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마을 같은...

 

환경이 일상과 가치관 그리고 인격의 판단기준을  이리저리 재단하고

서로 마찰을 일으키며 대립하게 만들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나름의 경험으로

자기만의 논리를 정립하고 모든 인생사 약분의 공통분모로 사용하며 이것이

퇴적되어 쌓여가다 화석화된 자신만의 역사를 가슴에 묻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이론과 실전에서 엑기스만 걸러 옳은 가치관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고

그렇지 못한 아집으로 소통에 장애가 많은 이도 있을 것이며 무지하거나 분별하기

싫어서 이도 저도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자신을 알리고 싶은 사람들

상대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 잘못을 아는 사람들의 알리는 방법이 문제라 본다.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것과 그것으로 희생되는 사람들 그리고 회생하는 사람들이

과연 그것을 절실히 원하는지 절대다수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것인지 국지적인 것인지

그 판단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 다른 생각들은 수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자신이 명분을

얻고 저 하는 게 많은지에 과연 솔직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 봐야 할 것이라 본다.

나에게는 너무 먼 길이나 방향은 그리잡고 벌레처럼 굼틀굼틀 기어가고 있다.

또 사설이 길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만나서 서로를 알아가다가 가끔씩 충돌이 있었지만 이번에 우렁각시와

근 15일간의 전투를 치르고 서로 상처뿐인 화해를 하고 우리는 장육사로 달려갔다.

대가리를 108번 쳐 박고 반성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며 우리는 늘 그렇게 화해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사는가? 

 

 

▲ 고향마을을 들어서는듯 정겨운 장육사 전경.

 

 

 

 

 

▲장육사 대웅전

장육사는 고려 공민왕 때 나옹왕사가 창건했으며, 주요 문화재로는

건칠보살좌상(보물 제993호), 대웅전(유형문화재 제138호)를 비롯하여

영산회상도(유형문화재 제373호)와 지장보살도(유형문화재 제374호)를

모시고 있는 유서 깊은 고찰이다.

 

참고로 홍련암은 나옹왕사가 모셔져있고 벽면은 연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있는 게

특징이며 세종 때 화재와 임진왜란 때 전소되어 몇 번의 중건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

나옹 혜근(1320~1376년)스님의 고향인 이곳에 장육사를 창건하였다고.

 

청산은 나를 보고.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나옹선사  -

홍련암 대나무 숲에서 처연한 장육사를 굽어보며 벌레같이 굼틀거리며

꾸역꾸역 살아온 삶이 하도 부질없음에 돌아가길 망설인다.

하지만 어쩌겠나. 나는 벌레인 것을...

돌아가서 벌레로 살아 내가 뭔가로 존재하듯 나를 원하는 것의 먹이가 돼야 하는걸.

숙명이라 천적이라.

우리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련과 지겹도록 따라 다니는 악연을 두고 그리 말한다.

떨쳐 버릴 수 없는 그림자를 발목에 매달고 고양이 제 꼬리 물듯 빙글빙글 돌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숙명이. 시련이 곧 삶이요. 천적이 곧 자연의 조화인 것을.

내가 싫어하는 것이. 나를 싫어하는 것이 뜻대로 될 것인가. 그대로가 자연이 아닌가.

아무리 신중해도 숙명처럼 가야할 길이 있고 천적은 때를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다

어리석어도 무지해도 순리에 거스르지 않음이 해박함에 뒤지지 않으며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미련한 몸짓이 현란한 혀 바닥을 이고 앞서가더라.

그저 있는 대로 인정하고 살아보려 함이 최선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적응하려 한다.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이미 각자의 영역이 있음이고 조화를 위한 생멸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니 절실할 것도 불필요한 것도 없음이라 생각해본다.

하지만 허기진배 다르고 채우는배 다르니 이를 욕심이라 감히 말하고 주린배 동여맨다.

법당 앞에 조아리고

두 손 모아 합장하니

만겁 업장소멸 이룬듯하다

청아한 목탁소리

낭랑한 독경소리에

가슴 깊은 곳 피어나는

뜻 모를 서러움이란.

▲ 대웅전 현판 추마에 길다랗게 늘어선 4개의 용도는 뭘까요? (선착순 1명 오로볼 5개) 

*** 글을 올리고 보니 오늘이 산사길 만 2년이 되는 날이네요.
      강원도 건봉사에서 발원하여 청도 운문사를 시작으로 어언 96회.

      가끔씩 회의도 느끼고 포기하고픈 시간도 있었는데...

이제 마무리로 들어 가면서 시덥잖은 글에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기우님들께 엎드려 감드리며

깊이깊이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철푸덕. ^^=

한해 마무리 짱 하게 하시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