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 132,

지난 6월14일 이후 두 달 가량 글을 못썻다.

너무나 큰 쇼크여서 심신이 황폐해졌었지.

정신을 놓는 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끈 떨어진 연 같은 기분이 어떤것인지 처절하게 느껴보았다.

살면서 수많은 역경을 항시 오히려 도전으로 생각하며 이겨왔는데 이번처럼 설마하다 맛보는 좌절은 처음이었다.

8/12/금

노동조합 설립기념일에 휴무를 못하고 근무를 하여 병원 전직원에게 하루치 일당을 지급한다더니 금요일 점심무렵 경리과 여직원에게 전화가 온다. 우리 회사분은 본사에 입금하였으니 가급적 빨리 직원들에게 교부하란다.

S의료원 상급자에게 연락을 하니 전화를 안 받는다.

핸드폰으로 계속 연락을 하고 메모를 남겨도 연결이 안된다.

얼마후 대표와 C의료원 사업장 순시중이라며 연락이 와 노조 교부금 건을 보고한다.

대표가 그 곳에 같이 계시니 팩스로 서류를 보내란다.

3시15분 C의료원 행정대리에게 전화가 온다.

대표가 분당으로 출발하셨단다.

몇 주 전부터 순시계획이 잡혀 있던 것이 그동안 폭우로 강남일대가 교통이 막혔다며 연기되곤 했었다.

분당병원 총무팀장을 만나고 온 대표는 흡족하신가보다.

지난 4월 교체되 투입된 이래 기대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어 병원측도 본사도 모두 만족하고있다.

세 병원의 장점을 취합하여 좋은방향으로 나아가고 상호 경쟁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대표는 말씀하시지만 수행한 팀장은 답이 없다.

청구와 섭외도 직접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표의 말씀에도 팀장은 묵묵부언이다.

청구는 재정권을 가지는 것이고 섭외는 외교권을 가지는 것이니 일제에 합병되어 망국의 길을 걸었던 대한제국이 빼았겼던 것 처럼 자주역량을 가졌느냐는 징표이겠지.

언제 어느곳에서 어떤일을 하던 진심으로 열심히 하면 그 댓가와 노고를 인정 받는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지만 역시 지난 몇 개월 새로 이 곳 분당에 와 일한 보람을 느낀다.

분당을 자원한 이유는 동백이 가까워서였고

심정적으로 가정의 안정을 원해서 였는데 정작 동백은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딸 둘이 시집가고 나면 합치자며 지난 5년 같이 보낸 세월의 무게가 그리 가벼웠을까?

수많은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과 이별은 흔한일이겠지만 왜 내겐 이리 다가오는 것일까?

그래 모든 것은 내 탓이다.

장부의 길을 걷겠다며 올곧은 마음을 가지지 못해서 였겠지.

S의료원에 7년을 있으며 병원일기 38편을 썻고, 마음만 먹엇었으면 천 편은 썻을텐데 하며 아쉬웠었지.

C의료원에 복직하며 2년 여 동안에 약 80편을 더 써 이제 130편 인지 썼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일기나 천 편을 쓸 수 있도록

인생의 목표를 인생의 마감을 그리 하는 것일까?

이젠 정년도 그리 멀지 않았겠지.

여인을 마음속에 두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겠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