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하하핫. 다잡았다!
나는 정말 통쾌하게 웃었다
첫판 대국결과 바둑판위 흑말은 살아있는게 거의 없었다
건우의 찡그린 얼굴을 보니 그동안의 억눌린 열등감이 확 가시는 기분이었다
어흠..! 사랑하는 동생아. 어서 빨리 이 형님에게 호떡을 사다 바치거라!
한껏 거들먹 거리며 폼을 잡는데.
한판더....
뭐라고?
못들은척 딴청을 피우는데..건우가 입술을 깨물듯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한판더 두자고....!
 아...알았어.한판더 두자고? 그럼 이번에는 뭐를 걸까나?
   만화책빌리는 대여금!
지체없이 대답하며 주섬주섬 화점위에 흑돌을 까는 건우를 보면 나는 내심 씩웃었다
크크크~짜아식. 자존심이 많이 상한모양이네?그래도 넌 이제 당분간 내밥이다. 흐흣.....
내심 비웃으며 의기양양  두번째판을 시작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건우가 얼마나 괴물같은놈인지 미처몰랐으니까....그저 머리가 남들보다 좀 뛰어난 정도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깡끄리 몰살시키리라 . 마음먹고 두는데....의외로 바둑은 내생각대로 잘돌아가지 않았다
모조리 다잡을것 같은데 야금야금 두집을 내며 잘 살아가는게 아닌가?
어...? 이거 아까하고 다르네?
나는 내심 은근히 긴장하며 조금 신중하게 두었다
결과는? 두번째도 당연히 나의 압승이었다
쫒기든 흑대마가 거의 다 살기는 햿으나 워낙 생불여사가 된까닭에 50집정도를 무난히 남겼다
그렇지만...이번에는 감히 아까처럼 통쾌하게 웃을 기분이 나지 않았다
이녀석...진짜 초보자 맞나?
은근히 의심이 들었고 무엇보다 건우의 표정이 무척 안좋았기 때문이다
입술을 꼭 깨물며 어딘가 비틀린것같은 창백한 표정으로 계가가 끝난 바둑판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건우.
그...그만둘까? 건우야?
눈치를 보며 슬며시 하는말에 건우는 단호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한판더! 이번판은 한달용돈이야!
헉!대차다?
나는 평소 볼수 없었든 건우의 과감한 결단력에 내심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무조건 이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아무리 그래도 이제막 바둑을 배운 초보자와의 대국에서 질것이라 생각하는 멍청이는 세상에 한명도 없을것이니까!
그렇게 우리는 한달용돈 이라는 큰?금액을 걸고 세번째 대국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바둑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초보티를 물씬 풍기는 다소 어리벙벙하든 건우의 태도가 확달라진것이다
뭔가 확신이 선듯한 자신 있는 표정! 바둑판위에 돌을 놓는것도 못을박듯 힘있게 두는데...그 기백이 저절로 나에게도 느껴졌다
아니...겉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 반상에 흑돌이 힘이 느껴지며 나를 압박해왔다
앞의 두판과같이 일방적인 수비가 아니라 가끔 강하게 몰아붙이는 공세를 펼치며....
이거....이러다 질지도....
나는 불안해졌다
앞의 사소한 두판내기에 이기고 이판을 진다면?그런 창피한 일이 어디있겟나?
나는 진짜 나름대로 실력발휘를 하며 열심히 두었다
결과는?
허걱? 이럴수가? 바둑이 다 끝난후 정신을 차려보니 완전히 내가 진판이 아닌가?
아무리 봐도 30집은 져있다
이럴수가??? 이게 꿈이냐? 생시냐?
설마하니 생초보한테 아무리 9점 놓게했지만 ....바둑을 지다니???
하도 황당한 결과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대체...건우 이아이는...?
힐긋 건우를 곁눈질하니 무표정하게 바둑판위만 열심히 살필뿐이다
다시한번 바둑판위를 살펴보니 여전한 절망뿐.....
아무리 봐도 백이 수낼데는 단한군데도 없고 바둑은 공배만 남았다
으....이럴수가? 졌다고 해야하나??
내심 한숨을 내쉬며 돌을 던지려는순간 갑자기 눈이 번쩍 떠졌다
.......!
그래! 바로 그거야! 이런 기막힌 묘책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가는 절묘힌 생각에 나는 내심 무릎을 탁!치며 건우에게 썩소를 날렷다
씨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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