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
갑자기 칼가라슈는 벌떡일어섰다
그리고 바둑판을 내려다보며 뭐라뭐라 중얼 거렸다
대충해석해보면 너무센데.... 게임이 안돼.... 워 이런뜻 같았다.
그리고는 그는 대뜸 박정안에게 손을 내밀었다
?
갑작스런 행동에 어리둥절했으나 박정안은 곧 그게 투석의 제스추어 라는걸 깨닫고 칼가라슈와 악수했다
당신최고!
칼가라슈는 이런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올려보이고는 자리를 떳다
50여수 만에 끝난 대회 최 단명국 이었다.

하네유끼와 나고수의 바둑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하네유끼는 빈틈없이 우세한 형세를 유지하고있었다.

장풍은 바둑판 전판을 아우르는 웅장한 모양을...이창호는 4귀를 확실히 차지한 철저한 실리전법을 구사하고있었다.
보통의 아마추어들은 장풍의 우세를 확실시했으나 프로들의 생각은 달랏다
최소 50대 50. 일부는 조심스럽게 오히려 이창호가 약간 우세하지 않을까? 하고 소근거렸다

콩리안과 이세돌의 바둑은 대격전 이었다.
포석도없이 한쪽귀에서 불이붙기 시작한 바둑은 바야흐로 중앙에서 대마가 얽히고설켜 어느쪽이 죽느냐 하는 결전에 임하고잇엇다.
이세돌은 어쩐지 열이 오른듯한 상기된 모습이었고 콩리안은 여전히 얼음짱처럼 싸늘한 무표정을 유지한체 바둑판을 뚫어져라 쏘아보고있었다

드디어...! 관전하든 아마추어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이창호가 광대한  모양의 하변 한가운데 과감한 침입을 시도한것이다
장풍은 별다른 생각도없이 한쪽변을 철주로 굳혔다
승부수다! 이 돌이 살아가면 승리고 못살면 패배다!
관전하는 아마추어들은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돌을 어떻게 살아가느냐 수습에 신경을 곤두세웠는데...
그런마음을 비웃기라도하듯 이창호는 홀연히 손을 빼어 중앙을 두텁게 꼬부려 막아버렸다
장풍은 지체없이 한수를 더들여 하변을 완전히 잡아버렸다
아마추어들은 눈을 둥그렇게 떳고 곧 베팅맨들은 저마다 투덜거렸다
? 저게뭐야? 기껏 침입하고는 왜? 죽이지? 에이...졌다 졌어 저런집을 주어서야 어떻게 이기냐?
일반 중급수준의 아마추어는물론 오로에서 사범격을 자처하며 꽤나 둔다는 7단들도 혀를 끌끌찻는데....

나고수는 속이 타들어가는듯해 옆에 놓인 생수를 병채로 벌컥벌컥 들이켰다
바둑은 처음부터 중반전이 다되어가는 이순간까지도 도저히 미동도없다
나름 자신감도 잇었지만 이순간 그는 프로정상급의 기량에 절망을 느껴야 했다
어떻게 단한번의 반격의 기회도 없는가? 지난 10여년동안 바둑에 몰두해온 자신의 생활이 의미가 없는듯느껴져 그는 내심 한숨을 푹쉬엇다
프로가 되고싶어 그동안 인생을 걸다시피햇지만.... 이것이 한계인가?
그는 절망스런 느낌과 동시에 울컥 치밀어오르는 설움에 상대가 대마를 공격하는데 불구하고 손을 확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