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 133, 병원의 토요일

토요일인데 병원에 나갔다.

아침 일찍 눈이 뜨이니 시간에 공포감을 느끼기 보단 병원에 습관적으로 나선다.

세수도 하지 않고 면도는 물론..

빨리 나가야지 이 순간을 놓치면 자다 깨다 티브이를 멍청히 보다 라면에 소주이다.

아침 7시 콜센터 상황실을 보아야 할 직원도 나오지 않았다.

7시 Day 근무에 나와야 할 젊은이 하나도 안 나왔다. 개판이군.

전화를 하니 그제서야 잠에서 깬 청년은 10여 분 만에 도착한다. 집이 정말 가까운가 보군!

어제 8/26/금요일 하루에 많은 업무가 쌓였다.

총무팀엔 자체감사라며 보안 소장은 불려와 유단자가 셋 이상 되어야 하는데 아니어 자술서를 썼단다.

총무팀장의 준비를 잘 하라는 전화와 총무과장은 직접와 대기하라는 말씀에 행정담당을 퇴근을 안 시킨채 대기시킨다.

61병동 재활에선 수선생이 전화가 와 Claim을 제기한다.

기획경영팀에선 제안서가 접수되었다며 회신을 원한다.

나이트 근무에 고가 藥은 이송이 금지되어 있는데 제안서를 내 개선을 원한다.

제안서가 채택이 되면 30만원을 받으니 안되도 그만 이란 심정으로 질러보는 것일까?

총무과장과는 이른 아침 충원에 대하여 협의하다가 근거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이 모든 카드를 충원의 기회와 계기로 삼아야 되는 것이겠지.

제안서에 대한 회신을 방법으로 현재 과부족인 인원현황의 설명과 나이트 근무 1명을 충원 할 때 필요한 인력소요 계산을 덧붙여 자연스레 5.5명의 충원이 필요함을 역설하되 병원에 제출하는 문서가 아닌 우리 본사에 보고하는 형식을 빌어 예기 할 수 없는 반향의 위험도 줄인다.

사소한 일 하나를 처리하는데에도 바둑두둣이 수십가지 변수를 고려해본다.

관련 당사자들 끼리 허심탄회하게 협의하고 결정을 보아 진행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환자와 보호자들을 돕는 것일텐데.. 서로 면피를 할 근거를 남겨두고 자신의 문제점은 모른 채 해결 되는 것은 없이 서로 상대방의 무신경만 원망하겠지.

간호사들이 환자를 돕다 요통을 얻고 다쳐 병가를 내게되니 이송팀에서 해결해 달라는 취지이지만

간호사들은 병가를 얻건 다치건 공상처리가 되겠지만 우리 직원들은 다치면 14일 이상 병가는 허락이 안 되고 그 후엔 퇴사를 하여야 한다.

나이트근무에 고가藥은 직접 타 가야 하는데 이송에서 맡아 달라니 반장은 간호사들이 약국 옆 매점엔 쪼르르 잘 오면서 약 타가긴 싫은가보다고 타박이다.^^

약 관련 회신, 재활병동 회신 두 가지를 모두 마무리 지으며 이참에 충원을 다시 강조한다.

토요일인데 출근해 일을 많이했군 싶다. 월요일로 미루었으면 바빠 또 미루어 졌었겠지.

현장에서 책을 보거나 엘리베이터안 등에서 전화통속을 들여다 보다 내릴 층도 못 내리거나 병동에서 일을 마친 후에도 책이나 전화를 보는 직원들이 있더라는 두 의사 선생의 말씀에 공고를 붙인다.

적발시 바로 인사조치한다. 의사선생들이 한가해서 체크 한 것은 아닐테고 운영진에 속한 교수급이어 그런 말씀을 하셨겠지. 충원을 요청해도 마이동풍인 차제에 한가해 보이게하고 신뢰를 잃게 하는 것은 동료들을 해치는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공고에 덧 붙인다.

오후(이브닝)근무자 한 사람이 안 나왔다.

자기들 끼리 근무를 바꾸고 신고도 안 한채 내가 나오리라 생각을 못했겠지.

바꿔주기로 한 친구도 지각을 해 알게 되었다.

공고도 붙인 시점에 자충수를 두었으니 해고를 해야겠지.

뚱뚱이 행정담당은 몸살로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데 콜센터를 맡아 열심이다.

월말이어 본사에 보고 할 서류작업에 내가 초안을 작성한 서류들의 근거 데이타들을 만들려면 끝이 없을텐데 불평없이 그저 열심이다. 저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 내 역할일텐데. 그저 휴일이라도 열심히 무보수로 나와 이리 잔소리 하는 것이 열심인 것일까?

"쉬지도 않고 나오셔서 졸병들을 괴롭히세요?"

고참 선임자는 농담조로 인사를 건넨다.

그의 부인은 어디 지점장이고 그는 분당에서도 가장 비싼 어느 고층에 산다지.

서로 예우하고 서로 존중하며 기분좋은 보람있는 일터를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려운일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