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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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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조사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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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는 원래, 동일한 일을 형태만 바꾸었다고 속는 인간의 심리의 어리석음을 풍자한 것일텐데 아마도 그래서 동양고전들을 보면 마음 속의 원숭이라는 뜻의 심원이 종종 등장하기도 하는데 아마도 장자의 어딘가에 등장하였던 듯도 하다. 그런데 실제 생활을 하면서 느껴보면 조사모삼과 조삼모사는 좀 다른 효능을 갖는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가령 일이 많아서 마음이 바쁠 적에는, 분량이 많은 일을 뒤로 미루고 당장의 시간을 좀 벌어놓고 가만히 바라보면 이제 해낼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것을 뒤집어서 많은 일을 오늘 하고, 나중에 쉬자고 생각하면 오늘 하루의 부담이 무거워서 가슴이 압박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럴 경우 이것을 단지 원숭이에 속는 일이라고 비난만 해야 하는가? 우리 개인들은 말그대로 실존이기 때문에, 개인의 인생은 우리들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지 조삼모사라는 말을 듣고는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라고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고 해서 장자가 현몽해서 도토리를 선물로 주지는 않는다.. 막상 겪어보니 조삼모사가 실제로 더 편리한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 일단 힘과 휴식을 가지면 그 힘과 휴식을 가지고 주어진 조금의 여백을 사용하여 내일의 부담을 오늘 줄여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도 어느 정도는 구체적 그림이 나와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작은 하나의 지혜는 영겁의 지혜의 단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작은 여백이라는 것은 모든 여백, 즉 여백이 그림의 뿌리라는 사실의 증거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사람에게는 작으나마 증거가 필요하다.. 그 작은 단서를 빌미로 용기와 희망을 품고서 바늘틈을 비집고 키워나가면, 마침내 온누리가 모두 바늘틈일 수도 있으리... 어리고 성긘 가지 너를 믿지 아녓더니 눈 긔약 변치 않고 두세송이 피였고나 촉 잡고 가까이 헐제, 암향조차 부동터라... ** 신의 윙크가 인간에 주어질 때에 그것이 반드시 이마에 간첩표지를 하고 등장하진 않습니다.. 형태가 없고, 미약한 작은 실마리 그것은 마침내 두세 송이의 매화로 꽃필 수 있으며 다소 간의 향기조차 전해줍니다.. 어디에나 불씨는 있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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