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피겨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 중 하나가

미국선수로 출전한 나가수 선수였다..

이 아가씨의 short경기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디에선가 나가수의 경기를 보고 매력을 느낀 적이 있어서

김 연아가 기적을 이룬 뒤에 나가수의 performance를 기다렸다..

결과는 찬탄 그 자체.. 힘과 리듬이 잘 어울리고 있어서 126점이라는 점수가 어색하지 않았다..

마오의 경우 free경기는 좀 실망스러웠다.. 실수도 많고, 내 느낌으론 점수가 과대포장된 것이다..

해설하던 방 상아 의원도 의혹의 감탄사를 터뜨렸다.. 왠 점수가 이리 많어? 라는 느낌이었는데

나가수의 점수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쇼트에서 문제가 생긴 모양이지만, 프리의 수준으로 보면 이미 메달권이다..

문제는 이 선수가 연습할 향후 4년 간의 기간과 연습분량이 잘 어울린다는 데에 있다..

이번에 190점 정도를 받은 것 같은데, 무엇보다 몸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 키도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니

좀 더 커진다고 해도 김 연아 이상 갈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그리고

김 연아 때보다 상황이 한결 좋은 것이

무엇보다도 이번에 유나 킴의 성적으로 성공의 가시적 잣대가 형성되었다..

나가수는 이제 우선 190점을 반복해서 이루는 과정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한 해 정도가 가는 사이에, 2년 차와 3년 차가 되면 정상권에서 유나의 228점을 목표로 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더욱 환경이 좋은 것은

나가수의 경우, 지금 출발점이 좋기 때문에, 마오와 연아의 복합프로그램이 가능하리라는 것이다..

이번에 오서 코치가 말하는 것처럼 연아가 앞으로 더 선수생활을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트리플 액셀을 추가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지금이야 전체의 흐름을 유지하는 clean도 힘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익숙한 프로그램의 완성화만으로는 도리어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트리플 악셀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곧 마오와 연아의 결합을 말한다.. 그런데

나가수는 이미 수준이 있고 시간도 주어졌기 때문에, 애초에 연아와 마오의 결합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다.. 이것은 무슨 말인가 하면, 나가수는 228점 이상을 기대하면서 향후의 연수과정을 기획할 수 있다는 말이다.. 거기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지금 이미 마오는 quadruple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동작의 안정성이라는 면에서 이미 나가수가 마오보다 나아보이므로, 만약 마오가 4회전을 할 수 있다면, 나가수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의 연아와 마오의 복합이 가능한 데다가 4회전까지 결합한 프로그램이 기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망의 실현가능성이 현재론 미라이 나가수가 가장 뛰어나보인다.. 왜냐하면

김 연아는 대략 내가 아는 인간의 심정으로는, 더 이상의 정진의 동기가 충분하지 않다..

설혹 정진하여 더 나은 모습을 실현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한 번의 인생을 설계하는 면에서 굳이 그러한 노력과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경제학적으로 그런 한계효용이 있을까? - 좀 의문이다..

그런데 나가수의 경우에는 모든 상황이 잘 어울린다..

지금 나이가 만 17세 정도인데, 연령에 비해서 점수대도 괜찮고, 또

김 연아의 기록을 뛰어넘는 일 자체도 쉬운 것은 아니다.. 워낙에 기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거기에다가 김 연아의 기록을 넘을 수 있는 두 가지 더 추가요소까지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즉, 마오의 기술을 연아프로그램에 복합할 수 있고, 다시 거기에 4회전까지 추가하여 연습할 수 있는

동기와 시간과 재능이 주어져 있는 셈이다.. 사실 여기에서 더 생각을 해보면

그 이상의 상황도 주어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만약 4회전이 가능하고 숙달될 수 있다면, 그 경우 이미 남자선수들과의 차별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야 애초에 서로 다른가보다 하고 흘러왔지만, 여성프로그램의 내부요인에 의하여 수준과 체력이 강화개선되어서 현실적으로 여성선수들이 남자기술을 해내게 되어버리면 사실 상의 남녀성의 구분이 무용한 시기가 도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생각해보면, 여러 면에서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나가수라고 여겨진다..

곽민정의 경우 나가수보다는 현실적으로 기대치가 충분하지 못한 면이 있다..

나이가 한 살 밖에 차이나지 않기 때문에 4년 후에 두 사람의 연령차는 사실 상 의미가 없다..

그런데 지금의 실력은 나가수가 확실히 한 단계는 앞서는 느낌이다.. 그리고 연습할 내용이 4년을 채울 만큼 충분하다.. 그만큼 실력 자체가 작용할 여지가 더 많은 것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곽민정도 지금 점프가 안정적이므로, 퇴보의 가능성이 적다고 한다..

추가점이나 예술점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은 아직 소녀적이나

향후 2년 정도를 거치면서 몸매도 보다 굴곡이 있고 힘있는 모습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곽민정도 이미 180점대는 이미 시간이 확보해준 것 같은데, 다만 나가수에 비해선 발이 한 발 느린 것이 현실인 것 같다..

나가수와 더불어 미국의 유망주인 레이츨 플랫도 안정성은 있어보였다. 그런데

왠지 몸이나 동작의 느낌이 나가수보다 매력이 적은 것 같았다..

김 연아가 당장 그만둘 것은 아니므로, 그리고 그 사이에 곽민정이 성장해나갈 것이고, 또

그러는 사이에 어린 유나키즈가 성장할 것이므로, 아마 피겨소식은 앞으로 자꾸 들릴 것 같다..

이미 대회에서 곽민정을 이긴 적이 있다는 김 해진 등의 어린이들이 커가는 모습

곽민정이 과연 어떻게 잠재력을 드러내어갈 것인가?

나가수는 이미 보여준 자신의 매력과 예술성을 과연 기대대로 꽃피울 것인지, 플랫과 마오도 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니..

아마도 향후 4년 간의 피겨구경이 한가로운 벗꽃놀이가 될 수 있도록

갱제를 잘 살리야 좋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