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위대한일의 계기가 항상 대단한건 아니다.
아무리 하찮고 유치해보이는것도 누군가에게는 큰의미가 될수있다.
사과가 떨어지는건 누구나 보았지만 만유인력을 발견한 사람은 뉴톤 뿐이다.

앞에서 꿈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우리들의 꿈은 아주 유치한 계기에서 출발했다
건우와 함께한 취미중에 만화책보기가 그것이었다
대여점에서 빌려온 만화책을 밤마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둘이서 본날이 얼마나 많앗든가!
우리는 공상만화를 특히 좋아했는데....그중에서도 가장 감명있게 본것은 아톰 이란 일본번역만화였다
아톰!
아톰은 인조인간 인데 모습이 인조인간답지않게 사람과 흡사했고 귀여운 얼굴이었다
아톰은 정의의사자로 악당들이 제작한 온갖 괴물들 .덩치가 몇배.몇십.몇백배나 되는 악당 로봇들과 맞써 용감하게 싸워서 마침내 물리친다는....!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인가!
건우와 나는 거의 날마다 아톰에 대해 공상하고 토론하고 즐거워했다 
나는 주로 아톰의 정의감. 뛰어난 활약상. 내가 아톰이라면? 이런방면으로 이야기했고 건우는 아톰같은 인조인간을 실제로 만들수있을까? 그리고 주변상황분석등....좀더 구체적인 이야기전개 였자
그때의 건우의 모습은 평소의 냉정한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얼마나 열정적이고 빛나는 모습이었든가!
그 꿈에 취한 영롱하게 반짝반짝이는 눈동자와 발그레한 뺨은 문득문득 내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아...! 그시절의 행복함이여!
그러다가 우리는 어느날 한가지 약속을 하였다
머리가 좋은 건우가 실제로 아톰과같은 인조인간을 만들기로하고 나는 돈을 많이벌어 그일을 밀어주겟다는.....
그런 약속을 우리는 섀끼손가락을 걸고 엄숙하게 맹세까지 했다
물론 어릴때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보는 터무니 없는 꿈이며 약속이었지만.....나 역시 당시에는 진지했지만 점점 머리통이 굵어지며 만화책과 멀어지고 자연 그약속도 잊었지만.....건우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건우의 행동양식이 변화를 일으킨건 그때부터였든것 같다
사실 그이전의 건우는 주변에서 볼때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저 남보다 조금 공부 잘하는 그런학생 이었다
물론 건우의 외모가 풍기는 묘한 매력은 별도로하고.... 사실 그 외모로 건우를 사모하는 여학생들도 많았고 그로인해 많은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그건 너무 이야기가 길어지므로 생략해야겟다
건우가 그렇게 보이는것은 물론 그자신의 연출이었다
어쩐일인지 건우는 자신의 능력을 노출시키는것을 극히 꺼려했고 최대한 감추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건우는 그때까지도 자신의 진로에 대해 뚜렷한 결심이 서있지 않은 상태였든것같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중학교를 동시에 다니고 졸업한것이다

그러나 졸업후 건우의 행보는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고등학교진학을 포기했으며 대신 검정고시를 통해 최단기간에 대학입학자격을 따내었다
그리고는 곧이어 한국제일의 과학명문 일명 카이스트에 곧장 원서를 제출 무난히 합격하였다
카이스트에 적을 걸어놓은후 학교와 도서관을 오가며 공부하는듯하더니....언제부터인가 미국쪽에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무슨 미래학자...무슨 대학교수등.... 다양한 학계의 인물들하고 서신교환이 오가더니....
어느날 갑자기 미국유학을 간다고 훌쩍 떠나버린것이다
그것이 고작 3년간에 이루어진 행보였으니.... 너무나 발빠른 행마에 아버지와 나는 정신을 못차릴정도였다
아버지는 내심 머리좋은 건우가 나를 보좌해주길 원한 모양이었지만....에휴~~그건 아버지의 커다란 착각이었다
그일로 아버지는 좀 속이 상했는지 술이 좀더 늘었지만.....

건우의 폭풍같은 행보는 미국에 가서도 여전히 이어졌다
미국의 공과대학으로는 최고의 권위를 누린다는 엠아이티 입학!
그곳의 수많은 천재들.수재들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월반을 해가며 학급을 올린다는 이야기!
그리고...졸업때 건우가 발표한 졸업논문.... 컴퓨터의 자기인식 가능성 이란 논문은 순식간에 미국학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인공지능의 연구는 지난세기부터 이미 시작하고 지금도 발전중이다
그것은 단순한 공학적 분야만 해당되는것이 아니라 인간이 이룩한 모든학문 철학. 윤리학. 종교.사회...등
모든학문에서 광범위하게 토론해온것이다
더구나 인공지능의 인간화란? 지금 이시간에도 그 가능성 여부에대해 회의를 가지고잇으며 아직 뚜렸한 방향을 잡지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건우는 아예 컴퓨터가 단정적으로 인간 역할을 할수있다고 주장하며 어느정도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해놓고 있으니....새로운 가능성을 찾기에 목말라한 학계가 들썩인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치기어린 한 학생의 허황된 공상에 불과하다! 아니다! 어느정도 타당성있는 주장이다!
말깨나 하는 저명한 사람들이 연신 티브이에서 토론을 벌였으며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였고 건우는 일약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논문 하나로 건우는 22살의 나이로 박사학위를 획득했고..... 더우기 놀라운건 여러군데서 파격적인  대우로 스카우트를 원하였는데....그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포트.아이비엠.인텔등 대기업이었고 특이한건 미국국방성에서도 스카우트의사를 표명한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당연히 한국에서도 알려졌고 건우는 많은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엇다
그러나 뜻밗에도 건우는 이모든 행운을 일축하고 어느날 갑자기 아무에게도 알리지않고 한국으로 소리없이 귀국해버린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내앞에 나타난 건우가  대뜸 하는말은....황당하기 그지없는 한마디 였다
야. 오백억원만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