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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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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바둑일기 191,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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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일기 191, 사는 이유 10고개만 더 넘어 우선 200회를 달성하고 싶은 욕심이다. 어제는 열심히 다 쓴 글을 마지막에 날렸다. 정말 잘 썼었던 것 같은데. 기억을 더듬어 다시 살려 본다. 기름값이 아까워 온풍기는 켜지 못 한 채 전기난로를 옆에 끼고 컴퓨터를 두둘긴다. 아침 9시 모처럼 쉬는 날에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 지난 구정 연휴부터 거의 쉬지를 못했다. 쉬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것일까? 토요일 저녁7시: 외투 속 가슴 주머니의 핸폰이 울린다. 바둑을 두다말고 일어나 복도로 나서 전화를 받는다. 어디야?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는 금요일이니 전철역 어디 쯤인지 묻는 것이지. 아 아직 못갔어. 기원이야? 응 지금 두는 것 두고 금방갈께. 피곤할텐데 한 잠 자. 나작모임에 전국 여러 곳을 다니며 바둑두는 것을 보아 한 판 바둑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잘 알고있는 데 금방 간다니 실망이 역력한 목소리이다. 자신도 피곤한 몸에 하루 일을 마치고 그나마 장을보고 저녁을 차려 놓았을텐데 또 실수를 하는 것이군. 나 역시 피곤에 절어 일주일의 일과를 마치고 모처럼 집에 가는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집에가면 저녁을 먹곤 곧장 잠에 떨어진다. 유치원 선생과 학원강사인 두 딸은 금요일이면 집에 와서 씻자마자 서울로 나서는데 겹칠까 조금 부러 늦게 들어가야지 싶어 기원에서 구경이나 조금 한다는 것이 이리 된다. 한 판 만 해야지 한 것이 이기고 빠지기 어려워 둘째 판은 빨리 두고 가야지 하지만 상대는 장고이다. 어렵게 모처럼 두 판을 다 이겼지만 집사람을 실망 시켰으니 딴 돈 4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잃어버린 신뢰가 열 배도 더 되겠지. 자다가 일어나 문을 열어주는 처는 너무 피곤한 기색이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벌써 쓰러져 또 잠들어 있다. 사극을 좋아하지 않는 처는 새로 시작한 드라마 짝패가 재미 있다며채널을 고정 시켜주고 또 다시 쓰러진다. 평소 저녁과 반주 후엔 졸거나 잠들어 일 이십분도 처를 위해 안마를 못 해 주었는데 두시간 동안 안마를 한다. 새벽4시 습관적으로 눈을 뜨니 역시 일어나 공부를 하고 있다. 화려한 휴식을 위해 다시 잠을 청해 7시에 일어난다. 돋보기에 눈이 아파 더 공부를 못 하겠다며 다시 쓰러져 잠드는 처를 안쓰러운 마음으로 안마를 한다. 요양보호사 실습을 나가려면 준비해야지 하며 다시 깨운다. 장부의 안타까운 마음을 입에 담을 수는 없고 어려운 시절이 지나가겠지 생각한다. 토요일 아침 같이 집을 나서 서울로 향한다. 서울 오피스 텔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9시 경일까. 안타까운 마음을 열심히 타이프를 쳤건만 날라가 버렸다. 젊은 청년들은 토요일 일요일 주말 근무를 하기 싫어 해 토요일 10명 일요일 7명 근무 인원을 맞추기가 쉽지않다. 거의 모든 주말에 내가 나가 근무 했지만 핑계였을까? 할 일 없는 오전에 회사에서 일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오후에 기원에 가기 위해 준비한 것일까? 12시에 기원에 가 꾸벅뿌벅 졸고있다 3시나 되어 편 바둑을 시작한다. 졸다 눈을 뜨니 내 앞에 바둑을 두고 싶었는지 머리 허연 양반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데 앉아 기다린다.모르는 척 커피기계에 갔다 신문을 집어 든다. 사람들이 모여 편 바둑을 시작한다. 내 상대는 사립학교 교장 이 선생이다. 은행 차장이라는 박 은 그 맛에 오는지 연신 뻥이다. "편 바둑 둘 때는 같은 편이 누군지 보고 그리고 쎈 선수가 있으면 각자 살살 두라고 한다." 자기 혼자서 큰 차이로 이겨 놓을 테니 안심하라는 농담이다. 그는 연이어 얘기한다. 상대 이교장을 자기 가 한 수 두면 두 집 내고 사는데만 신경써야지 안 그러면 다 잡는다며 버릇을 고쳐 놓겠단다. 아니 세상에 선생님한테 버릇을 고친다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것도 교장 선생님 한테. 나도 같이 농을 하며 모처럼 파안대소이다. 이 곳 기원에 오는 사람들. 무슨 이유로 먼 분당에서 이 곳 까지 일요일에 오고 무슨 볼 일로 교장선생은 오실까? 나 는 일 주일에 한 번 가는 집에 늦으며 오는 것일까? 자신이 사는 이유를 찾는 것일까? 자신도 사람임을 확인하며 느껴보고 싶어서 일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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