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 바베큐, sysop diary19

대관령산자락 시원한 정원의 바베큐 구이.

늠름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통닭은 가슴에 반정도 담긴 맥주캔을 안고 바베큐그릴속에서 두시간이 지낫다.

망중한 이라더니 산과 바다를 모두가진 강릉의 산자락에서 맛보는 여름의 호사일까.

폭염속에 두시간여 전부터 준비한 민교수는 그릴속 숯불의 열기에 땀에절어 수건으로 땀을 연신 훔치지만

내 마음속은 시원함과  망중한의 청량감과 고마운 기분에 젖는다.

아픔과 아쉬운 추억을 떨쳐내는 방법일까.

창립이래 아이카의 후원에 혼신의힘을 아끼지 않아온 김사장.

김사장 회사의 직원이며 아이카 의 회원으로 몇년전 혜화동의 정모에 참가하던 미스김.

여름 아프간팀에 동참하려다 겨울팀에 참가하려는 민교수.

모두 아이카의 식구들이자 주역들이다.

일본과의 합작으로 의료기생산에 막바지 정열을 기울이는 김사장의 망중한.

작년에 부친상으로 아픔을 씻어내고 싶엇을 미스김.

1년간의 교환교수를 마치고 갓 귀국한 민교수의 아픈부분.

지난 1월이래 추진해온 아프간팀의 현지사정 악화로 결국 포기한 나의 아픔.

각자의 아픔들을 숯불로 모두 태워버리고 제례를 행하는가.

늦은밤까지 복분자술과 직접담근 와인, 맥주를 마시며 아픔들을 나눠본다.

모두 서로 아픔을 가지고 잇는것은 알지만 어디가 아픈지 서로 묻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상대와의 대화에선 치유를 얻는다.

불교봉사단에서 독거노인 반찬등 봉사활동과 양로원 치매할머니 목욕등을 하신다는 보살님,

그분은 적십자소속으로 매월 3천원을 64명의 회원과 같이 내시며 그외 군에서 하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이시란다.

자신의 생업외에도 묵묵히 봉사를 하시는 분!

그분과의 대화속에 많은 위안을 느끼게된다.

교수도 아니고 내노라하는 단체나 기관의 장 도 아니지만 조용히 봉사를 실천하던

조용히 아픔속에 평범한 생을 사시는 그분에게서 정말 나로선 답을 몰랏던 부분들을

이야기를 듣고 답을 얻는다.

피러한 님을 바베큐파티에 초대하여 민교수와 김사장 모두 인사를 나눈다.

아이카 에 몇년째 빠짐없이 매주 좋은글과 말씀을 올려주시는 피러한님은 흔쾌히 와주시곤

박정미님과 소다미맘 등 아이카의 다른회원들도 많이 뵐수잇기를 기대한다고 말씀해주신다.

아이카의 후원의밤과 엠티 에도 따라와 격려를 해주시던 김사장,

아이카의 새로운 주역이 되어주실 민교수,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성원해주실 김대리 모녀,

지난 몇년간 변함없이 아이카를 격려해주신 피러한 목사님,

저 모든 분둘이 계심에 지난 5년간의 아이카 가 견뎌왓듯이

앞으로의 아이카 도 더욱 성장하겟지..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며

다같이 아이카 의 미래를 가꿔주겟지..

sysop diary시리즈 목차(현재 19편)

19, 숯불 바베큐                       아픔의 치유
18, 파병된 젊은이                    현지 코디의 중요성
17, D-33                                 5기 아프간팀 준비과정
16,해외봉사지역선정 06/6/21      해외봉사 지역선정과정
15,지천명의결의 06/6/17           해외봉사의 종류
14,외국인근로자 06/6/7
13,새벽3시 06/6/7
12,불원천리 06/6/3
11,친구의 손 06/5/15
10,여인의 지혜 06/4/28
9, 10개의 분임조 06/4/27
8, 무릎을 꿇을때 06/4/20
7, 결혼원정기DVD 06/4/12
6, 풍성한 느낌 06/4/10
5, 기록된 필름 06/4/9
4, 3년째 공지 06/4/8
3, 8차정팅 06/4/7
2, 인터넷파워 06/4/6
1, 시작하며 06/4/6

바둑일기 32, 목욕탕 바둑

대관령 산자락 전원주택의 넓은 거실 한곁에 놓여있는 바둑판은
두께가 여덟치는 넘어보이는 언뜻 고색이 창연하다.

상당히 오래된듯한 기반 임에도 덮여있는 종이덮개 는 오랜듯이 보이지 않는 언발란스 이나 소중히 다뤄왓음을 보여주는 주인의 애호품임을 보여준다.

2층 작은 마루 모서리에도 작지않은 두께의 기반이 또 있다.
덮개는 없이 반상엔 여러기물과 박스들이 쌓여있으나 주인의 바둑사랑이 적지않음을 다시 보여준다.

오래된 기반 들은 바둑돌역시 고색창연한 나무 통 속에 조개알이 곁에 잇기를 기대되지만 최근엔 접해본적이 없다.

집주인 민교수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가 된다.
오래된 바둑판을 서울나들이길에 한일바둑엔지 가져가서 반상을 다시 손을 보아 만이천원인지 주엇다고.
반상이 우들두들한것을 갈아내엇다는..

그래서 종이덮개만 새것이엇었군..

김사장 차속의 트렁크에 항상 싫고 다니는 한치짜리 판을 가져와 거실에서 대국을 시작한다.

팔순이 넘으신 민교수 부친은 슬그머니 소파를 반상 곁으로 당겨끌며 관전을 하신다.

공군대령으로 예편하신후 대한항공의 이사로 퇴임하여 이제는 백발의 단아한 모습인 부친은 "좋아는 하는데 두지는 못하신단다"

중2때인지 자전거로 안양의 친구집에 하이킹을 갓을때 그댁 할아버지와 조개알로 대국을 햇던 기억이 불현듯난다.

열네살 소년은 바둑신동이라 여겨졋엇는데 이젠 그저 초로의 내기군인가.

김사장과의 대국은 항상 피차 덤에 걸리는 호선칫수인데 결론은 항상 같다. 남는듯하여 조금이라도 양보하거나 물러서면 결국은 덤에걸려 덤을 못남긴다.

세상일은 절대 양보하면 안된다는
절대 한치도 물러서지말라는 교훈일까.
호젓함과 여유를 즐기려는 바둑에서 불퇴진의 빡빡함과 매순간 비수를 겨눠야한다면 모순일까.

민교수가 직접담은 복분자주 와 부친이 애호하는 배술(이화주)에 초저녁 인근 의사부부 20여명에게 바베큐 강좌를 한후 남겨 가져온 훈제바베큐로 깊어가는 밤은 서울의 폭염을 잊게한다.

산과 바다를 같이 즐길수잇다는 강릉은 휴식과 휴가를 즐기는이들에게 무릉도원일텐데 동치미막국수로 배를 채우고 경포를 둘러본후 정작 간곳은 엄청난규모의 찜질방이다.

찻속의 바둑판을 들고 들어선 찜질방에서 얼음방의 냉기를 몸에 축적한후 반바지 차림에 셋이서 대국을 한다.
오로4단 수준인 약하게만 생각되던 민교수는 의외로 김사장에게 선전을 하다 덤에걸려 몇집을 진다.
김사장의 과수를 정확히 응징하거나 끝내기에서 한두곳만 먼저 손이갓어도 남겻을 바둑이다.

아니 민교수가 저리 힘이 있엇나?
아니 김사장이 과소평가하다 저리됫겟지!

민교수와 내가 시작한대국은 포석 중반까지 유리한것이 전혀없이 이대로가다간 외레 엷은곳들 때문에 질 국면이다.
내기꾼끼리라면 상대의 압도적힘을 인정하며 손실을 최소화하며 판을 마무리지어야 할 상태인데
고교시절 문교부장관배에 대표로 나갓던것을 아는 동기에게 그냥질수는 없고,,
어차피 친선이니 한번 흔들어보기로 한다.

약한곳 부터 곤마로 모는척하니 두번째 세번째 까지 엮여 몰리다 결국 투석을 한다.
이기긴 햇어도 자랑스럽지못한 반면이군^^
화초들이 해충에 약하듯이 화초바둑 민교수는 역시 끈끈이 엔 못견디는군^^

판은 김사장과 민교수에게 넘기고 옆에누워 잠든다.
순식간에 두세시간은 지낫는지..

망중한의 여유를 만끽한다. 지난1월 이래 추진해오던 아프가니스탄 행을 현지사정 악화로 축발직전 포기한채 반년간의 노력과 포기의 후유증 등 심신이 지쳣엇다가 이곳 강릉이 내겐 무릉도원이군.

서울에서 꿈의구장에서 바둑을 둘때는 뭔가 항상 기록과 승부에 여념이 없는 박찬호선발 등판이나 이승엽의 400호 홈런처럼 항상 무언가를 만들어내야한다는 강박관념속에 잇엇던 것인지
바둑을 두는것도 즐기는 것은 아니엇던듯 싶다가

이곳 산자락에서 의 대국과 목욕탕에서의 대국은 편안한 바둑이다.

아프간에 집중하느라 하려고 매니아광장에도 자주못오며 글쓰기는 언감생심 내지를 못햇엇는데 정작 중단되어 이곳 산자락에서 앞뒤를 돌아볼 여유를 갖게되는군.

Refresh라는 고상한 단어를
잊고잇엇던 단어를
민교수의 말처럼

친구를 돌아보며
주변을 돌아보며
바둑을 돌아보며

광장벗들을 송구한 마음으로 그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