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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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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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을 돌리는데, 백홍석과 박영훈의 명인전 판이 나온다.. 장수영 9단의 해설을 듣는 순간 문득 드는 생각이 내가 너무 원론을 고집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시절에 바둑을 깨우치려고 애쓰다가 고생만 했던 일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기본공준을 알고나서 자신 나름대로의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면 되는 것을 당시엔 무언가 일정한 수준을 깨우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인지 본질적 깨우침 같은 수준을 스스로에게 요구했었다. 아마도 지금 생각해보면 집이 많아지도록 노력하는 과정에 조금씩 늘어간다는 단순한 이치를 몰랐던 것 같다.. 바둑이 집내기 게임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그 잣대를 가지고 궁리하다보면 바둑은 늘게 마련이고, 그 과정에 타인의 경험들도 자연히 도움이 되는 것을 객관적 잣대가 과도하게 서둘러 개입했던 것이다.. 인생일반도 마찬가지이다.. 선진국이나 개명한 세상이라는 곳이란 아마도 결국 인생에 정답은 있을 지라도, 그러나 과정 상으로는 가능한 한의 자유가 주어지는 그런 나라일 가능성이 많다... 공분모가 이미 형성되었기에 어지간 한 일들은 그냥 그 개인의 인생과 판단과 경험을 위해서 허용될수록 탄력과 생동감은 사회적으로 강해지고, 개인의 생명력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나 사회에 이미 정답이 서둘러 개입하면 그 개인과 공동체는 맛을 잃고 말 것이다.. 수준과 형태에 집착하여 과정을 도외시하는 탓이다... 당시에도 나름 잘난 선수들도 있었고, 그리고 선배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들 자신들이 살기 바쁜 청년들에 불과했으니 누가 이런 단순하고도 마음편한 이치를 말해줄 수 있었겠는가? 결국 지향점을 잘 이해하는 것이 방향성을 낳는데 지향점을 모른 채로 나름대로의 경험이나 깨우침으로 만사를 재단하는 것도 지극한 어리석음이겠지만, 그러나 또한 서둘러서 정답을 가정함으로써 과정 상의 운용력을 약화하는 방편적 집착도 큰 오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또한 애초에 주제가 무엇인지를 판단하기도 힘든 것이 바로 일체중생의 고난일 수도 있을 것이니 말과 말씀이 분간되기 힘든 것도 일정 부분은 어쩔 수가 없을 것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오전 8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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