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러 갈 때마다

분류와 시스템의 유용성에 대하여 느끼게 된다..

이제 한 두어 해가 되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전에는 무언가를 버리려고 하려고 해도 엄두가 잘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버리려는 것을 어디다가 두어야 할 지 마땅한 자리가 없는 것이다..

단적으로, 발포플라스틱 일명 styrofoam의 경우 자리가 없으니 어디에 두어야 되는 지 판단을 할 수가 없고, 또 아무렇게나 버리고 오자니 나쁜 일을 하는 것 같고 해서

그러한 불편함들이 알게 혹은 모르게 쓰레기 처리자체의 귀찮음이 되고 그것은 다시 집안환경의 부조화로 이어지곤 하였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 분리수거작업을 하는 분이 있어서

이러저러한 물품들은 어디에 두어야 하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냥 두고 가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말이 잠시 오가다가, 아니 이런 걸 명확히 해놔야지 운운했는데

묘한 일은 한 두어달이 지나고 나니 스타이러폼^^을 비롯한 몇 가지 다른 물품들을 분류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생겨난 것이었는데

이게 또 묘해서, 그간에 사람들의 의견들이 몇 번 있었는지

일단 개선된 분류체계를 따라서 쓰레기를 버려보니까

거의 대부분의 쓰레기가 분리수거개념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쓰레기봉투가 거의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새로생긴 수거함이래야 한 두어개 정도 밖에 안되는데, 그 후에는 분류가 매우 쉽고, 그래서인지

쓰레기장의 풍토도 상당히 변했다..

음식물 쓰레기통과 다른 분류함,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고나서의 비닐봉투처리, 그리고

쓰레기처리 이후의 손씻을 공간 등이 자꾸 자리조정을 하더니, 요즘에 가보면

어느 정도 사용자의 공간이동의 편의조차가 배려된 듯한 느낌이 있어서인지

거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몸동작 자체가 다르다...

이전에 분류시스템이 부조리할 때에는 특히 여성들의 경우에는 서둘러서 애매한 태도로 후다다닥 어떻게 처리하고 도망가듯이 했고, 또 사람얼굴 보기도 어려웠던 것 같은데

요즘은 쓰레기 처리하러온 사람이 상당히 침착들 하다...

이건 여기넣고, 저건 저기 넣고, 음식물 버리곤 비닐 따로 넣고, 비닐 넣고나서 나무막대로 눌러놓고

흐름을 잘 따르다가 일이 끝나면 수돗가로 가서 손 씻고, 그러고보니 요즘은

손 씻는 곳의 호스의 배치조차가 유용하게 일부러 배려된 듯한 느낌이 있다...

그러다보니 주변분위기도 괜찮은 것 같고, 냄새도 별로 안나는 것 같다.. 말하자면

굳이 서둘러 외면할 필요가 없는 일상의 공간으로 포섭된 듯한 느낌이 있다...

시스템이 잘 되면 그 시스템의 개선도 다시 더 쉬워지고, 또 종합적 생활의 효율도 좋아지고

따라서 종합적 소망이나 이념에의 집중력도 높아지므로, 집중력은 다시 현재와의 교감이 되며, 이것은 다시

신뢰의 형성을 통하여 다시 효율에 기여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소망과 시스템과 집중과 효율, 그리고 신뢰의 형성 등등

이 모든 자리들이 서로 연관되어서, 하나가 잘 되면 다른 것을 돕는 연관구조가 드러난다...

들여다 보는 데에 잇고 안잇고는 다만 한 수이지만

그것은 또한 그 바둑 전체이기도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