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전 주에 거론된 내용은

선 심소를 늘리고 강화하는 것이 바로 본심을 드러내는 과정이다,라는 말과 비슷했었죠..

善이라는 것은 대개, 좋다,는 정도의 의미일 겁니다.. 좋은 작용을 하니까요..

반대로 번뇌가 강화되면 괴롭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반대방향이니까 좋다고 할 만합니다..

세상에서 관습화된 착하다라는 말하고는 좀 뉘앙스가 다르죠.. 강박적인 뉘앙스라기 보다는 원리적이라거나 효율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지 않는가 싶은데요..

11가지가 있었는데요..

선위

신, 참, 괴, 무탐 등 3근, 근, 안, 불방일, 행사, 불해...

이렇게 11가지 마음작용이 바로 선 心所이죠.. 심소,라는 말은 마음작용이라고 보면 대략 될 겁니다..

그리고 이 11가지의 의미는 대략

1. 신- 믿음, 여기서 믿음이라는 것은 좀 따로 연구할 필요가 있는데요..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2-3. 참, 괴- 안팎으로 반성하는 겁니다.. 자기 양심에도 비추어보고, 타인들의 반응을 보고도 반성하고 머 그런 식입니다...

4-6. 탐진치가 없음...- 이것들은 역시 깊이 있게 볼 수도 있고, 적당한 선에서 고찰할 수도 있는 것 같고요..

7. 勤- 성실함, 정진 같은 것이죠.. 성실은 그 이면을 음미하면 그 이면에 무언가가 작동하는 것 같지요.. 그 이면의 것을 스스로 파악하면 더욱 안착할 수 있을 겁니다.. 번뇌가 많으면 성실하기 어려우니까요..

만약 그렇다면 일단 성실하기로 해놓고, 그 성실을 방해하는 생활 상의 요인들을 개선해나가는 것도 방편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좋은 말이군요.. ^^

8. 安- 마음의 평화,라고 할 만한 것이죠.. 이건 어디서든 거론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낱말도 깊이 있는 고찰과 일반적 해석이 좀 다를 수 있겠죠..

전문적으로는 輕안,이라고 해서 몸과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 것을 말하겠지요..

흔히 말하는 날아갈 듯,하도록 만드는 것이죠...

대개 사람들은 마음 자체를 탐구를 안하니까 외적인 계기를 기다립니다.. 그때 이러저러하니까 마음이 날아갈 듯했었어.. 라는 식이죠.. 하지만 직접 연구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되었는 지를 알아가지고 그 방향으로 생활을 조작^^ 혹은 변화시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9. 불방일- 방일하지 않는 것..

10. 행사- 평등심

11. 불해- 다른 생명체를 해치지 않는 것...

이상이 대략적인 선 심소의 의미인데요.. 사실은...

이상은 오늘의 본 주제는 아닙니다.. 오늘은 저러한 선 심소들이 강화되는 과정에 어떠한 흐름이 기다리고 있는가? 도대체 저런 작용이 강화되도록 하면 무엇이 어떻게 된다는 말인가?? 라는

있을 수 있는 의문에 미리 답하는 내용을 적어^^ 보겠습니다...

선심소가 강화되고 더 많이 드러나면 과연 어떻게 되는가?

이에 대한 일차적인 답은 아마도 無我,의 방향이 드러난다,라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심소라는 것은 번뇌와 반대입니다. 그런데 번뇌라는 것은 모두 자아의 측면들이라고 할 만합니다..

번뇌의 씨앗들이 모여서 마치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자아,라고 보면 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아의식을 유식에서는 제 2능변이라고 합니다.. 이게 오늘의 주제입니다...

우선 제 2능변을 보시면 다음과 같지요.. 앞의 숫자는 30게송 중의 serial number입니다..

일단 말이 좀 낯설을 수도 있는데, 주제는 뒤에 쉬운 말로 나오니까 다소간의 인내가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5)次第二能變 是識名末那 依彼轉緣彼 思量爲性相

(6)四煩惱常俱 謂我癡我見 幷我慢我愛 及餘觸等俱

(7)有覆無記攝 隨所生所繫 阿羅漢滅定 出世道無有

우선 독음을 알려드리면

차 제2능변, 시식 명 마나, 의피전 연피, 사량위 성상

4번뇌상구, 위, 아치, 아견, 병, 아만, 아애, 급 여 촉등구

유복 무기 섭, 수 소생소계, 아라한 멸정, 출세도 무유

차 제 2능변,이라고 하는 것은 그 다음으로는 두 번째의 능변을 다루겠다,라는 말인데, 그러면 이 앞에서 제 1능변을 다루었다는 말이죠.. 물론 지금 이 시리이즈에선 다루지 않았죠.. 왜냐하면 그건 우리가 인식하기엔 미묘하고, 그 반대로 인간들에게 친근한 것은 번뇌 쪽이니까 그렇습니다...

시식명 마나- 이 식의 이름은 manas이다.. 인도 말로는 마나스, 한문번역으로는 말나,가 된 것이죠..

의피전, 연피- 그것(제 1능변)에 의거하여 생겨나고, 그것을 대상으로 삼는다.. ** 이건 나중에 보시고..

사량위 성상- 본질도 현상도 思量을 주로 한다..

** 여기에서 量이라는 말은 인식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사량은 생각이고요, 現량,이라는 말도 있는데 직관,에 가깝죠..

(6) 四煩惱常俱 謂我癡我見 幷我慢我愛 及餘觸等俱

그 다음 행인데요..

네 가지 번뇌가 항상 갖추어져 있는데

아치, 아견, 아만, 아애... 등의 넷이다.. 그리고

촉 등등등등의 마음작용도 제 2능변에 포함되어 있다...

** 여기에서 촉 등에 포함되는 내용은 좀 많은데요.. 이건 아직 때가 아닙니다... 핵심은 바로 4번뇌인데요..

아치, 아견, 아만, 아애..................... 이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아의식, ego인 것이죠...

왜 지금 이걸 문제삼는가 하면, 앞에서 말한 선 심소들과 연관해서 말하는 겁니다.. 즉 선 심소들을 강화하고 아껴주면 본심을 드러내기 좋은데, 그 과정은 바로 이 제 2능변의 자아의식을 이해하고 벗어나는 방향이 된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 즉

선 심소가 늘어나도록 연습을 자꾸 하면, 즉

선 심소가 늘어나도록 생활바둑을 자꾸 두면

바둑 실력이 늘듯이 마음실력이 늘어나는데, 그 징표가

여기에 적힌 자아의식을 우선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므로

선 심소가 늘어나도록 연습을 하면서 과연

아치와 아견과 아만과 아애가 잘 이해되(고 줄어드)는 지 보라...........

이것이 바로 오늘의 주제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네 가지 번뇌를 고찰하는 것은 다시 나아가서

우리가 습관적으로 말하는 자아의식이 무엇으로 구성되었는지를 잘 이해해서, 상황을 구체적으로 관찰하려고 하는 겁니다..

정석을 배우고 잊어버려라,라는 말에서

이 말의 의미도 정석을 구체적으로 공부해보고 활용하는 정도에 따라서 실천적 의미가 많이 다르겠지요..

그러니까 자아의식의 여러 양상을 알아나가는 것은 직접 정석을 연구하고 맥을 연구하는 것이 되는 것이죠.. 그냥 뭉뚱그려서 무아,를 말하는 것은 좀 성급하겠지요...

아痴- 이것은, 있지도 않은 자아,를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게 네 가지 중에서 가장 미묘하겠는데, 지금 순서가 맨 앞에 나온 이유는

이 유식송이 뿌리에서 줄기로 내려오는 방향으로 먼저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죠.. 나중에 26-30행은 수행론인데, 여기에선 당연히 가지에서 뿌리가 가는 방향이 되겠지요...

아見- 자아가 생기고 나니까 자기 입장,이라는 것이 생겨난 거죠..

여기에서 말하는 자기 입장,이라는 것은

개별사건에서의 입장을 말하는 게 아니겠죠..

애초에 자기,라는 입장,이라는 것이, 없는 자아를 있다고 하는 바람에 생겨버렸다,라는 말일 겁니다...

아만- 이 아만에 대해서 대개 책에선 교만,이라는 식으로 풀던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자기자신의 입장이라는 것이 생기고 나니까, 자기중심적으로 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ego-centricity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그 다음을 보면 좀 더 명확해지는데

아愛- 이제 자기자신과 자신의 것에 대해 근거없는 집착이 생겨나다는 겁니다... 개별적 애착을 말하는 게 아니고, 자기자신이라면 일단 사랑하는 방향성 자체를 말한다고 봐야겠죠..

지금까지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판세^^를 잘 이해해야 됩니다.. 언제나 대세관을 잊으면 안되죠..

지금은 선 심소를 강화하는 과정에 무아,의 맛이 드러난다고 할 적에

무아,라고 하는 말의 구체적 의미를 알면 도움이 되기에

자아,를 잘 이해하려고 하는 과정이죠.. 그렇게 해서

과연, 선 심소가 늘어나도록 연습을 하면 자아가 잘 이해되어서,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는 지를 스스로 실험해보는 데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 중이죠...

아치, 아견, 아만, 아애,가 바로 자아의식의 네 단면인데

제 느낌으로는 아애가 가장 거칠고, 반대순서로 미묘합니다. 그러니까

아치,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핵심에 될 지 모르죠.... 그렇다면

실천적으로 보면, 우선 매사에서 자기집착을 쉬는 연습을 해보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고, 또 자기입장이라는 것이 좀 희박해지고

더 나아가면 과연 내가 있기나 한 것일까? 라는 식으로

일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되겠군요...

선 심소 자체는 원래 우리들에게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이미 존재하고 드러나는 선 심소들이 늘어나고 강해지도록 연습을 해보면

무아의 방향이 보이고 강화되는데, 그 무아의 구체적 내용은

無(아애, 아만, 아견, 아치)라는 구체적 내용을 갖기 쉬울 것이다...

글이 좀 길어진 듯한데요.. ^^ 의미는 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다음 주에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선 심소들을 음미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됩니다..

즉 11개의 마음작용이 자라나도록 연습을 하면, 마나 식의 정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많은데, 그렇다면 그 11개를 좀 잘 이해해야, 어떻게 하면 그런 마음이 자라날 수 있는 지를 아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머 이런 생각이죠...

벌써 한낮이네요.. ^^

Happy summer 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