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사범님과의 지도대국 여흥이 채 가시기전에 비오는 날 임이 오신다.

저 멀리 강원도 태백산 천제단에서 설인이 오시기로 했는데 비가 온다.

예부터 경사스런 날 비가 오는 것은 축복이라 했던가. 원래 비를 좋아하니

오히려 분위기와 느낌이 좋다 빈삼각묘님도 바둑계에 대발이시고 어저께 같이

하였으니 오늘 화제는 단연 바둑인으로서 안주거리로 충분하리라.

지난 10월에 천제단 바둑대회에 초청을 받고 설렘으로 한걸음에 달려가서

김지석 Vs 송태곤 바둑도 참관하고 사리님 가족과 솔이농산님 내외 그리고

당근형님 형제분 황소님 여현님 선비만석님...모두 반가운 분들과 세상사 털고

바둑 이바구만 하고 술 마시고 프로기사와 기념사진 박고...

적어도 일 년은 농축해서 즐겁게 보내고 왔는데 거기에 빈삼각묘님이 있었다.

신세도 갚을 겸 지나는 길 있을 때 언제 한번 들러 소주라도 한잔하고 가시라 했는데

오늘 오시기로 연락이 왔고 뒤늦게 알았지만 농심 배 참관으로 부산 가는 길에 들러

선달이랑 소주 한잔 땡기고 가신다는 것이다. 고맙구로 ^^=

인연은 밤비처럼 왔다가 긴 잠에서 어렴풋이 느끼듯 아스라하게 머물고는 아침이 되면

해맑은 태양아래 촉촉하게 마음을 적셔놓고 이슬 몇 방울 떨어뜨리며 사라진다.

하루를 묵으며 점심을 같이하고 집으로 모셔 커피 한잔을 따라 놓고 바둑을 한판 두고

알바를 나가는 우렁각시와 시간을 맞춰 본격적인 인연확인 수상전을 펼치러 나갔다.

대구의 서민 안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막창 집으로 모시고 서로의 근황과 앞으로의

바둑계가 나아 갈길 어저께 둔 지도대국 이야기 글쓰기 이야기 종교와 정치 그리고

지역적인 편견을 배제하고 많은 이야기 수발을 더느라 술병들이 지쳐 쓰러져 간다.

서로 술값 계산을 하려고 화장실 가는 척을 하는데 맞수다

승강이를 하다가 선달이의 맥점을 집는 수에 주인과 빈삼각님의 항서를 받는다.

뭘까요? 헤헤 ^^ 바로 요겁니다요 .(주인장 단골하나 놓치고 싶은게요?)

이사람 저사람 눈치 보다가 주인장은 단호하게 말한다. (저. 묵고 살게 해 주세요_)

그리고 대안으로 제시한 노래방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아쉬움으로 집으로 돌아와 맥주를 한잔 더하고 잠자리에 들었고 그리고 아침을 맞는다

예전에 나작 팀들이 다녀간 팔공산 온천으로 달려가서 여독을 풀고 내려오는 길에

팔공산 순두부로 숙취도 달랬다. 그리고 커피 한잔을 나누며 컴 앞에서 얘기를 나누다

당근돼지 형님의 접속으로 서로 인사와 안부를 나누는 시간을 끝으로 일어섰다

방금 동대구역으로 배웅을 하고 컴에 앉았다.

부산 도착하면 볼 수 있을 거라고 약속했기에 생각나는 대로 몇 자 스케치 해보는 거다

인연은 그렇게 조용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로 날아와 물방울를 튕기고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더니  이내 메워지는 일상으로 지나가고 마음의 호수속으로 천천히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