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인근은 대략 파악이 되었고

비교적 장거리 코스가 될 곳의 힉심지역을 가보려고 준비했는데

왕복코스는 곤란할 것 같아서 오늘의 목표점을 차타고가서

돌아오는 코스를 겪어보았다..

우선 오랜 만에 사진으로 인증샷을 해보면..

강의 양안으로 된 산책로의 돌다리를 건너고 있는 분의 모습이다.

누군지는 당연히 모른다..

돌아오는 코스의 거리는 7킬로미터 였는데

오늘의 시작점을 가보니 이쁘게 생긴 아파트 단지가 자리하고 있어서

이런 곳에 살면 날마다 양쪽에 물길을 보겠군..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녁 여섯 시 경에 시작한 도보에 도착예정시간은 8시 쯤으로 잡았는데

일곱 시가 지날 무렵이 되니 익숙한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게다가 비님이 오시는 소식이 강해져서

오늘은 길만 익히라는 말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좀 있다가 시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돌아오는 길에는 자리가 좋아보이는 사무실이 하나 보여서, 이런 데는 얼마나 하나,라는 생각에 물어보기도 하다가

한군데 서점을 들렀다가 김영사에서 나온 노자강의를 할인판매하는 코너가 있길래 재고 상태를 물었더니

환영한다는 눈빛으로 답을 해주어서 좋았다..  몇 년 전에는 그다지 친절한 느낌이 아니었는데

언젠가부터 만나면 일하다가 맞이하는 인사도 해주고 해서, 이 사람이 왜 바뀌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택시를 탔는데

내리는 사람의 몸짓이 이상해뵌다..

아무래도 술에 취한 것 같아서, 택시기사의 심정을 고려해서 나의 행선지를

전혀 술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더니, 그는 마치 아이고 살았구나,라는 느낌으로 방금 내린 손님의 일을 하소연하였고, 나는 또 그 상황이 반갑기도 하였다..

복식이 여행자같다고 하면서 사정을 묻길래

전후의 사정을 말했더니, 내가 모르는 정보도 하나 알려주었다..

측정과 기획의 힘은 좋은 것이다..

장거리 순례계획을 세우고보니 기본거리만도 4천 킬로미터에 달한다..

시고꾸 거리만 해도 1200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4천 킬로를 걸을 생각을 하니

하루에 40은 당연히 걷도록 연습을 해야 하겠고 그렇게 생각하니

평소에 걷기 귀찮던 거리도 매우 짧은 거리로 바뀌어버렸다..

오늘 거리만 해도 원래 계획대로래야 고작 두 시간 거리이다.. 그런데 한 시간 남짓을 걸어도 다리에 기별이 오는 것을 보면, 장거리 도보가 기획대로 되기만 하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은 당연하다...

밤길에 걸을 수 있기만 하다면

하루에 70킬로미터라도 걸을 수 있는 코스를 확보하였으니

오로상쟁도 잊고, 생활 상의 번뇌도 저절로 잊혀지는

멀고 먼 순례가 계속 잘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