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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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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하고 편안하다. 우리는 과연 어떨 때 어떠한 경우에 이 말을 써야 하는지 그 정도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름의 환경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해도 보편적으로 희귀본능을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생각하니 인간으로서는 어머니 일상으로서는 가정 그리고 일생을 본다면 자연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디를 배회하고 머물고 있을지라도 돌아 갈 곳이 있다면 그것은 외출이나 여행일 것이며 현실의 희로애락을 차지하고 기다림으로 행복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방황이 될 것이고 상실감으로 그리워 할 것이며 외로워 질것이다 하지만 갈 곳은 알아도 온 곳을 모르니 갈 곳 또한 낯설다 이것이 자연으로의 복귀 즉 죽음에 대한 우리들의 의문인 것이다 하루를 나누어 아침을 탄생이요 희망으로. 한낮을 젊음과 열정으로. 저녁을 노후의 안락한 휴식이라 한다면 뭐 그리 이상할 것도 없이 받아들인다. 이것을 사계절로 나누어 생각하면 너무 빠르다 생각하고. 십년으로 나누면 덧없다 애석해 하고. 시작과 끝으로 나누면 허무와 절망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돌아오는 매번의 내일은 기다리면서 같이 오는 죽음은 외면한다. 늘 살아있는 것들과 같이하고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나의 죽음은 휴식이 아닌 종말로 보고 인정하지 않으려 하면서. 힘들다 하면서도 이승에 남으려 한다. 무엇 때문에 그런가? 그것은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한다. 모두에게서 떠나야 한다는 것. 죽음이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난다면 저녁 퇴근길 집으로 가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일상은 쉬운데 인생은 어렵다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 화방사 대웅전
화방사(花芳寺) 화방사는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망운산 남쪽에 연죽사를 건립한 것이 최초고 고려 때 진각국사 혜심이 연죽사를 지금의 위치에서 서남쪽으로 옮겨 영장사라 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다시 서산대사의 제자 계원 영철 두 선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중건하고 이름을 화방사라 하였다 한다. 남해 3대고찿(보리암.용문사.화방사) 이기도 하며 경내주변은 천연기념물 산 닥나무가 자생하고 있고 특히 이충무공의 목비가 나라의 영에 의하여 보관된 곳이라 망운산은 나라의 봉산이 되어 화방사 스님들이 충렬사를 보위하고 있다 한다. 종무소를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다. 인기척이 없어 그냥 둘러보는데 종무소 뒤 등나무로 보이는 고목의 위용이 대단하다 아마도 몇 백 년은 묵은 것 같은데 별다른 안내가 없는 것이 이상하다 생각하고 걷다보니 공양소가 있었고 그곳에서 두런두런 인기척이 들려온다. 저녁공양 시간이었고 마침 나오시는 스님에게 화방사에 대해 알고 싶다 했더니 달리 제작된 게 없다며 두꺼운 화방사지를 주시며 가져가라 하신다. 한손으론 들기가 무거운 걸 받아들고 집으로와 펼처보니 으....한문투성이다. ^^;
▲ 일주문
▲ 종무소
▲ 화방사 야경
▲남해대교 야경 하루를 덧없이 보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수도꼭지 틀어놓고 세면하듯 한겨울에 러닝 바람으로 보일러 틀어놓고 생활하면서 세금 탓을 하는 이는 세월도 그리 보낼 것이고 평생을 휴식하고도 또 쉬려하며 영원한 휴식은 거부한다. 오늘 남해 산사 마지막으로 찾은 화방사에서 저녁을 맞으며 잠시 고즈넉한 산사를 느껴보려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다 쉬는 것이 무엇인가를 붙들고 있는데 대웅전 옆에 걸려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와 결국은 죽음까지 들먹인다. 그렇게 산사의 밤은 깊어가고 상념도 깊어가지만 보장 없는 내일을 위해 남해대교를 뒤로하고 휴식을 취하려 집으로 향한다. 이것이 삶이라 애써 자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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