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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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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출이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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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에 글씨나 그림이 등장하고나면 바탕의 백지는 잊혀진다.. 노자의 제 1장을 보면 출이이명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핵심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나오고나서 이름이 달라졌다는 말이다.. 그러면 무엇의 이름이 달라졌다는 것일까? 그 앞구절은 차양자동,이라고 되어 있다. 이 둘은 같은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면 그 둘이 나타내는 것은 무엇인가? 다시 그 앞을 보면 고 상무욕이 관기묘, 상유욕이 관기요, 차양자동 출이이명... 이라는 식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모든 의도를 쉬어서 묘를 보고, 의도가 있으면 가장자리, 즉 이름과 모양새를 보게 된다... 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요,를 보는 데에 길든 것이다.. 그러니까 묘를 보려거든 무욕, 즉 모든 의도를 쉬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여기에서 상무욕이관... 이라는 구절을 푸는 다른 방식도 있지만, 대개의 얼개는 비슷하다.. 그런데 맨 앞을 보면, 그래서, 즉 故라고 말하고 있으니, 앞에서 어떤 논지가 있었다는 말이다. 그 논지가 있고난 후에, therefore라고 말하는 셈이다... 그 앞을 보면 무명천지지시 유명만물지모,라고 되어 있다. 그 후에 고 상무욕이관기묘, 상유욕이 관기요 차양자동출이이명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런 이름이 없음에서 천지, 즉 현상계가 나투었고, 이름있음이란 만물의 영역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체로 마음의 습관들이 이름의 형태로 저장된다고 해서 명언종자라는 말을 쓰곤 하는데 그래서 이런 식의 논리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 무욕과 무명이 통하기에, 그래서 무욕으로 묘, 즉 무명의 사태를 관하고 유욕으로 유명의 사태를 관하게 되는데 묘와 요는 뿌리가 같은 것이지만, 현상계가 나툰 후에 이름이 갈린 것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즉 열반과 생사가 같은 것이지만, 현상적으로 보게 되면 이름을 다르게 붙일 수밖에 없어지게 되었다고 말하는 셈이다.. 그래서 맨 앞에 나오는 말이 가장 유명한 말이다..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비상명 그리고, 차양자동출이이명,의 다음에는 이렇게 된다.. 동위지현, 현지우현 중묘지문... 다같이 불가사의한 것이다.. 즉 묘와 요라는 것이 현상이다 본질이다 해서 이름이 달라졌지만, 원래 뿌리가 같은 것이므로, 알고보면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제대로 보고나면 심심막측한 것이라는 말인 것 같다.. 이리보아도 불가사의하고 저리보아도 불가사의하니 만물이 모두 불가사의하다는 말이 되지 않는가 싶다.. 법화경에서 유명한 구절로 제법이 본래 적멸의 모습이라는 말이 있는데 현지우현 중묘지문,이라는 노자의 구절과 거의 같은 말씀이 아닌가 싶다.. 결국 노인들은 항상 같은 말은 하는 셈이다.. 아마도 대학시절에 노자를 처음 읽어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구체적 생활연관은 발생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른 후에, 어려운 일은 그 쉬움에세 도모하고, 큰 일은 그 (큰 일의) 작음에서 행하라는 구절과 맞아떨어지면서 구체적 애정이 생기게 되었었다.. 하나의 텍스트에서 이 구절은 다른 구절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후에 다시 유사한 구절이 다른 맥락을 알려주는 식으로 진행되더니 아마도 참 신기했던 순간이라면, 제 2장이 상대와 절대를 논하는 것이라는 것에 착안하게 된 일일 것이다.. 우리의 인식이 분별에 의한 상대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었다.. 고하상경, 음성상화 운운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제 1장은 안개비 속에 숨었었는데, 그 다음 해 쯤에 다시 제 1장의 저러한 구조가 모습을 보이는 듯도 하였었다.. 처음 읽어본 노자해설은 얼마나 몽롱하였었던가, 그런데, 그것이 道路 navigation과 같은 구체성을 가지고 등장할 줄이야.. 아마도 이러한 구체적 정황증거들이 다들 있었기 때문에 역대의 수다한 해설서들이 그 감격과 환희와 감사함에 토대해서 등장했을 것이다.. 차양자동,인데, 출이이명,이라는 말은 우리가 항상 바깥에 살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안을 강조하겠지만, 본래의 취지란 아마도 이러한 사태의 전모를 밝히 알라는 뜻일 것으로 짐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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