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얀마 소수민족마을 의료봉사후 소를 잡아 마을잔치 |
병원일기31, 보호자와 환자
스피커 소리는 병원전체에 울린다.
"CPR A3 16층4호..~"
심폐소생술을 긴급하게 해야할정도의 중환이 발생한 경우 병원전체에 하는 방송이다.
16층이면 심장쪽 병동이니 심장내과 나 일반내과 중환자실로 내려오겟군..
벌써 방송을 듣고 해당과의 닥터들과 인턴등은 이리저리 뛰고있다.
보통은 순식간에 관련파트 의사 간호사 원무과 등 수십명이 모이곤 한다.
당황한 보호자들은 혼절을 하기도 하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도 있어 세콤경비들도 여럿이 대기를 한다.
전에 언제엿는지 중환자실 내에서 한번에 두 베드가 CPR이 발생하엿다가 양쪽다 한시간도 안되 expire(사망)한 적이 잇엇지..
3월이엇엇는지 의대를 졸업하고 갓 새로 부임해온 인턴들은 하얀 새 가운 들을 입고 겁먹은 표정으로 죽 줄을서서 한명씩 교대로 환자위에 올라타고 심장마사지를 하느라 나중엔 전부 다 새가운들이 피투성이었다.
토요일이어 좀 조용하게 지나나 햇더니..
내과중환자실의 젊은남환 한분이 이동용 스트레칭 카트에 누운채 투석실을 갓다가 17층 내과 병동으로 이전 예정이어 보호자가 다섯이 다가온다.
샛노란 피부에 바짝말라 뼈만남은 빡빡머리의 초췌한 모습은 26세의 한창때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양손에는 압박억제대 를 둘러 침대난간에 묶어 손을 못쓰게 하엿다. 무의식중에 소변이 나오는 폴리라인을 잡아빼서 란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상태가 호전이 되어서 그런것이니 반가워들 한다.
씨피알 이 나서 불귀의 객이 되거나 그냥 호전되지 못하고 엑스파이어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면회객들이 기다리는 중앙의 앞문으로 나가지 못하고 사체를 나르는 뒷문 짐칸 에리베이터 로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허다하니 처참한 모습일지언정 회복의 가닥을 잡고 ICU 를 나서는 환자를 맞는 보호자는 기쁘기 짝이없다.
"올라가니 좋재~?"
다가서는 다섯중 부인인듯한 젊은여인은 환자의 기분을 호전시키려 애쓴다.
친구인듯한 네명은 안쓰러운 몰골의 환자가 몹시 놀라운듯한 표정들이다.
다른 젊은여인이 환자의 묶인손을 잡는다. 대화를 감히 시도를 못하는채 따뜻한 마음이라도 전하려는듯이..
"느끼나보제~"
"여자가 손을 잡아주니 느끼나 보제~" "얼굴이 환해지네~"
젊은 부인은 부러 농담도하며 환자와 보호자들을 웃음으로 유도한다.
그제서야 비장한 표정으로 침대를 둘러싼채 바라보기만 하던 남자친구들도 한마디씩한다.
"대가린 와그렇노~?"
항암제의 투여나 방사선치료등으로 빡빡이 되기전에모습만 기억을 하나보다.
오래전에나 만나본 친구인가보군!
"많이 좋아졋네~ 전엔 말도 못하더니~"
덕담을 하는 다른친구는 바로 며칠전에도 다녀간 친구인가보군..
심장내과 중환자실 의 환자중 경미한 환자 한분을 올려보내고 침상을 비워 16층4호 CPR 발생환자를 받는다.
예정보다 빨리 갑자기 올라가게 된 환자는 내가 제일 상태가 좋아 올라가나보다 싶어 좋으면서도 불안하기도 한것은 환자나 보호자나 마찬가지이다.
16층병동의 환자는 상황이 발생하면 일단 병동의 처치실(최근에는 어감이 안좋다고 진료실 이라는 용어를 사용)로 옮겻다 ICU 로 옮긴다. ICU 의 Bed 가 비기를 기다리는법인데 엉겁결에 자리를 비워준채 간호사와 보조원, 보호자들과 함께1604에 들어서자 CPR 환자만 처치실로 황급히 옮긴채 아직 경황이없어 나두엇던 병실의 짐을 옮기려 들어선 보호자 들은 다짜고짜 화부터 낸다.
"아직 환자가 내려가지도 않고 짊도 안 옮겻는데 벌써 밀고들어오면 어쩌냐고~"
6인실 병실의 옆베드의 환자와 보호자들도 이구동성 곁들며 한마디씩 한다.
"내려가고 천천히 옮기면 되지 그리 서두르느냐"
"폭격맞은것 같아 정신이 없네~"
친절교육과 상황대처에 익숙한 간호사는 계속 대꾸도 없이 미소만 띄운채 묵묵히 모든 불평을 받아들인채 나중에야 친철하게 설명을 한다.
"이 환자 분이 중환자실에서 자리를 비워드리느라 대신 급히 올라오신것입니다~"
1604 병실 안은 방금의 소란은 홀연히 사라지고
병실안은 일순 적막이 감돈다..
(31편 끝.)
작가의 말
당근돼지
달선공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