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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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내가 가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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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이 용담을 찾아갔던 선종의 이야기를 보니 용담숭신이 발심을 한 계기를 말하고 있다.. 용담의 스승은 천황사에 살고 있어서 천황도오라고 불리는 것 같은데 그 천황사 아래에 있는 떡집 아들이 바로 용담이었다고 한다.. 떡집에선 아마도 날마다 떡을 절간에 공양했던 것 같고, 그 업무를 담당한 것이 바로 어린 용담이었다고 하는데 묘한 일은 어린 용담이 천황사 스님에게 열 개의 떡을 전해드리면 그걸 전해받은 나중의 스승이 그 중 하나를 소년에게 돌려주었다고 한다.. 몇 차례 그런 일이 거듭되자 소년은 왜 그러시는지 질문을 했는데 천황도오는 말하길, 원래 네 것인데 이상할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였다고 한다.. 원래 그의 것이니 그 중 일부를 돌려받을 것이 이상하지 않지만 막상 그러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서 그래서 이상하였을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겪어보면 묘한 일 중, 돈을 주고받을 적에 정중하거나 공손한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나로선 좀 이상한 일이, 사람을 대할 때보다 돈을 주고받을 때에 더 정중한 느낌을 받곤 하였다.. 게다가 돈의 분량이 큰 경우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동전을 전할 때에도 매우 공손한 경우도 있다.. 그게 무슨 문제인가 하고 생각해보면, 적은 돈을 지나치게 공손히 전해주고받을 때엔 그것이 그 사람의 평균적인 행태가 아닐 경우, 도리어 인간모독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어서 아마 나는 그렇게 조금 이상했던 것 같다.. 만약 5백원 동전 하나를 그렇게 중히 하는 사람이라면 그 모든 상거래의 근원지인 사람을 대할 때에야, 그리고 모든 사람관련일을 할 때에도 얼마나 공손하고 정중해야 하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실제로 보면, 그 오백원에 공손할 정도로 그렇게 매사에 정중하고 예의바른 사람은 없다고 할 만하다.. 어쨌든 그런 천황도오스님의 언행을 보고 항상 궁금히 여기던 소년 용담은 훌륭한 선사가 되어서, 선종을 쓸어버리겠다고 찾아온 청년 덕산을 한 순간의 포착으로 그가 원래 가졌던 그 자신의 떡을 자각하게 하였다고 하니 숭신선사가 원래 가졌던 그 떡은 멋지게도 덕산에게 전해져서, 우리가 잘 아는 역사 속에서는 소위 덕산의 방,으로 변형되었으니, 따지고 보면 덕산의 방은 그 뿌리가 용담이 천황도오에게 날마다 전해받던 그 자신의 떡이었던 셈이다.. 날마다 천황사에 한 package의 떡을 전했던 용담스님의 아버지도, 그리고 그 messenger였던 소년 용담도, 저 유명한 선종의 황금시대의 주요등장인물이니, 선종의 역사 속에는 말씀만이 아니라 빵도 주요한 동기가 되고 있음을 새삼 알겠다.. 우리 동네에서 이따금 만나는 사람 중에 조금 성급해보여서, 속도를 1할 정도 늦추면 좋을 것 같은 사람이 있는데, 아직 입으로 말할 기회가 없어서 말은 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따금 내가 속도를 함께 늦추면 조금 진정되는 듯한 느낌도 있어서 기억 속에 남아있기도 하다.. 10개의 떡 중에서 하나 정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나는 평소에 불교의 이론을 생각하면서, 모든 거창한 이야기의 뿌리에는 이같은 한 두 개의 여분의 떡이 있다고 느껴왔는데, 저 멀리 시간의 저편에서 같은 마음으로 실천하던 동지가 있으셨다고 하니 여러 모로 반갑다... 천황스님 덕분에 이제 나는 좀 더 자각적으로 그들이 원래 가진 떡을 하나씩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샨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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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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