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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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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일곱을 칠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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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참는 일에 관해서 소감을 적은 일이 있는데 오늘은 우연히 용서라는 주제와 그 참는 일이 닮은 점이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참는 일에 관해서 쓸 적에는 평소에 참을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느끼다가, 어느 고전에서 그런 내용을 발견하고 즐거운 마음에 쓴 것이었는데, 요즘 용서에 관한 글을 좀 보다가 오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예수님에게 묻기를 몇 번이나 용서를 하면 되냐고, 일곱 번 쯤 용서하면 되겠냐고 하니까 일곱 번의 칠십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건 좀 널리 알려진 구절이지만, 오늘 보니까 좀 달리 보였다. 즉슨, 인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결국 용서할 일이 없어지도록 하라는 말로 들리는 것이었다.. 참을 일이 없어진다는 말은 경계선이 사라진다는 뜻인데, 용서의 경우도 그렇다.. 용서라는 것은 우선 화나는 일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화가 나는 것은 어떤 경계선을 의미한다.. 결국 용서는 화를 내는 것과 반대라는 점에서 인내와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화를 내는 것을 강도를 약화시켜서 생각해보면 불만이 된다. 그런데 이전에 만난 구절 중에서 사랑에는 불만이 없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 말이 상당히 의미롭게 들렸었는데 아마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불만은 바로 경계를 의미하고, 불만이 좀 강해지면 화가 나고 화가나면 공격을 하고, 이것이 집단화되면 전쟁이다.. 그래서 결국 어떤 경계선이 문제되는 한은 고통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저 유명한 4성제의 고성제가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니까 멸성제는 사랑이고, 불만은 모든 전쟁의 단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고성제인 듯하다.. 그러면 용서할 일이 없어질 때까지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가 하면, 그것은 아닌 듯한 것이 자꾸 용서를 해버릇하면, 그 와중에 얻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마치 한번 참고 두 번 참는 과정을 통해서 결국에는 참을 일이 없어질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고전을 참조하는 이유는, 그런 식의 장기전망에 대한 믿음을 얻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자, 예수가 하는 저 말씀도, 자꾸 용서하고 일곱번 용서하고, 일곱의 칠십번을 용서해서 결국에는 용서할 경계가 사라지도록 해보라는 권고로 들리는 것이었다.. 하나의 경계가 있으면 불만이 있게 되고, 불만은 분노로 커지고, 분노는 공격을 낳고, 공격은 전쟁으로 화하므로, 뿌리는 불만에 있는 셈인데, 흔히 말하는 우울함이나 허전함, 쓸쓸함 같은 것이 대개 같은 계열의 증상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인간마음에는 이런 상황이나 심정에 괴롭기 때문에, 인간마음으로는 대책을 세우게 되는데, 원천해결을 도모하는 입장에선 사랑엔 불만이 없다고 하니까 사랑이라는 것 자체를 깨우쳐야 하겠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외로움이 발생하기 전에, 친구일가천인척지인그룹을 강화하고 또 전세금이 오르기 전에 돈을 더 벌고, 더 원천적으로 집을 사게 되고, 더 좋은 집을 사고, 그게 힘들면 돈많은 사람하고 결혼하고, 또 돈의 안전을 위해서 그걸 지키기 좋은 사람과 사귀고..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마음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가지와 이파리를 무성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뿌리의 원인을 해결하는 방향인데 물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근본주의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인간으로선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세상에는 점법과 돈법이 항상 같이 거론되는 듯한데 하지만 결국에는 원인해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구조적으로는 바른 이해력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즉 불만이나 화, 그리고 욕심이나 탐심이 생겨나는 근거를 잘 이해하는 것이 종내에는 유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인내심의 6단계라든가, 일곱 번을 칠십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이 갖는 의미는 참 돈독해뵈기도 한다.. 사실 기부라든가 보시, 혹은 십일조 같은 것들의 속사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여겨지는 것이 처음부터 최종적 결론을 바로 적용하긴 힘드니까, 우선 천원이라도 기부를 해본다든가 혹은 수입의 1할 정도를 세금으로 내어본다든가, 혹은 외적인 강제가 없더라도 여러 모로 양보를 해본다든가 하면, 1할 정도가 적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 그러는 과정에 형태없는 생명력이라든가 혹은 진여의 공덕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이 생겨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는 것이 세월이 흐르면 어제 1할이 적어도 살 수 있었는데, 여전히 일할을 줄여도 살 수 있고, 나중에 그런 흐름이 지속되면, 자신의 한계라는 것이 그다지 확실하지 않은 것을 느낄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런 경험과 노우하우가 축적되면, 당장에 손이 비어도 살 수 있어요.. 라든가 혹은 더 강한 마음도 생겨날 수 있다고 본다면, 그런 점에, 모든 마음을 비우는 선정의 연습 이전에 보시바라밀을 앞세운 선현의 입장도 드러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또 보면 노자에는 천리길도 발 밑에서 시작된다는 구절도 알려주고 있으니 이러고보면 선현들이 한 자리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요건을 일거에 말해주지는 않지만 여기 혹은 저기에 단서를 흩뜨리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세상에는 아마도 다양한 종류의 바둑책과 여러 전문가들의 기보집 같은 것도 전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결국 역사라는 것이 다 나같은 사람들이 성장하고 깨우치면서 모여서 만들어온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나 자신의 대책에 따라서 역사의 의미가 변해간다는 상당한 참여적 역사관도 있을 수 있고, 아마도 그런 발상과 불토장엄이라는 전문용어가 크게 멀지는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어느 새벽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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