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성격 좋고 사람 착한 후배가 내게 말하길.. 형님, 신윤복이가 여자랍니다..

어이가 없어서.. 누가 그러던데? 하고 반문하자..

누가 그러는게 아니라 신윤복이가 여자라는거 맞아요..

형님은 신윤복이가 여자가 아니라는 증거 있어요?..이렇게 말한다.

음..후배의 말대로 하면 내가 신윤복이가 남자라는 증거를 대지 못하면 꼼짝없이 신윤복이가

여자라는 말이 된다.. 어째 좀 웃긴다. 왜 내 쪽에서 신윤복이가 남자라는 증거를 대야하지?.

신윤복이 여자라고 말하는 쪽에서도 여자라는 증거를 대야 공평한거 아닌가?

소설과 드라마 <바람의 화원>.. 영화 <미인도>를 통해서 화가 신윤복 신드롬이 일고 있다.

그 열풍의 중심에 신윤복을 여자로 묘사하는데 있다고 본다. 얼마나 흥미로운 발상인가..

팩션(Fact+Fiction)이라는 말이 언제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를 통해 처음 그 용어를 접했다.

<다빈치 코드>도 엄청난 열풍을 몰고 왔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다빈치 코드>가 카톨릭과 기독교로부터 엄청난 분노를 사게 된 것은 소설에서

예수가 실제로 십자가 처형으로 죽은게 아니라 살아서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까지 하고

딸 아이까지 낳고 그 딸이 프랑스 모처로 피신한 이후 그 후손들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Fiction과  역사적 사실(Fact)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연결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돋우는 추리 소설 형식으로 만들어 작가의 의도대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팩션>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팩션은 있어 왔던 것 같다.

역사 소설이나 역사 영화, 드라마들이라는게 들여다 보면 모두 팩션의 짜깁기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내가 즐겨 보았던 <대왕 세종>이나 <이산>등등 모든 역사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어느 부분이 <사실>인지..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일반인들은 스스로 판단하기 힘들다.

관련된 지식이 별로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 얼마만큼 잘 교묘하게 <사실>과 <허구>를 짜 맞추어 흥미롭게 만든다면

일반 독자들은 그것이 전부 <사실>인양 믿게 된다고 생각한다.

팩션은 팩션으로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소설이면 소설로..영화는 영화로..드라마는 드라마로서

즐겁게 재미있게 즐기면 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팩션을 사실인양 그대로 믿어서 후배가 말하듯이.. 신윤복이가 여자랍니다. 여자 맞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화가 신윤복을 여자라고 믿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

아마도 오래 전에 죽은 신윤복 화가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서..

<누가 나를 트랜스젠더로 만들었어? 괘씸한 놈들>하고 호통치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