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일 새벽 5시

산사를 찾아서 도시의 외로운 불빛거리를 조용히 빠졌나와

목적지를 네비에 맡기고 중앙 고속도로에 애마를 올리고 사색에 빠져든다.

청량사.

마음을 설레게 하였던 곳.

우렁각시는 출발하자마자 모자라는 잠을 못 이기고 새근새근 잠들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가로막아 갈까 말까 망설이다 인연 따라 나섰다

하지만 인연은 나를 힘든 곳으로 몰아갔다.

마구들이 시험하는 외줄타기를 무려 30시간을 견디어야 했으니.

새해 들어 화를 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그 첫 시험을 치른 듯한 긴긴 하루를 기가 막혀 늘어본다

사건 1

두어 시간을 무심하게 규정 속도를 유지하며 달렸다

그런데 네비는 엉뚱한 곳으로 나를 인도하고 있었고 이상하다 하면서도

조금만 더 가보자 하다가 눈에 익은 고갯길에서 급하게 갓길로 차를 멈춘다.

끼이이익.

이곳은 구인사 가는 고갯길. 도대체 내가 귀신에 홀렸나? 왜 이곳까지 왔지.

놀라서 일어난 우렁각시가 상황을 듣고 눈을 크게 뜨고 불안해한다.

시선을 건네준 지도와 자꾸 네비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예전에도 (아마 천제단 다녀올 때) 이런 일이 있어서 네비를 창밖으로 던져 버리려고

하면서 흥분했던 일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허허허. 이거야 원.

그것으로 무마되고 100여Km 돌아서 다시 봉화로 달려간다.

새벽에 오르려고 했던 것이 이미 물 건너갔다

사건 2

산사를 둘러보고 정상에 있는 하늘다리를 찾아 부실한 몸을 서로 위로하며

힘들게 올랐는데. 갑자기 불어오는 냉한 바람에 몸서리를 치고 추위에 움츠리며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빈삼각묘님께서 주신 태백산 한차를 따랐는데.

따끈하게 데워 보온병에 넣어 왔는데. 싸늘하게 식어 냉차다.

당장 어머님께 전화를 하여 물었더니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회신.

하지만 우리는 냉차를 손에 들고 절대 그런 일이 여기 있는데요. 할뿐이고...

하하하. 오늘 참 이상하네?

사건3

어렵게 하늘다리를 찾았는데

다리를 건너다 뒤를 따르는 우렁각시에게 다그쳐 묻는다.

“다리가 왜 이리 흔들려. 지금 뒤에서 내 놀리고 있제?

아니란다. 그렇다면 내가 아직도 고소공포증에서...

결국은 몇 발짝 못가고 돌아서고 우렁각시 혼자 중간쯤 갔을 때

그마저 불안해 돌아오라고 재촉해 산을 내려온다.

허허허. 내가 참 우습게 되는 날이군.

사건4

11시를 알리는 알람에 공양소로 찾아 갔건만 관계자 외 출입 금지란다.

부엌 쪽이라 그런가 하고 이리저리 돌아봐도 출입구는 그 쪽 뿐이다

허기도 지는데 밥 냄새는 구수하게 나고 문은 걸어 잠궜다.

할 수 없이 내려오는 길에 동행하던 노부부의 말에 기가 막힌다.

12시가 공양 시간이니 기다리던지 다음에 오시던지 하라고....

허허허 그 참. 절집 인심이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나?

그리고도 네비의 아까씨가 몇 번인가를 오리와춤을 추게 하고 나는 무시한다.

“ 이 길로 가면 먼 길을 돌아갑니다.

“ 이 길로 가면 먼 길을 돌아갑니다.

“ 아 됐고요.

“ 아 글씨 됐다니깐 이 아가씨야.

“ 나참. 허.허.허.

네비를 던지는 대신 허허허로 참고 견디며 집으로 돌아 왔다

이정표만 보고.

고맙다고 (화를 내지 않고 참아(?) 줘) 우렁각시가 챙겨준 김치찌개에

소주 한 병으로 달래고 밀려오는 피로를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여기서 끝(?)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새벽길 한시간만에 호출 받아 태운 학생은 부모의 극성으로

학교 안 교실 입구까지 태워준다 다리를 다쳤다고...

학생은 잘도 걸어갔고 오가며 경비 아저씨와 실랑이는 선달이 몫

마을금고에 입금을 하였는데 돈만 널름 먹고 거래중지란다.

신고한 캡스는 중국집 배달원이고

갑니다. 곧 갑니다. 로 30십분. 기계점검 하는데 20분.

그리고 직원이 확인하여 오후에 입금처리 된단다.

갑자기 빈털터리가 되었고  가스는 면이 있는 관계로 외상으로 넣었다

허허허. 그래 인자 끝났냐?

아니란다.

가스를 넣고 청소도 다시하고 첫 호출손님을 모셨다.

여자 손님인데 재테크가 어쩌고 눈먼 돈이 어쩌고 하면서 결국은

부자는 지혜를 가난은 무지로 몰아간다.

어느 땅을 사랑한 부인이 떠올랐다. 그리고 5600원 나온 차비를

호출을 해놓고도 5000원만 주면서 돈을 안 가져 왔다면서 계좌번호를 달랜다.

허허허.........

그리고.

기본 요금거리를 일방통행 길로 이리저리 몰고 들어가 그 좁은 길에 차를 세우고

뒤차의 성화를 들어가며 한참을 뒤지더니 만원권을 내민다.

허허허...

그리고 심호흡을 몇 번인가 하고 나오는데 화물차가 역주행 하면서 손을 든다.

기가차서 말이 안 나온다.

그 좁은 길에 30여m를 후진해서 비켜주고 뻔뻔하게 지나가는 인간을 쳐다보고

담배를 피워 물었다.

허허허 ..........

인자 끝내자.

집에 들어와 이글을 끝으로 나의 승리를 만방에 알리고 악몽의 30여 시간을

접으려 한다.

그리고.... 

아니다 없다. 끝이다.

잠깐 눈 좀 붙이려고 하는데 옆집 학생이 많이 아프다며 응급실에 태워 주고 왔지만

진짜 

진짜로

끝.

선달이 없다.