가도 돌아가버리는 기증자도 잇고"

"그래도 희망은 가져봐야죠~"

리포터에게 담담히 화면속에서 말하고 있다.

아! 저사람은 엇그제 임병 앞에서 둘이 앉아 캠코더를 찍던 바로 그사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