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사14, 채근담

2011/8/21

한 번은 정리가 필요하겠지.

이젠 정리가 된 것인가?

유감은 없다.

내가 항상 그랫듯이 내가 잘못을 무언가 한 것이겠지.

정의롭지 못하고 눈 앞의 이익과 쾌락을 좇은 결과 이겠지.

헤어지자고 명확히 얘기하거나 보고싶지 않다고 한 마디를 했으면 쫓아갈 성격도 아닌 나인데.

주말에 한 번씩 만나던 것을 집에는 딸들이 불편해 하니 오지 말라며 밖에서 만나기 시작했고

주말에 second job을 한다며 못 만나고 전화를 안 받기 시작하더니 한 달 여 만에 집앞에 찾아가 세시간을 기다려도 전화도 안 통한 것이 그녀의 방식인가?

글을 쓴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유작으로 남겼다 사후에나 그가 어떻게 살았나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일까?

보이지 않으려는 글이라면 명작과 거장들도 없었겠지. 그들의 유품속에 남았겠지.

하지만 당대에 사실대로 쓰는 것도 쉬운일은 아닌 것 같다.

그녀에게 첫 키스를 한 느낌을 그레이아나토미 라는 글로 남겼었다.

해외봉사단 카페 주인장 서고에 보관하고 그 소중했던 느낌대로 평생 그녀만을 위해 헌신하고 싶었지만 5년 만에 이렇게 됐다.

주인장 서고에는 아빠의 다이어리 라는 제하에 예닐곱편의 내 글이 있었다.

2002년 1979년 이래 만나 결혼해 살았던 첫 여인과 헤어진 직후 심경들을 남겼던 것이지.

컴 고스톱을 좋아해 자신의 아이디 잔액이 없다며 내 아이디로 고스톱을 한다기에 알려줬던 아이디는

주인장 서고의 그레이 아나토미를 자신과 관련이 있는 글이어 부끄러워 지워버린 것일까?

선녀와 나뭇군 이란 제하에 여러편의 글을 쓰며 그녀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이렇게 되었지.

선녀조차 애 둘을 낳았어도 하늘옷을 찾자 돌아갔다는데 내 곁에 5년을 머물러 주었던 그녀는 내게는 영원한 선녀이겠지.

그녀는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이지.

곁에 있어 준 세월에 감사하며 마음속으로 그리면 그 것 만으로도 황감한 것이겠지.

이제는 남가일몽으로 더 이상 아파하지 않으련다.

그레이아나토미 가 사라진 것이 너무나 아쉬워 이 곳 저 곳 블로그 게시판 등을 찾아 보았으나 없다.

너무 안타까웠다. 선녀가 사라진 것도 아쉽지만 선녀를 처음 보던 기록이 사라진 것도 너무 안타까웠다. 업은애기 찾는다더니 매일 들고다니는 키뭉치 USB 에 저장이 되어있다.

라이처스 브라더스(Rightous Brothers)의 언체인드 멜로디(Unchained Melody)가 유일한 애창곡인 이유는 가사中 hunger라는 한 단어가 너무 절실하게 내 현실과 마음에 닿아 애창곡이 되었었지.

10여 년 전부터 부르던 곡이 아직껏 허공에 부르짖는 메아리없는 탐욕이었다.

그동안의 글은 이해를 구하기 위한 戀書이자 내 입장을 설명하고 아픔을 알리기 위한 도구였었지.

이제는 진정한 내 마음속을 내자신에게 얘기해보자.

젊어서부터 좌우명 이었던 채근담 속의 구하는 것이 없으면 잃을 것이 없다 라는 어휘를 지천명에도 처절히 반복한 것 아닌가?

유작이나 서고에 숨겨 둘 글이 아닌 무엇이든 써 보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