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한국2명. 중국2명. 사이좋게 2명씩 남았으므로 같은 국가끼리 걸리지 않도로 추첨한결과....
콩리안.나고수
박정안. 장풍
이렇게 결정되었다.

나고수(흑) 콩리안 (백)
이판은 예상대로 베팅이 적었다.
두사람의 레벨이 워낙 차이가 나서 콩리안에게 일방적인 베팅이 쏟아졌다.
단지 몇몇 사람만이 초초대박을 노리고 나고수에게 베팅했을뿐이다.
그리고.... 바둑은 역시 예상대로 흘러갔다.
당사자인 나고수도 4강에 힘겹게 올라오자 기가 다빠진듯 행마가 힘이 없었다.
콩리안은 상대가 아마추어라고 추호도 늦추지 않았다.
처음부터 한치도 빈틈없는 자세로 강력한 펀치를 연속 쳐올렸다.
중반전이 지나가자 나고수의 흑진은 홍수에 휩쓸린듯 형편없이 무너졌고 나고수는 투석하고 말았다
뭐.... 난그래도 할만큼 했다구^^ 만족 만족^^

박정안(흑) 장풍(백)

이판이야말로 베팅팬들이 관심집중이었다.
한국의 1인자 박정안과 중국의 천재 장풍. 과연 누가 이길까?
두사람은 또한 생애 첫대국이어서 더욱 흥미를 유발시켰다.

포석이 시작되자 장풍은 역시 독특하게 대각선 양외목 이었다.
박정안은 소목과 화점으로 중용을 취한후 소목을 굳혔고 장풍은 곧장 변으로 벌렸다
흑이 걸쳐가자 미리 구상한듯 장풍은 곧장 날일자로 압박하고 밀어붙이기! 초반부터 대세력작전이다.
그런데 오늘 박정안의 바둑이 이상하다.
평소라면 용수철처럼 강하게 반발하는 스타일인데....오늘은 마치 새색시 처럼 얌전하다.
실리를 차곡차곡 챙겨둔다.
마치 지난번 이창호의 바둑을 연상케한다.
당연히 백에게는 커다란 모양이 형성되고 있다.
관전자들이 조금씩 웅성거린다.
이상하다? 저건 박정안같지 않은데....?뭔가 컨디션에 이상이 잇나?
불길한 흐름.
문득.
장풍의 손길이 딱 멈췄다.
포석이 다 끝나가고 기로의 선택
앞수순에서 박정안이 커져가는 백세를 전혀 쳐다보지도 않고 화점에서 철주로 귀까지 굳혀버리자 장풍은 오히려 장고 하기 시작했다
백모양은 넓다. 흑의 실리가 많다하나 물론 이 넓은 백세가 몽땅 집이 되면 무조건 이긴다.
그러나 방금 박정안이 놓은 철주가 거슬린다.
손을 빼면 그쪽 변이 좀엷다.
그렇다고 보강하면 흑이 가운데서 깊게 삭감해올것 같다.
중앙이 워낙 넓어 잡힐것 같지는 않고 적당히 살려주고 두어야 하는데.... 그리되면 거기서부터 계가바둑 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모두가 지켜보는데.... 장풍의 손은 중앙쪽을 향하고 있었다.
호오....?
해설자가 가벼운 감탄사를 터뜨렸다.
과연....장풍! 뱃장이 두둑하네요! 이건 승부수 입니다. 변에서 살테면 살아보라는....
그리고 해설자는 다시 덧붙였다
그러고보면 박정안의 귀 굳힘수도 또한 승부수의 의미가 있습니다. 보통은 귀쪽이 아니라 중앙부터 삭감하고 보는데...그리되면 백이 3.3을파는게 싫다는거죠. 주변이 백이 강하니까 넘겨주어야하는데....그러고도 공격당할 여지가 있다는게 문제. 그래서 철주부터 친거고 만약 백이 받으면 상당한 활용이 되는거지요.
해설자는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설명하고보니 그럴듯하지만..... 막상 실전에서 이렇게 둔다는것은 역시 겁나지요.어지간한 뱃장이 아니라면.....

장풍이 중앙을 아예 확장해버리자 박정안은 안경넘어로 한번 매섭게 장풍을 순간적으로 노려보는듯 하드니
지체없이 변을 힘차게 두드렸다
딱!
장풍은 즉시  침입한돌을 치받아 넘어가는 수를 막았고 박정안 은 변의 백돌옆에 한간으로 붙여 두었다
그야말로 건곤일척의 승부수!
타협이 불가능한 외통수의 전개였다
살든지 잡든지 어느쪽이든 바로 끝장나는 특공 침투전이다
관전자들은 침을 꼴딱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