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 119, 면담

오후 소장이 전화를 한다.

일 마치시고 잠깐 뵙잔다.

피차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는데 청하는 것이 무슨 특별한 일이 있나 싶어 궁금하여 사무실에 빨리 내려간다.

S대병원에 갈 인원구성때문인가 싶었지만 약제부에서 두 명 빼야 하는 인원 건으로 한 명만 빼고 나머지는 그대로 가자는 이야기였다.

종일 고민하던 문제는 일단 해결되었다.

삼교대 조에서 두 명을 빼면 주간 반에서 두 명이 올라가야 하는데 한 명의 지정이 문제였다. 모두 삼교대 조에 안 가려 해 당사자들에게는 모두 중요한 문제인데 무조건 발령을 낼 수도 없어 고민이었는데 일거에 해결 된 것이다.

방출하기로 한 한 명의 면담만 하면 된다.

한 번 두 번 가르쳐서 안 되면 열 두 번 열 세 번 이라도 가르치세요. 라며 가능하면 모든 직원을 안고 가려고 애써 보았지만 안 되는 사람들은 끝까지 안 된다.

직원K를 면담을 한다.

내가 내린 결론은 소장에게 보고하기를, 이 분은 업무수행능력은 둘째이고 사회생활을 적절히 할 능력조차 없어 보인다 했다. 무슨 쎈 연줄로 들어왔는지 벌써 여러차례 보고를 했지만 소장은 계속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가 이번에 처음 대꾸를 하며 외레 그이를 임상병리과 로 보내자 하자 그냥 병동이송으로 보내라 허락한다.

“약제부에 오신지 얼마나 되셨죠?”

“한 세 달 됐습니다.”

한 번 두 번 열두 번 스무 번 정말 많은 기회를 드리며 기다렸지만 변함없이 일관되게 실수를 하며 불안하다. 약제 부 조장 급 5 명 중 4명은 모두 그는 안 되겠다고 평한다. 한 명은 안고 가겠다고 하지만 그 역시 인정에 약해서 하는 말 인 것 같다.

그의 조에 붙였더니 한 사람은 너무 처지고 한 사람은 너무 넘친단다.

“이번 약제 인원감축으로 두 명을 빼야 하는데 김 선생께서 병동이송으로 가셔야 하겠습니다.”

“어디를 가던 이번에는 같은 자리에 오래 있게 해 주십시오.”

“녜 알겠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양반 병동이송으로 가면 며칠도 못 버틸 것 같은데 내심 생각하지만 그건 나중 문제이고 그의 문제이지 싶으며 잊기로 한다. 충분한 기회는 드린 것이겠지.

본인 동의를 구했으니 월요일부터 조치하겠습니다. 라고 보고하면 끝난 것이군. 안도의 한숨을 쉰다.

행정담당 대리에게 전화가 온다.

소장과 제가 본사에 가니 참고하시라는 전화를 참석하라는 것으로 잘 못 듣곤 연신 물었다. 저를 대기하라는 얘기인가요? 아뇨 그게 아니고 참고 하시라고요.

아 녜.

평소 둘이 같이 본사에 갈 일이 없는 터인데 이제 그리 궁금하던 답이 나오기 직전인가보다.

4월1일부터 들어가야 하는 S대병원의 인선이 결정되어야 하는데 본사의 결정이 너무 늦어 궁금했는데 결정이 난 것일까? 본인들에게 통지하고 후속 부대 조치들을 논하는 것일까?

현장 실무자인 반장도 인선이 결정 돼야 최소 10여명 경력자들을 인선해 떠나서 선발대가 가야 하는 것일 텐데. 도착 전 일주일의 현지적응. 도착 전 2주차의 교육, 전 3주차의 선발대 인선 등을 감안하면 너무 늦은 것인데..

병원에서 퇴근하며 기원에 들린다.

내일아침을 기다리려면 시간을 잊을 수 있는 곳은 기원이 최고이지.

오늘 새벽에도 두 시에 눈이 떠졌다. 억지로 다시 잠을 청하며 4시 경 기상했지만

오늘 하루도 기다리기만 한 것일까?

이제 내일 아침을 기다려야지.

편안함을 추구하며 C의료원에서 마감을 해야 하는 것일까?

체력 등 여러 가지 자신이 없기도 하지만 또 한 번의 도전을 하며 새로운 광야에 나가야 하는 것일 까?

일단 분당은 용인에서 가까우니 옮겨놓고 득실은 나중에 셈해야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