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일기 194, 미국, 필리핀 시절

미국 L.A 올림픽 街의 작은 상가건물 2층 가운데는 아리랑 다방이었고 그 옆은 당구장 여행사 미용실, 그리고 왼쪽 끝 편이 기원이었다.

다방 커피는 2.5$ 에 흔한 자기 컵에 주는데 기원 손님들은 50센트에 종이컵에 받아 기원 앞 난간에 주로 서서 얘기하며 먹곤 했다.

기료는 4$이었는지 5$이었는지 벌써 기억도 못한다.

자동차로 10분 거리 일 저쪽 웨스턴 블버드에 가면 한국기원이라고 더 큰 기원이 있는데 같은 교포들이면서도 분위기와 느낌이 달랐다. 회계사나 의사 사업가 등과 오래전 이민 와 이미 자리 잡은 분들이 보다 많은 느낌이었다.

텍사스에 계시던 부모님은 미국에서도 성공을 하려면 NY 나 LA로 가야지 텍사스로 오지는 말라셨다. 심정적으로 지도상에서 한국이 가까워 보이는 LA로 정했다. 젊어 출장 때 한 번 가 봤던 NY의 느낌은 거대한 명동 같은 복잡한 느낌이었다.

라스베가스 전자쇼엔 여러번 참가해 자동차용 경보기 회사를 미국에 설립하고 내가 지사장으로 나오려던 계획이었다. 한 달에만 네 번인지 미국출장을 가고 마지막엔 한국 사장까지 미국에 와 시찰을 하고 같이 태평양을 비행기를 타곤 자석바둑판에 5점 접바둑을 둔다. 명문가의 자제들인 그 분은 점잖고 모 신문사 가문의 자제까지 회사설립에 참여 해 나는 다시 미국으로 떠나 자금이 오기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었다.

올림픽기원에서 매일 바둑을 두며 기다린다.

내게 두 점 접히는 택시 나가시 기사 형과 바둑으로 소일하며 한국에서 사장이 자금을 가지고 오시기만 기다리는데 차일피일 미루며 들어오지를 않는다. 내가 서울의 은행에서 친구에게 대출도 마무리 해 놨었는데..

텍사스에서 나보다 몇 살 위엿던 이가 왔다.

부친과 잘 안다며 사업에 관심이 있다며 미국가선 처음 참가하던 베가스 전자쇼에 같이 간다.

자신이 구매한 전자제품을 보관한 창고의 열쇠를 내게 맡기곤 한국에 판로를 부탁했었는데 쫓는 이는 미국형사이다.

내 거래선 이었던 미국 바이어에게 찾아가 덫을 놓고 전화가 온다. 바이어는 그냥 만나자고만 한다.

변호사에게 서류를 꾸며 경찰에 제출하여 마무리 짓고 기원에서 바둑만 둔다.

부친에게 빌린 돈을 물건 팔면 갚겠다 미루다 그 물건은 나 때문에 뺏겼으니 못 갚겠다는 스토리가 된 것인데 부친은 내가 받아 주었으면 하지만 미국 법은 한국과 달라 나서기가 어렵다.

한국에서 떼인 돈을 검사친구에게 부탁하여 받아드린 전례가 있어 부친은 서운하기만 하시다.

한인타운 도서관에 월간바둑 잡지가 신간이 들어온다. 그것 참 신기하군 싶으며 부지런히 빌려다 앞면 그림곁 작은 글자부터 끝면 후기까지 읽고 또 읽는다.

때를 기다릴때는 항상 바둑이 내 곁에 있다.

여행사에 들어가 Tour Leader노릇을 하다 봉제공장에 가 Manager생활을 하며 주말엔 올림픽 기원에 모이는 맛에 이국생활의 설움을 씻는다.

결국 전공을 살려 대형 전자회사에 취업하여 평화를 맛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