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의 본사.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500번지

《선운사사적기(禪雲寺寺蹟記)》에 따르면 577년(백제 위덕왕 24)에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창건하였으며, 그 후 폐사가 되어 1기(基)의 석탑만 남아 있던 것을 1354년(공민왕 3)에 효정선사(孝正禪師)가 중수하였다. 1472년(조선 성종 3) 부터 10여 년 간 극유(克乳)가 성종의 숙부 덕원군(德源君)의 후원으로 대대적인 중창을 하였는데 정유재란(丁酉再亂)으로 본당을 제외하고 모두 불타버렸다. 창건 당시는 89개의 암자와 189채의 건물, 그리고 수도를 위한 24개소의 굴이 있던 대가람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1613년(광해군 5)에는 무장(茂長)현감 송석조(宋碩祚)가 일관(一寬)·원준(元俊) 등 승려와 함께 재건을 도모, 3년에 걸쳐 대웅전·만세루(萬歲樓)·영산전(靈山殿)·명부전 등을 건립하였다.

이 절은 불교의 기본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왕성해지고, 불립문자(不立文字)를 주장하던 선종(禪宗)에서도 선리(禪理)를 근본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던 조선 후기에, 조사선(祖師禪)의 본연사상을 임제삼구(臨濟三句)에 입각하여 해결해 보려고 시도한 불교학자 긍선(亘璇)이 처음 입산수도한 절이기도 하다.

주요 문화재로는 보물 제279호인 금동보살좌상(金銅菩薩坐像), 보물 제280호인 지장보살좌상(地藏菩薩坐像)이 있으며, 대웅전(大雄殿)도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다.

[출처] 두산백과

선운사는 수없는 큰스님들의 발자취에도 불구하고 겸손하다

넓은 터에 전각은 수수하고 담백하며 감나무와 동백 야생차 밭의 정겨움

그 모든 것이 안으로 배어있고 은은하게 내뿜는 향기와 역사와 전설들이

선운산의 절경과 꽃나무들의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있다

하지만 중생은 어중간한 계절에 다가가 절정의 모두를 짐작으로 훑는다.

 

 

 

선운사는 미당 서정주선생의 문학 향기가 진하게 묻어있는 곳이고

주변 차밭에서 유명 드라마를 촬영한 곳이라 초행에도 낯설지 않았으며

대중가요와도 인연이 있어 송학사와 함께 우리에게 친숙한 절이기도 하다.

선운사를 둘러싼 담을 바깥에서 바라보니 경내 높이와 담의 높이가 비슷하여

가람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요즘은 담을 헐고 소통을 강조하지만 원래 내부를 가리는 게 목적인데

선운사 담은 경계를 가르되 세속과의 소통은 열어 놓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선운사에는 3가지의 특별한 나무가 있었다.

그 하나는 입구 좌측 개울가에 있는 송악으로.

주로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데 제일 북단에 있는 것이며

둘레가 80cm에 높이가 15m로 내륙에선 가장 큰 나무라 한다.

그 아래 앉았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전설이 있는 천연기념물이다

몇 달 전 하신행님이 디카 코너에 사진을 올려 주셨는데

인연이 닿으면 꼭 다녀오리라 한 것이 생각보다 일찍 오게 되었다.

송악
 

두 번째가 경내를 둘러 싼 동백으로.

그 엄청난 군락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는데

아마도 선운사 하면 가장 먼저 동백꽃을 떠올릴 것이다

언제 어떤 사유로 심어졌는지는 자세한 내용이 없으나 추측컨대

화재로부터 사찰을 보호하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심어졌는 것으로.

세 번째로 장사송이다

장사송은 선운사에서 도솔암 가는 길 진흥굴 바로 앞에서 자라고 있다.

수령은 약 6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는 23m, 둘레는 3.07m이다.

3m 정도에서 줄기가 크게 세 가지로 갈라져 있고,

그 위에서 다시 여러 갈래로 갈라져 부챗살처럼 퍼져 있다.

고창 사람들은 이 나무를 ‘장사송’ 또는 ‘진흥송’이라고 한다는데,

장사송은 이 지역의 옛 이름이 장사현이었던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며,

진흥송은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 앞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특이함과 아름다움으로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여기에 뭔가 설화가 있음직한데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비석 뒷면에 새겨져 있다는데 이 중생은 …….(__) 

장사송

진흥굴

 

산비탈의 높고 낮음은 우리네 인생처럼 험난하고

구름처럼 갈 수 없음이라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이 있건만

마음은 천리를 달리고 더딘 걸음은 더욱 애타게 하니

말에 오르기도 전에 채찍부터 휘두른다.

그렇게 발버둥 치며 살아 온 세월이 다시 까마득하여

내 도리가 없다면 여기 걸망을 풀고 누워 저 구름이나 농락하련만

머리 위로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나를 비웃고 계곡 아래로 사라진다.

몸이 따르지 않으면 모두가 거짓인데

생각만으로 자위하면 그 만큼 궁색해지고 게을러지니

늦겠지만 이룰 것 없음에 내 앞에 새겨진 업발자욱 따라

쉬엄쉬엄 가다보면 끝나는 곳 있으리.

가자 가자 이제는 등 떠밀려 내려가는 길

되돌아 오르지 못할 바엔 내 왔던 곳으로 가벼이 가야지

여기서 머문다고 등 기댈 곳 없는데 차라리 사족 눕힐 그 곳으로.

파란 가을하늘엔 구름 돛단배 떠가고

맑은 시냇가엔 단풍잎 배 떠간다.

내 마음도 유유해지면

세월 강에 작은 돛단배 되어 흔들흔들 가리라.

2012. 10. 8 선운사에서 法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