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죽으라는 법이 없다 하더라만 평생을 구겨진 인생이라 한탄 하다가 이렇게 나에게도 뜻하지 않는 도움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알았다

모두 한 두건의 대출은 있으리라 본다. 없는 사람은 제외(찬조나 좀하시고..ㅎ ^^)근데 어찌 살다보니 차압이 들어온다고 엄포를 놓는 것이 아닌가.

일금 일천만원에 차도 집도 우사 당할 판이니 기가 찰 노릇 이었다.고심 끝에 차를 처분하여 해결하기로 결정을 하고 한 달간의 말미를 얻었다

이리저리 줄울 달아놓고(가능성은 희박 ^^) 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나의도반 애마와의 이별여행을 처음 108산사순례를 발원한 곳이자 나작모임을 하기로 의기투합한 곳이기도 한 고성을 택하게 되었다.

15년간 생사고락(?)을 같이 했건만 나의 무능함으로 이별을 한다고 생각하니 회한이 물밀듯 밀려오고 착잡한 마음에 몇 날을 술로 보냈다. 집은 노환의 할머니 때문에 안 되고 그 큰돈을 마련하기에는 차를 처분 하는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가라앉지 않는 섭섭함과 아쉬움에 운명을 트집 잡고 일손을 놓고 있는데 어디선가 희망의 트럼펫 소리가 들려왔다. 다름 아닌 나의 웬수 능감(아버지)에게서.2년후에 갚는 조건으로 돈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엊그제 일이다. 아니 평생을 나에게 짐만 안겨 주던 능감이 어디서 그런 마음이 생겼으며 돈이 어디서 났단 말인가. 재산 탕진하고 중풍으로 쓰러질 때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때도 2년간 대소변을 받으며 빚이 얼마나 졌는데.(25년 전의 일이다) 근데 지금 나에게 돈을 해준다는 것이 아닌가. 평생을 원망하며 살았는데 이 어려울 때 힘이 되다니.

돈의 출처가 뭔 대순가.

아무도 힘이 되어주지 않는데 반신불구 중풍 25년의 능감이 나에게 힘이 되다니.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희망을 회복하고 할머니의 백수와 108산사를 도반 애마와 함께 마칠 수 있음이 더없이 행복하고 내 반평생을 불구로 만들어 버린 능감에게서 천륜의 진한 향기를 느끼며 그동안의 원망이 송두리째 녹아내린다. 그동안 할머니를 변함없이 모시는걸 보고 가시는 길 짐 덜어줄려고 준비한 돈이란다. 당신 대신 고생 했다고...

갑자기 서러움이 복받치고 눈앞이 보이지 않았다

진작 좀 잘해서 할머님 한을 풀어 드리지 나이 80에 철이 들다니...

어차피 나는 천륜으로 마지막을 책임지려 했지만 원망에서 이제는 고마움으로 보내 드릴수 있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를 따뜻하게 부를 수 있게 되었고 그동안의 모든 아픈 기억이 눈 녹듯 녹아내린다.

감사 합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