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들은 왜 떠나는지 모르겠다.

가진 것이 허무해설까 가지고 싶은 것을 갖지 못했을까

아마 그래도 저래도 실망이 도리깨질 한 것 같다

기억나지 않는 씨앗에서 싹을 피워 존재를 알고 오뉴월 뙤약볕을 견딘 인내도

마당에 흩뿌려져 두들겨 맞고 껍질만 남는다

그리고 인고의 사리는 하찮은 열매가 되어 허기를 매우니

차라리 해충에 몸을 맡기고 미리 떠나도 무능도 자학도 아닐 것이다

가끔 무관심이 서럽거나.

도리깨질에 빈 죽지 되어도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는데

지금 서러운 눈물은 설익은 내가 매 맞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나에게 실망하고 나도 세상에 실망하고 또 나에게 실망한다

아직 밤길이다

이리저리 부대 낀 상처도 많다

떠나고 싶은데 이미 떠나온 길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뗏목위에서
내 의지의 노는 세상이 비웃는 대로 허우적거린다

너는 나에게 실망하고 나는 나대로 섭 할뿐이겠지만

언젠가

언젠가 말이다

공원벤치에 쓰러진 나를 보거든 몰래 술 한 병 두고 가거라

인생은

늘 실망스럽지만 뜻밖의 작은 고마움이 가끔  희망이 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