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에 자리한 법주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이다.

속리산의 8개의 봉우리와 8개의 대(臺), 8개의 돌문이 그것인데

이들이 연꽃잎처럼 감싼 터에 절은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법주사를 둘러싼 속리산은 산 그자체로 불국토의 형상을 취한 셈이다.

진표율사(眞表律師)의 법맥을 이은 영심대덕(泳深大德)이 길상사(吉祥寺)로 본격적인

사찰의 문을 연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법상종 사찰로 자리 매김하였다. (자료참조)

 안타까운 정이품 소나무.

불국토 들어가는 문

사람들이 모여 있어 뭔 일인가 비집고 들어가니

철없는(?) 참새가 관리실 창문에 부딪쳤단다.

무의식중에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가씨가 고개를 들었다

참새만 찍으려 했는데.

한데 몇 장을 찍은 참새사진이 도체 엉망이다

할 수없이 양해를 구하며 올린다.

멀리서 다시 보니 아가씨는 비몽사몽의 참새를 그때까지 바라보더니

급기야 손수건을 꺼내 참새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고 들어갔다

천진난만하고 착한 아가씨를 봐서라도 얼른 회복하고 다시 창공으로 돌아갔으면…….

속리산 자락의 법주사는 1300년 역사가 말하듯 국보급 문화재가 가득하다

법주사하면 언 뜻 청동 미륵대불이 떠오르지만 정작 백미는 팔상전.

팔상전은 부처의 일생을 여덟 폭에 그린 불화를 모신 곳으로

일반적으로 탑에 모셨다는 것으로 비춰 전각이 듯 하지만 탑으로 분류됐다

그래서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으로

지금의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에 다시 짓고 1968년에 해체 수리한 것이라 한다.

웅장하면서도 우아하고 절제 된 화려한 모습이 지적이면서 겸손함이 배여 있어

마치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듯 단아하기까지 하였다.

언젠가 어머님 손잡고 왔었던 것 같지만 너무 아련하여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성인이 되어 왔었지만 아마도 관광버스에서 무리했었는지 또 어렴풋하였는데

이제 어설픈 마음의 눈을 뜨고 바라보니 참으로 아름답다.

벅찬 감흥이 채 가시기전에 내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개구쟁이는

벌써 나보다 먼저 다녀갔었더라고 고사리 손으로 볏짚을 엮어 만든 팔상전에

반딧불을 넣어 흔들고 가는 환영이 보인다.

불손하다 머리 저어보았지만 어쩌면 그 개구쟁이가 동자부처인지도.

553년 무렵 신라에 의신(義信) 스님이 있었는데,

불법을 구하고자 머나먼 천축국(天竺國, 인도)에 유학의 길을 떠났다.

공부를 마친 후 신라로 돌아오면서 흰 노새 한 마리에 불경을 싣고 돌아 왔다.

그 뒤 스님은 절을 지을 만한 터를 찾아 이리 저리 순방하던 중,

흰 노새가 지금의 법주사 터에 이르러 발걸음을 멈추고 우는 것을 보았다.

노새의 기이한 행적에 깨달은 바가 있어 걸음을 멈추고 산세를 둘러보니

아름다운 절경에 비범한 기운이 서려있었다.

마침내 이곳에 절을 짓고 절 이름을 인도에서 가져온 경전, 즉 부처님의 법(法)이

이곳에 머물렀다(住)는 뜻에서 법주사라 지었다고.

창건 담에 얽힌 설화는 시대적으로 어긋나는 경우도 많은데

절 이름을 해석해 만든 것이 보편적으로 보이나 그 반대도 부정할 수 없다.

 

 

                           
                               

 

3천에 달했다던  스님들의 밥솥

손오공 바위???

우렁각시는 무슨 소원 매달고 있을까?

고통을 모르다 성문을 나서 생로병사를 지켜보고서야 왜. 라고 하셨다

왜. 라는 화두를 붙들고 참선에 정진하는 수도자가 있고

왜. 라는 의문이 인류를 발전 시켜왔다고도 한다.

그러나 나는 우리는 진정 왜. 라는 말을 제대로 하면서 살아가는가.

일상에서 돌아보면 오히려 자기반성이나 탐구정신에서가 아닐 때

왜라는 의문을 더 많이 쓰고 있는 듯하다

세상이 각박해진다는 것이 물질만능주의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잘못 된 의문에서 비롯되진 않았을까.

인간성을 잃어가는 원인을 그런 관점에서 판단하건데

내가 왜 그래야 하고 너는 왜 그러냐면서

자신을 기만하고 상대를 불신하는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나를 이해시키지 못하는 상대는 논리부족으로 무능한 탓이고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는 안타깝고 답답한 사람일 뿐이다

거기에 목적달성이라는 이기심과 자존심마저 깔려 있다면

이겨야 정의니 송아지는 물 건너가도 어떻게든 결론을 봐야 한다.

이런 자화상을 보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우리는 또 돌을 가리고 있다.

저 먼 곳 종교적 핍박을 오래도록 받았다는 작은 나라의 사람들은

찰흙 같은 단결심으로 유명한데 그들을 일등 국민으로 만든 것은

단결심 외에 논제를 두고 왜. 라는 토론문화가 또 다른 원동력이라

그들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최고를 찾는 것이다.

우리도 수 천 년 역사 이래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오면서

슬기롭게 이겨내기도 했고 때로는 속박 속에서도 민족성을 유지(?)했지만

우리는 찰흙이 아니라 사분오열의 모래라 한다.

그 과정에서 변이가 일어났는지 애초에 그랬는지 정의를 내리기 어렵지만

우리는 토론과 논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멀리 작은 나라 큰사람들은 서로의 생각차이에서 의외성을 찾아 보완하지만

우리네 사람들은 토론 후의 숙취에서 깨어나지를 못한다.

왜 그럴까.

그들은 커피를 마시며 반론을 경청하고 자신의 논리와 비교하는데 비해

우리는 반론하는 상대를 아예 무시하거나 적대시하고

토론을 빙자한 논쟁 후 포만감이나 증오의 술을 마시는 탓이려니 한다.

이는 예외를 인정하려는 자세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인생의 도반과 좋은 날이 많지만 간혹 토론이 아닌 논쟁도 잦다

나는 왜.

여자로서 이기심과 사회성이 결여 된 논리가 안타까운가.

도반은 왜.

다소의 희생이 요구 되더라도 사회적 도덕심을 내세우면 어리석게 보일까.

가끔씩 그렇게 서로를 안타까워하며 토론은 논쟁으로 마무리되는데

절실한 이해관계가 설정되지 않은 인연들과는 더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면 발전은 고사하고 존재 의미마저 있을까마는

스스로에게 의문을 가진다면 반성이 되고 상대에겐 시비가 될 수도 있으니

대상도 중요하고 의도와 행위도 못잖게 중요하지만

나는 인정하는 것과 관철 시키려 하는 것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겠다.

오랜 인연들을 만나고 귀가 길에 도반과 법당에 108번을 조아려

여태의 시행착오를 변명하며 기약 없는 내일이나마 다시 발원하니

얕은 공양으로 법이야 고일까만 그래도 한 시름 내려놓았다고

돌아가는 길 나뭇잎은 더욱 푸르고 새소리 물소리 새삼 청아하다.

삶의 변화는 닥쳐 걱정할 일이니 미리 짐작치 않으려 하고

중생의 바램이 성불하려함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려고 하는 것이지만

바르게 산다고 어찌 신세 없겠는가.

사는 동안 잊지 않고 갚아가다 차후 서로 섭섭하지 않기를 염원한다.

2013.6.17 법주사에서 法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