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의 추억을 어설피 더듬으며 산속 깊은 곳을 찾았더니 백년은 고사하고 불과 몇 십년전의 풍경으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장안사가 ? 아니다.

장안사 끝자락도 보기전에 눈앞에 펼쳐진 익숙하지만 의외의 진풍경 때문이었다.

혼잡한 차들로 보아 일요일을 택한 탓으로 돌렸지만 어제 저녁에 산사 음악회가 있었다기에 아쉬워  했는데 그것이 이유가 아니었다. 피서객들의 차량이고 계곡은 완존 텐트촌으로 메워진게 30여년전 그때 그 시절을 동영상으로 보는 듯 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산사주변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고 얼마 전 상원사 계곡에서는 손도 씻지 말라는 팻말을 보았던 터라 더욱 이채롭고 정다운 그리고 마치 고향 어귀를 돌아보는 추억으로 계속 따라가 본다. 이미 오래전 사라진 모습에 천연의 속살을 등에 지고 눈에 익은 속세의 연을 더듬으며 낡고 작아져 장롱 깊숙이 던져둔 색 바랜 추억의 옷들을 펼쳐놓고 아련한 회상에 젖어 보았다.

푸른 대나무 숲길을 따라 뒷짐 지고 팔자걸음으로 느릿하게 거닐었다

간간히 내리는 빗소리와 바람소리에 댓잎들이 무언가 밀어를 속삭이는 듯 하여 가만히 들어보니 걸음걸이 경망타 뒤꿈치를 들라한다 움칠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고 개울물 소리가 재촉하듯 다그친다.

“시키는 대로하지 뭘 두리번거려” 다시 개울가로 가니 개구리 한마리가 빤히 쳐다본다. 아차 싶어 귀를 막고 등을 돌려 먼 산을 보며 헛기침을 한다. 험 험.. 조용하다  덕분에 한소리 덜 들었나 보다. ^^;

고개를 숙이고 조용조용 걸어 나오니 길옆에 이름모를 부도탑이 처연하다. 대여섯의 가족을 인솔한 가장의 부도탑 설명에 장난스레 끝없이 질문하는 아이들이 성가시지 않고 느긋하게 받아주는 가장의 여유와 사랑이 보기 좋아 한참을 지켜보았다.

그래. 우리는 행복을 너무 모르고 살고 있구나. 평범과 상식을 지키는게 행복인 것을.

(풍진객 컬람)

지난번에는 受業 전의 上講禮 의식을 잠시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럼 수업준비는

어떻게 하는가 한 번 보도록 하지요. 스승의 강의를 잘 들으려면 수업준비 또한 철저

해야 할 것입니다.

오전 강의가 끝나면 바로 進度表에 의거하여 다음날 강의 받을 준비 곧 修業에 들어

갑니다.

      # 혹 강사스님이 진도를 정해주기도 합니다.

50분 공부 10분 휴식이 저녁공양 전까지 이어집니다. 저녁공양과 저녁예불을 마치고

강당에 돌아오면 각 반 별로 둥글게 둘러앉습니다. 論講(STUDY)을 하려는 거지요.

그런데 절집의 논강에는 특이한 모습이 있습니다.

반장스님이 공포의 算筒을 다그락 다그락 흔듭니다. 그러다가 산통을 거꾸로 하여

탁 치면 산(算) 가지 하나가 나오는데 그 산가지에는 점이 찍혀있습니다.

    반장스님: 음.. 점이 여섯 개 찍혀있는 산가지가 나왔네요. 6번 스님

                   오늘의 논강을 주도하는 問講으로 뽑히셨습니다. 수고해

                   주십시오.   

    6번스님: 아니 왜 자꾸 나만.나오나.

    7번스님: 휴~ 난줄 알았네

    5번스님: 아 그거야 공부 신(功神)이 강림하사 열심히 하시라고 ^^

드디어 6번스님이 반원들을 향해서 강의를 시작합니다. 여기 저기서 격렬한? 의견교환

과 질정 등.. 아 그거 어케 아셨수? 용허네 ~ 그게 아니라 .. 후다닥 툭 탁 먼지 풀 풀 ~

드디어 먼지가 가라앉고 .... 쿨럭 !   내용이 잘 정리된 다음 죽비 세 번 치고 논강을

마침니다. 대략 2~3시간, 그리고 취침!.. 다른 스님들 다 자는데 6번스님은 못잠니다.

다음날 6번스님은 반원들과 강사스님 앞에서 강의합니다. 내용이 잘 정리되었으면

강사스님은 한 마디 강의 없이 듣기만 하다가  흐믓한 미소 지으며 " 자~알 되었습니다"  

하고 가실 때도  있습니다. 

이 논강제도는 1000년 이상 내려오고 있습니다.   

(풍진객님께 감사 드립니다) 철푸덕. ^^=

불광산 장안사(長安寺)는 통도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13년(67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쌍계사(雙溪寺)라 부르다가 애장왕이 다녀간 후로 장안사라 개칭하였다 한다. 고려시대 역사는 분명치 않고 임진왜란때 소실되었다가 인조 16년(1638년) 대의대사가 중건하여 여러차례 중건을 통하여 오늘에 이른다 한다. 그리고 장안사의 사천왕은 특이하게 양각으로 새겨져 있으며 온화한게 특이하다.

또 한가지.

대웅전 앞에 있는 탑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7과가 모셔져 있다.

척판암.

원효대사가 선정중에 혜안으로 살펴보니 당나라 종남산 태화사의 천명대중이 산사태로 매몰 되는것을 감지하고 ‘ 신라의 원효가 판자를 던져 대중을 구한다. “(海東元曉  擲板救衆)라고 쓴 현판을 불가사의한 신통력으로 날려 보냈다.

그곳 대중들이 공중에서 돌고있는 현판이 신기하여 모두 밖으로 뛰쳐나와 구경하는 사이 산사태가 일어나서 법당을 덮쳤으나 모두 무사 하였다 한다. 이같은 인연으로 목숨을 구한 천명의 중국 스님들이 신라로 와서 원효대사의 제자가 되었고 모두 성인이 되었다 하여 천성산 이라 하였다 한다. 불광산 자락을 오르다보면 있다는데 여건이 허락지 않아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

남의 실수에 웃어주고 나로 인해 슬프게 하지 않으며 언행이 마음을 따르지 않을 땐 엎드려 속죄 하리라. 스스로를 귀히 여기나 남에게서 지키려 하지 않으며 스스로 엄히 다스려 지키리라. 모자람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그것을 감추려 함을 부끄러워 할 것이다. 남은 평생을 대명처럼 살것이나 이룬 것 감추리라. 세상사 내 뜻과 다르니 비굴하지 않게 순리를 따를 것이나 옳고 그름에 어리석지 않기를 항상 경계 하리라

내 이미 원수가 되어 용서하고 사랑할 수 없더라도 그가 옳아 그 수가 늘어 감을 경계 하리라. 이 모든걸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동으로 옮기려 하되 기도하는 자세를 중히 여기지 않을 것이며 남은 평생을 그리 살기를 엎드리고 또 엎드릴 것이다.

** 거듭 밝히지만 소신은 변함 없으나 오해의 소지가 있고 다수의 정서를 고려해

심한 언어를 사용한점 유감으로 생각 합니다.** 굽벅.

못올린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