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한바탕 비바람이 몰아친 강 언덕에

꺾이고 쓰러진 갈대밭이 부스스 일어난다.

다시는 맑은 하늘을 바라볼 수 없을 듯 세찬 물결에 힘없이 쓰러졌건만

땅을 잡고 있는 뿌리보다 몸을 여리게 하여 세찬 강물에 부대끼지 않고

말없이 몸을 맡겨 순응하다 때를 기다려 더욱 힘차게 일어선다.

슬플 때는 슬퍼하고 기쁠 때는 기뻐하자

어차피 인생은 사는 것이 수도하는 것이니 인생을 모르고 깨달음도 있을까

모두에 초연 할 수 없을 바엔 차라리 맡겨 버리는 게 현명 할지도 모른다.

마음의 문살하나 비워진 곳으로 찬바람이 스산하다. 슬픔은 어찌 엷어지겠지만

허전함이야 쉬 메워질까 그저 세월에 맡겨 때를 기다림이겠지.

지난 30여년을 운명이 너무한다고 따져 보았다

운명은 가당찮다고 되레 역정을 낸다. 더할 수도 있고 더한 사람이 많다고.

나의 업으로 따지고 보면 내 스스로가 그 기간을 길게 하였을 뿐이라고 하고

시련은 주었으되 절망은 주지 않았다고 한다.

지나간 날들이 아직도 고통스럽냐고 그날들이 오늘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 되묻는다.

나는 모른다고 했다.

오직 나만 믿는다고 그렇게 나를 의지하시던 분을 내가 더 의지했음을 알았다

기대어옴에 내가 받쳐주는가 했었는데 나 역시 그만큼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첫 번의 인연을 보내고도 아직 두 번의 이승에서의 업장소멸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그냥 덤덤히 가리라 자신할 수 없는 다짐만 긴 한숨을 타고 흩어진다.

벌써 보름이 지나고 이제 슬픔과 서러움은 그리움으로 변해간다

할머니의 자리가 공허하고 매일 씻자고 어머님과 다투는 소리가 멈추었다

이제는 그 자리에 아버지와 나의 소리가 들어 설 것이고 이것이 인생이다

치매 10여년에 100수를 하셨고 중풍 30여년의 세월이 지나가는 우리 집 소리다

시련의 휴식시간은 너무 짧지만 어머님과 나에겐 단잠이 되었고 다시 시작한다.

달은 그리움이라 했던가.

나만 보면 둥근 달이 되어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쩌면 나보다 더 큰 상실감과 외로움을 감추고 계실 어머니를 모시고 달구경을 간다

까치설날부터 .황망하게 지나버린 우리의 설날은 이제 정월 대보름이 설날이다

살아서도 가시고도 우리에게 짐 하나 남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양식을 남겨 놓으셨다.

이쁜 우리할매

이쁜 우리할매

둥근 달이 되어 우리를 반겨 주시겠지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다독이시겠지

언제나 그랬듯이.

언제나 그랬듯이.

오후에 달집 태우기를 구경 갑니다 

사진은 다녀와서  몇장 건지면...^^=

새해에는 여러분들의 가정에 더도말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행복하시라 빌어 드리겠읍니다.

나머지는 여러분들의 몫. ^^=

다시 마음이 일어나면 뵙도록 하겠읍니다. 건강 하십시요. 굽벅.

▲ 이공일공 정월 대보름달 입니다

 ▲ 여러분의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