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하면 떠오르는것 두가지가 있는데 바로 장인정신과 사무라이 정신이다.

하찮은 우동 장사라 하더라도 삼 사대에 걸쳐 더 맛있는 우동을 끓이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인 정신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어린 아들이 장터에서 만두를 훔쳐 먹었다는 말을 듣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들의 배를 갈라서 만두속이 없다는것을 보여주고 말한번 잘못한 만두 장사도 목을 쳐서 죽여버리는 잔인함... 상반되는듯한 이 두가지가 일본인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것 같다.

그런면에서 요다야 말로 일본을 대표하는 기사 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무라이 요다, 장인정신의 요다...

십여년 누가 나에게 가장 싫어하는 기사가 누구냐고 물었다면 나는 서슴없이
“요다” 라고 외쳤을 것이다.

우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창호 를 번번히 이긴다는것 자체가 싫었고,
좀 거만해 보이는듯한 눈동자와 행동,
게다가 일본전통 의복을 입고나와 자신이 무슨 사무라이나 되는듯
그놈의 도끼 타법으로 돌을 바둑판에 내리 찍어
조용 조용하고 섬세한 창호를 깜딱 놀라게 해
바둑을 실력으로 아닌 무력으로 이기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내가 옆에 있었다면  바둑돌로 요다의 마빡에 힘껏 내리 찍어 주었을 것이다.  ‘너도 맛좀 봐라’

그러다 최근에 요다가  창호를 얼마나 존경하고 그에게 한수 배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게 되면서부터 요다에 대한 나의 선입관이 좀 바뀌게 되었다

요다는 상금이 작아서 일본기사들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한 국제 기전에 자원해서 참가 한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창호가 나온다는것 때문이었다.  창호와 한판이라도 더 둘수 있다면 상금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세상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마음 자세를 읽을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다음 대화를 보면서 요다가 창호에게 배우기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알수있게되었다.

한번은 창호와 대국후  복기를 하다가

“귀의 포석에서 이수는 창호가 처음 두는 수여서 좀 놀랐다”

라고 말하자 창호는 머리를 긁적이며,

“전에도 이수를 둔것 같은데…” 라고 말했다.

그러자 요다는 단호하게

“아니다, 나는 이창호 9단을 가장 좋아 한다. 그래서 매일 매일 오랜 시간 투자하여 공부하고 있고  지난 십 수년간 창호가 둔 모든 바둑을 복기하고 연구했기때문에 확실히 알고 있다.  이수는 단 한번도 둔적이 없었다.”

 대단하지 않은가?  창호 자신보다 창호의 기보를 더잘 기억하고 있는 요다...

국제 기전후 창호가 먼저 요다에게 술을 사겠다고 제의해 여러잔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고 하니,  이젠  창호도 요다를 그리 싫어하거나 거북해 하지 않는듯 하다. 호히려 호감을 갖고있는듯한 인상이다. 

바둑을 향한 진실함과 정열을 두고수는 서로에게서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몇번을 다시 태어나도 바둑을 둘것이고, 아들이든 딸이든 프로 바둑기사를 시킬것이다”

요다야 말로 사무라이 와 장인정신의 일본을 대표하는 기사가 아닐까…

(글의 흐름상 이창호 와 요다 노리모토 9단의 존칭을 생략했음을 이해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요건 덤으로 웃고 나가시라고...

요다 의 두얼굴. 검객 요다.

요다

두 요다, ㅋㅋㅋ 어떻게 보면 서로 비슷한것 같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