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들렀다가 신동아에 실린 송창식 인터뷰를 보았다..
간간이 소문은 들었지만, 본인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독특한 사람이었다..
연령을 63세라고 해놓았는데 시대가 그런 파격을 허용했는지 아니면, 언제든 그런 개성들은 있는 것인지..
94년부터 자리에서 빙빙 도는 연습을 하루에 두 시간 한다고 한다. 그런데
1만일 동안 그 운동을 날마다 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엘 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라도 빼먹으면 전체 작품이 망가진다고... 그리고
기타연주의 기본 박자연습을 날마다 하고 있다고 한다.. 기본박자연습..
바둑은 결국 한 간 뛰기의 변형일 뿐인 셈이다.. ^^
예술고가 일지망이고 경기고교가 2지망이었다는 엉뚱함에다가
그렇게 애써 갔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온갖 유치한 빌어먹을 짓을 하다가 스무 살에 정신을 차리고
시작한 고유한 삶의 궤적을 평생 지속하였다는 다양한 내용들을 보니
엉뚱하기로 하면 조영남인데, 송창식도 못지 않은 사람이었다..

조영남도 근자에 아쉬운 면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그 독특한 노래실력은 경탄을 자아내게 하였고, 해박한 안목을 가지고 도올이나 이윤기 같은 사람과 원만하게 어울렸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했는데, 근년에 들어서 몇 가지 구설에 휘말리면서 왠지 그 자유스러움이 손상되어 가는 것 같다.. 그의 세대가 아니라면 탄생하기 힘든 개성이라고 느껴진다..
예수와 시인 이상에 관한 저서가 있기도 한 그 자유로운 창법의 복합은 그다지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여러 모로 아쉬운 느낌이 든다..

프랑스에선 요즘 파업시위가 목하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연 라 마르세이유의 나라라고 할 만하다..
연금을 개혁하는 것은 아마도 연금지급 시기를 늦추는 내용인 모양인데
때마침 사르코지와 연관된 불쾌한 커넥션의 혐의도 드러나고 해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새로운 68의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류역사에는 묘한 흐름이 있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사한 흐름이 생겨나곤 했던 것 같은데
나도 시간이 흐르면서 접하고보니 프랑스의 68이라는 것이 소위 포스트모던 같은 것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나로선 고교시절에 모던,이라는 말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였었다..
김광균의 가로등 같은 것을 보면, 내가 그 시를 보는 당시보다도 더 이전의 내용인데, 왜 그걸 모더니즘이라고 하는 지 알기 힘들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바로 근대문명의 분위기라는 것을 나중에야 조금 이해하기도 하였는데
포스트모던이라는 말도 그래서 처음엔 낯설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근대세계의 특성이 있는데, 그런 식의 근대가 사람을 부속품처럼 만드는 경향이 생겨나니까
이대론 못살겠소,라는 것이 대체로 포스트모던의 분위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프랑스의 68이 바로 그런 식의 흐름이었던 모양인데
당시의 분위기에 방점을 찍은 것이 고교생들의 시위참가였는데, 지금도 또한 고교생들이 파업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고교생들이 벌써 지금 논의되는 자국의 이슈가 자신들의 미래의 생의 모습과 연관된 것을 자각하고
생의 주체로 나선 셈이다... 과연 혁명의 나라이고, 사회의식이 앞선나라인 것 같다..
한국같으면 핏빛 빨갱이라는 소리가 들릴 분위기인데, 거기선 파업지지율이 70퍼센트가 넘는다고 하니
좌우의 개념과 독립운동사, 그리고 남북분단 등의 제반사정이 뒤섞여버린 우리나라의 사정이 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오랜 만에 토요일이 좀 덜 바쁘니 손가락이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