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

연인, 굴초, 천라지망, 무정 그 대명들이 그립다.

2004년 오로 매니아광장에 처음 글을 올려볼 때 그 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용기를 얻고 그 분들의 재미난 의미 깊은 글들에 감명을 받으며 흉내를 내 보기 시작했다.

그 후 바둑일기 제하에 140여 편의 글을 써 보았다.

문경 새재 조령에서 매니아광장 그 분들을 뵐 기회도 있었고 바둑인들 과의 모임은 좋은 기억 속에 그 후 바둑모임에 더 자주 참여해 보았다.

고성으로 찾아갔던 팔공선달과 저니의 덕에 작년 팔공산 첫 모임을 대구까지 가게 되었고 그 후 고성, 공주, 태백, 수원에서 그리고 올해 북한산까지 여러 차례의 모임과 중간에 오프모임이나 올 초 원주와 사당 모임 등 바둑인들 과의 모임 속에 용기와 격려를 얻은바 크다.

그 분은 동해안 북단의 먼 곳에서 대구로 서울로 공주로 불원천리 찾아오신다.

그 분은 어려울 때 전화 한 통이라도 격려를 잊지 않는다.

그 분은 고성을 찾은 기우들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들려 보내기 위해 섬세하게도 준비를 하셨다.

그 분은 글에 더한 생생한 소식을 위해 사진도 늦깎이로 배우기 시작하셨다.

십인십색 이라니 다양한 모습과 견해가 있을 수 있고 그래서 더 다양함 속에 배움과 얻음도 크다고 느꼈다. 지난해 경제적 어려움 속에 기원에서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릴 때 그 분들의 글과 격려, 전화 속에 용기를 잃지 않게 되고 올해 복직을 하여 그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자 처와 같이 북한산에 어렵게 시간을 내 참석하였다. 그 분들과의 만남은 내게는 신성한 제례의식과도 같은 느낌이지만 한편 그분들과의 순간과 흥취는 노래방에서 평소의 가슴속으로만 삭이던 것을 마구 분출하는 시간의 통로이자 출구이기도 해서 같이 참석했던 처 조차 평소 보지 못했던 내 모습에 놀랬었나 보다.

지난 연말 수원에선 노래방에서 갑자기 흐르던 눈물에 그 분들 중 한 분이 손수건을 준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장부의 눈물조차 격의 없이 보일 수 있는 곳이 내게는 그 분들과의 자리였는데 이제 그 분들 중 한 분이 떠난다니 마음이 안타깝다. 공식적 이야기는 없어도 여러 사람이 떠나기도 하고 오랜 은둔 후 다시 오시기도 한다.

공개적으로 매도하고 자의가 아닌 강제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끄는 것은 이상하다. 바둑 사이트는 여러 곳이고 오로광장 자격증 유무에 관계없이 친소에 따라 밖에서 만나고 안부를 묻는 다정한 통화를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매니아광장 을 滿花亭이라 칭하며 이곳에서 연을 맺은 이들이 삭탈관직을 당하고 귀양이나 간 선비처럼  동향 궁궐을 사모하게 강제한다면 그것도 웃기는 일이리라.

바둑을 좋아한다는 같은 취미로 이곳 오로에서 만난 바둑인 들과 그 중 매니아 광장이래 지난 10년을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바둑인 들을 만나며 그 분들과의 시간과 공감에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 어려서 배운 바둑을 역시 내가 잘 선택했었지 라는 자부심과 긍지 그리고 천직의 缘(연)까지 바둑과 관련이 커 작게는 광장에 감사하며 크게는 바둑 계에 조금이라도 이바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항상 생각해본다.

떠나간 그 분을 생각하며 전화 한 통에 그 분을 힘내시라고 지나는 말 보다는 이곳 광장에 그 분을 기다리는 분들이 나처럼 있으리라 생각하며 그 분이 편한 마음으로 쉬시기를 기원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