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보급에 관한 논의가 생존전략의 하나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보급이라는 면에서 하고픈 말이 있다..

하나는 열한 줄인지 열 세줄인지

작은 바둑판을 보급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초보자의 경우, 기본룰을 알고서 끝까지 마무리하기가 처음엔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열한 줄 바둑판을 사용하면

집많으면 이긴다는 기본룰을 가지고

단시간에 승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바둑에 적응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다른 게임들의 경우 stage가 있어서 수준에 따라서 난도가 향상되는데

실력이 부족하면 바로 게임이 끝나니

처음엔 짧은 시간에 끝낼 수가 있고, 자신의 수준을 빨리 판별할 수 있다.

바둑도 열한 줄로 바둑을 두면 10분 정도에 한 판을 끝낼 수도 있을 것이다...

두 시간이 걸리는 바둑은 실력향상 이후에도 둘 수 있다.

오래 두려면 하루 종일이라고 못두겠는가?

그리고 내가 어느 형세판단책에서 본 일이 있는데

바둑판이 좁다고 해서 마냥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teaching like a pro인가 하는 프로연습자들을 위한 책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형세판단을 하라로 낸 문제가, 열 세줄인가의 바둑판으로 문제가 설정되어 있다.

여기에서 정확한 형세판단과 계산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열한 줄에서도 아마 바른 판단을 도출해내는 것은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바둑을 구조적으로 쉬운 단계에서부터 습득시키는 데에는 이게 더 나을 것이다..

처음부터 구조가 멀고 복잡하면, 일이 잘 안되는 사람을 형이상학적 고민에 빠뜨릴 염려가 많다..

열한 줄 바둑으로 10분 안의 게임을 자꾸 하다보면

구조적인 이치는 더 빨리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보급을 하려면 접근성이 뛰어나야 한다..

열한 줄 바둑을 보급하시라..

거기에 익숙할 무렵에, 열 아홉줄을 도입한다면

자연스럽게 심오한 판단력을 향상 시키는 멋진 게임이라고 찬사를 받게 될 것이다..

처음엔 승부를 빨리 볼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시간과 난도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열한 줄 바둑을 보급하시오.. ^^

 열 한 줄이 아니면 열 석줄이라도..

아니면 단계적으로

열한줄, 열 다섯 줄, 열 아홉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