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가 저녁을 먹으면서 테레비를 보는데, 다시 100수노인이 등장하였다.

107세라고 적힌 유 옥순 할머니는 57세의 아들과 사는데

네째 아들이 퇴근하고나면 직접 밥상을 차려서 함께 드신다..

식사 후에 양치질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빨이 하나와 절반 밖에 없다..

그런데 대화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시내버스도 혼자서 타고 댕기고

수퍼에 들러서 물건도 직접 구매한다.. 무슨 양조간장도 구하고 부침개용의 가루도 사고

커피를 좋아해서 며칠 안에 손님들과 함께 한 푸대를 해치우신다..

이빨이 하나반인데 대화가 원만한 것이 눈에 띄었다..

나는 조주스님이 이빨이 하나라는 말이 일종의 비유가 섞이지 않았을까 궁금한 점이 있었는데

유 할머니가 구체적 사정을 보여주고 들려준 셈이다.. 이빨을 벌려서 손으로 가리키면서 보여주었으니 학실^^하다..

평범한 노인이 107세에다가 하나뿐인 이빨로 평범한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마치 나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서 등장한 분같아서 반갑다..

이전에 운전면허를 따느라 960회를 시도한 분이 있어서, 그 모습도 많은 참조가 되었다..

일상의 일에 그처럼 많은 시도가 가능하다면 보다 의미로운 일이라면 9,600회라도 못하겠는가?

이빨이 하나반으로도 생활을 잘 한다면, 이빨이 네개 반이라면 아마 팔만대장경도 설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치약선전에 나오는 것처럼 2080의 수준이라면, 상당한 보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빨의 보존에 관해서 궁금증을 가진 기억으로는 이전에 도교의 건강법에 고치라는 것을 보는데

날마다 상하의 이빨을 36회 두들기고 침이 나오면 세번에 나누어 삼키라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너무나 사소한 것처럼 보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보면 그게 아니다..

치아를 상하로 두들기면 치근이 튼실해질테고, 그것은 또한 이빨의 교합상태를 보존하며

턱관절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턱관절은 목뼈의 모양에도 영향을 끼치니

이빨을 잘 보존하는 것은 척추의 원형을 보존하는 건강의 기본원리에 통하고 있는 것이었다..

대학시절에 요가책을 보게 되었는데, 사자자세인가를 보니 아가리를 쭈악 벌리고 시간을 보존해주라는 것이 있었다.., 평천하의 야망에 불타는 젊은 사람으로선 너무나 사소한 것이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천하라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 않고, 이빨을 잘 보존하는 것은 영겁의 지혜를 밝히는 본래사와 통한다는 느낌도 있다.. 작은 일은 큰 의미가 있는 듯도 하다..

발은 백이나 심은 비백이라고 하지만, 그건 비교적 핵심에 관한 말이지, 현실적 운용의 면에선 이빨을 잘 관리해서 발백심비백의 대의명분을 잘 다듬을 수 있기도 한 것이 아닌가?

애초에 무명을 필두로 하는 생멸의 세상에서는 포괄적 지혜가 일거에 주어지지 않기에

도처에서 시전되는 화신들의 말없는 설법이 날로 고마와지는 어느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