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일기, 선녀를 쫓아서

전화를 건다.
아마도 안 받겠지.

“달라진 모습으로 전화해줘. 그때까진 전화도 하지 말고. “ 이 말을 들은 것이 지난 일요일인데.

문자를 보냈다.

“병원에 복직을 부탁했어. “

“출근한 후 전화 연락을 해야 하지만.”

“복직을 부탁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달라진 모습은 아니겠지만 더 지체하면 당신을 잃을까 두려워서.”

그녀는 전화를 받는다.

“웬 존댓말?”

“당신이 무서워서.”

“문자 봤어?”

“일 년을 안 하고 버티더니."

“다시 취직 했다고 하면 내가 헤헤 거릴 줄 알았어?”

“내가 가서 직접 확인해 봐야지.”

최근 냉랭하던 목소리가 적어도 체감온도는 다소 높아진 것 같다.

“목소리 들으니까 좋네.”

헌신과 순종밖에 모르는 줄 알았던 그녀가 현실을 지적하는데 지난 일 년을 내 꿈을 접을 수 없다며 견디었더니, 더 큰 모습을 비전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뿐이었는데 그 과정의 고통에 평범한 이들은 감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겠지.

거의 헤어질 뻔 했고 아마 결국 다시 만나지 못 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1월4일 새해 첫 예배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교회에서 그녀는 사라졌다.

12월31일 자정 의 송구영신 예배에 같이 가기로 했었지만 그녀는 가지 않았다.

나작에 마지막으로 남기게 될 지도 모른다며 내심 비장하게 안타까이 쓴 글 2008년의 마지막 20분전에 쓴 글 ‘5분전’을 그녀는 읽지 않았다.

왜 바둑을 두는지?

왜 기원엘 가는지?

왜 오로에 글을 쓰는지?

그녀는 끝내 이해를 못했다.

2009년 기축년 새해 업무 첫 날 1월5일 월요일에 은행계좌의 후원금 입금을 확인한다.

정말 그리도 오랫동안 5, 6년을 물론 7, 8년째 해외의료봉사단에 후원금을 보내준 이들은 바둑인 들 밖에 없다. 금액의 다과를 떠나 전율이 느껴진다. 신뢰가 이런 것 일 텐데. 그녀에게조차 이런 신뢰는 부족했던 것 아닐까?

현실을 지적하며 한 발 떠났던 그녀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도와준 이들조차 바둑에 관련된 s의료원의 바둑인들 아닌가?

물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정말 아직도 예측이 어렵다.

다만 내게는 이것만으로도 족하다.

바둑으로 시작했고

바둑으로 펼쳐봤고

바둑으로 회생하니

이에 더 무엇을 바랄까?

다만 착각이라는 단어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사랑만이 인생의 원동력인줄 알았는데 현실은 도외시 할 수 없고

글은 마음을 표현 하는 줄 알았는데 한가한 일이라고들 하고

나는 아직도 나 혼자만의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바둑과 나의 신념은 아직도 오로에는 나의 글벗들이 있다고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