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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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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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말에 니르구나,라는 말이 있다.. 구나가 없다는 뜻이다.. 구나를 영어로 attribute라고 하는 것을 보면 니르구나는 아무런 속성도 없다는 뜻이 된다.. 앞에 붙는 니르,라는 말은 니르바나라는 유명한 용어를 보듯이 부정하는 접두사인데 칠조어론을 보면 니르바나도 아니고 니르구나도 아니고 니브리티,라는 말을 쓰고 있다.. vritti는 대체로 보아서 진동을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pra브리티,라는 말은 진동 이후의 존재를 말하고 니,브리티는 아무런 진동이 있기 이전의 적멸을 의미하게 되는 것 같다.. 바둑판 위의 줄이 시간이라면 판은 공간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줄도 판도 없는 셈이다.. 니브리티,라는 말을 볼 때엔, 아직 니르바나,라는 말이 더 친숙했는데, 니르구나,까지 합쳐서 음미해보니 상황이 보다 입체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바나도 없고 구나도 없고 브리티도 없다고 표현하면 특성이 좀 더 선명해지지 않는가? 이전에 읽은 소설 중에서 구나의 먼 바다,라는 것이 있었다.. 그 저자는 혜암 스님이라는 유명한 분의 법어집도 편집하고 했었는데, 구나의 먼 바다,라는 말이 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구나라는 말이 속성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소설의 내용은 구도소설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고매한 취지를 담고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때문인지, 제목의 구나는 왠지 호의적 뉘앙스일 것이라고 예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니르구나,라는 말을 음미하면서 생각해보니 구나의 먼 바다는 흔히 말하는 인생고해,를 말하는 것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구나 저런 구나 등등이 끝도 없다는 것이다.. 속성이 있으니 부딪힘이 있고, 고통이 불가피하지 않겠는가? 인도에선 대개 구나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사트바 라자스 타마스 등으로 구분하는데 라자스가 양, 타마스가 음,이라는 식으로 구분되는 것 같다.. 사트바는 그 둘 다 아닌 어떤 순수성 같은 것을 의미하는데, 니르구나,라는 말은 그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구나의 먼 바다,라는 제목이 의미롭게 풀린 것 같아서 한 자 써본다.. 4성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성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따금 했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단지 개인들이 겪는 고통을 의미하는 것보단 보다 일반화된 취지라고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즉 구나의 먼 바다에선 충돌이 불가피하므로 고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바로 고통이라는 주제에 대한 거룩한 understanding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성제가 뿌리가 되어서 나머지 집멸도 성제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이따금 했는데 구나의 먼 바다,라는 타이틀이 파악된다는 것은 오딧세이의 항해도 귀향의 날이 가까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또한 노인과 바다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흘 밤낮을 고기 한 마리도 못잡았다가 한 마리 기회가 오자 그 기다림의 세월에 힘입어 끈덕진 사투를 하는 노인.. 그에게도 한 명의 산티아고가 없지는 않았었다.. 패관 박상륭의 무심,을 보면 어떤 단편에 죽음을 앞둔 어떤 사람의 노인과 바다에 대한 해석이 등장했었는데, 구나의 먼 바다,라는 제목에서 다시 노인과 바다가 연상되기도 한다.. 연관검색아: 노인과 바다, 구나, 박상륭, 무심, 니르바나, 니르구나, 니브리티, 라자스 타마스 사트바, 고성제, 사성제 et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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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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