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계곡에는 애액이 넘치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가랑이를 벌렸다. 스르르 벌어지는 가랑이를 의식한 그녀가 부끄러운지 몸을 살짝 꼬았다. 그러나 그 부끄러움은 오히려 그녀의 숨결을 더 거칠게 만들었다. 가위바위보 할 때의 가위 모양으로 손가락을 벌린 그가 회음부와 음핵을 동시에 공략했다. 검지 손가락은 항문 언저리를 애무하다가 애액이 흐르는 조개 속을 들락거렸다. 그녀의 몸이 율동과 거친 신음소리를 반복해서 내뱉었다.

“아! 지금 넣어줘.”

그렇지만 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지금 삽입을 한다면 오르가슴에 오르겠지만 더 높은 경지를 포기해야만 한다. 한껏 뜨겁게 달구어진 솥에 물을 끼얹어야 한순간에 공중으로 수증기를 만들어 올리듯이 그녀의 몸이 지금보다 한껏 더 달아올라야 한다. 그는 삽입하는 대신 그녀의 음핵으로 입을 가져갔다. 입술로 부드럽게 터치를 하자 그녀의 허리가 휘어져 올라왔다.

“흐악.”

그는 그녀의 몸짓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의 혓바닥이 음핵을 가지고 놀이를 시작했다. 침대의 시트를 부여잡고 버티던 그녀의 손이 허공을 휘젓기 시작했다.

“어흐,,,,,어헉!”

온 몸을 강타하는 쾌감이 밖으로 터져 나오지 못하고 몸 안을 가득 채우며 휘돌자 그녀의 몸이 이겨내기 힘들어 요동하기 시작했다. 비명 같은 신음소리와 격렬한 움직임으로 그녀는 가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넣어, 빨리 넣어.”

“어디에 무엇을 넣으라는 걸까?”

그의 능청스럽고 끈적거리는 말에 그녀는 더욱 달아올랐다.

“조개에, 내 조개에 자기 육봉을 박아줘.”

“여기에 푹 박아달라는 거지.”

그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성기로 문지르며 말했다.

“아윽! 엉, 거기, 조개 속에 넣어. 빨리 넣어.”

말인지 신음인지 구분하기 힘든 소리를 뱉으며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성기를 잡았다.

“아! 이거 빨리 여기.”

그녀의 다른 한 팔이 그의 엉덩이를 붙잡고 끌어 당겼다. 조개 입구가 애액으로 미끄러운 탓에 그의 성기가 ‘뿌익’하는 소리와 함께 푹 박혔다.

“으아아,,,,으어!”

그녀는 차라리 한 마리의 암컷 짐승이었다. 그는 피스톤 속도를 높였다. 그녀의 고개가 좌우로 도리질하더니 목이 한껏 뒤로 젖혀졌다.
“,,,,,”

그녀는 마치 호흡이 멎기라도 한 듯 숨을 쉬지 않고 몸의 움직임도 일시에 멈춰졌다. 그는 깜짝 놀라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허!”

그는 눈앞의 광경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녀의 한껏 치켜 뜬 눈에서 세로로 자리한 검은자를 본 것이다. 경전을 읽으며 책에서나 나오는 묘사로만 생각했던 광경이었다. 경전에는 ‘고양이의 눈동자’로 표현되었었다. 그가 본 그녀의 눈동자는 완벽히 그 형상이었다.

‘경전 안에서 묘사되었던 광경이 현실로 시현되었다.’

놀란 그가 피스톤을 잠시 멈추자 그녀가 허리로 요분질을 시작했다. 조개가 계속된 자극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주체하지 못할 극도의 흥분에 휩싸였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일이 그를 한껏 자극한 것이다.

“나 사정할거 같아.”

그가 터지는 몸의 흥분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엉, 해줘. 지금 싸줘.”

그가 극치점을 향해 내달리자 그녀도 흥분이 극에 달했다.

“아! 좋아. 딱딱한 것이 조개에 가득 찼어. 으아악~ 나 낭떠러지로 떨어져!”

그녀의 외마디 비명 같은 말들을 자신이 알아듣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느끼며 그는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방안에는 두 짐승의 격정적인 신음과 몸짓만 가득했다.

“팀장님! 타구사고예요. 아니 캐디가 고객의 채에 맞았대요.”

마스터가 헐레벌떡 사무실로 들어서며 소리쳤다. 그렇지만 경기과 직원들이나 최승진 팀장은 그녀를 멀끔히 바라보고 있었다.

“마스터, 그런 사고가 한두 번이야? 좀 다쳤나본데 총무팀에 연락해서 구급차 부르라고 해.”

그들은 다친 대상이 고객이 아니라 캐디라는 것에 안도하고 있었다.

“조금 다친 게 아니야. 캐디가 의식을 잃었어.”

그제야 경기팀 직원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다.

“같이 가보자.”

최승진은 마스터의 카트를 같이 타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나인 턴하고 후반 2번 홀에서 사고가 났나봐,”

언제나 내기를 하는 팀들이 문제였다. 고객의 컴플레인도 사고도 게임이 과열되는 것이 늘 문제를 일으켰다.

‘돈 잃고 속 좋은 사람 없다.’

골프도 도박판이나 내기를 하는 게임 여느 게임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었다. 전반에 돈을 많이 잃자 일행 중 하나가 ‘만에 배판’을 외쳤다. 내기 판이 4배로 커진 것이다. 후반 홀을 진행하던 캐디는 과열된 분위기를 추스르려고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더구나 첫 홀부터 버디가 나오자 나머지 세 사람은 팽팽하게 날이 섰다. 2번 홀로 이동하는 카트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캐디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홀의 공략지점을 설명하고 있었다.

“야! 우리가 여기서 수십 번을 라운딩 했어. 이제부터 설명 안 해도 돼.”

머쓱해진 캐디가 입을 다물었다.

“너부터 치는 거잖아. 빨리 시작해.”

1번 홀에서 꼴찌를 차지한 고객은 이미 반쯤 이성을 잃고 있었다. 그는 일행이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자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연습 스윙에 몰두했다.

“윙! 휘잉.”

온 힘을 다해 채를 휘두르는 그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는 두어 발짝을 더 이동해 다시 자세를 잡고 드라이버를 힘껏 휘둘렀다.

“퍼억.”

연습스윙에만 몰두했던 그는 자신도 모르게 골프장 앞쪽 진행방향으로 이동을 하였고, 고객의 티샷을 지켜보고 있던 캐디의 목덜미를 강타한 것이다. 캐디는 비명조차도 없이 티 그라운드에 털썩 쓰러졌다. 휘어진 드라이버 샤프트와 한 마리 짐승처럼 바닥에 꼬꾸라져 있는 물체를 번갈아 보던 그는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

“아이쿠, 큰일 났다.”

캐디의 뒷덜미를 강타한 그 둔탁한 소리는 앞 팀의 진행이 늘어져 바로 뒤까지 바짝 따라 붙은 뒤 팀 캐디 연지의 귀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불길한 예감.’

급히 뛰어온 연지의 눈에 티잉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앞 팀 캐디의 모습이 들어왔다.

“마스터님, 아웃코스 2번홀에서 언니가 채에 맞았어요.”

그 순간까지도 어느 누구도 심각성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삽시간에 잔디가 피로 물들고 있었다. 파란 잔디에 스며든 피는 검붉은 색을 띄었다.

“빨리 제세동기 가져와.”

그녀의 몸을 살피며 응급처치를 하던 일행 중 하나가 소리쳤다.

“누구든 빨리 현관에 가서 제세동기 가져와요. 빨리!”

악을 쓰듯이 외치는 캐디의 목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골프장 전체로 퍼졌다. 최승진은 가던 길을 되잡아 클럽하우스에 가서 제세동기를 챙겼다.

“제세동기가 필요하다면 완전 심각한 상황이잖아.”

2번 홀 티잉그라운드까지는 600여 미터 남짓한 거리였지만 그에게는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모두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게 한 뒤, 피 뭍은 상의를 벗기고 제세동기의 패드를 부착시킨 다음 기계의 지시에 따라 처치를 시작했다. 출혈 탓인지 골프채의 타격 탓인지 그녀의 맥박과 호흡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가 도착했다. 그들은 제세동기와 응급조치 상황을 보더니 정확한 조치에 감사를 표시하며 환자를 옮겨 실었다.

“모든 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 다행입니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려 내도록 조치를 다하겠습니다.”

구급차가 출발하자 일행 모두는 황망한 나머지 잔디에 주저앉고 말았다. 마스터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고 있는 연지의 어깨를 다독였다.

“이제 우리 기적을 빌자. 네가 아니었으면 동료를 잃을 뻔했어. 어린 네가 참 침착하게 대응해줘서 고맙다.”

마스터도 연지를 다독이며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